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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AI6 칩, 연내 설계 완료… 삼성 파운드리·엔비디아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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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AI6 칩, 연내 설계 완료… 삼성 파운드리·엔비디아 판도 바꾼다

단일 칩으로 엔비디아 블랙웰급 성능 구현 목표… 9개월 초단기 개발주기, 삼성 파운드리 단독 수주 가능성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자율주행 칩 'AI6'의 위탁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기고, 올 연말 설계 완료를 목표로 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삼성 파운드리에는 TSMC와의 시장 격차를 좁힐 결정적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자율주행 칩 'AI6'의 위탁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기고, 올 연말 설계 완료를 목표로 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삼성 파운드리에는 TSMC와의 시장 격차를 좁힐 결정적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미지=제미나이3
한국 반도체 산업이 또 한 번의 분기점에 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자율주행 칩 'AI6'의 위탁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기고, 올 연말 설계 완료를 목표로 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엔비디아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테슬라의 '칩 독립 선언', 삼성 파운드리에는 TSMC와의 시장 격차를 좁힐 결정적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단일 칩 하나로 블랙웰 성능 구현


머스크 CEO는 지난 19(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AI를 활용한 설계 가속화가 뒷받침된다면, 오는 12AI6 테이프아웃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이프아웃은 반도체 설계를 확정하고 파운드리에 시제품 생산을 의뢰하는 단계로, 통상 양산까지 추가로 6~12개월이 더 소요된다.

AI6의 성능 목표는 명확하다.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인 'AI5' 칩 두 개를 병렬 연결한 듀얼 시스템과 맞먹는 연산 능력을, 단일 칩 하나로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AI5 듀얼 시스템은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Blackwell)'에 준하는 성능을 갖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일 칩 기준으로는 엔비디아의 전 세대인 '호퍼(Hopper)'급 성능을 내는 수준이다.

AI6는 칩 하나로 블랙웰급 연산 성능을 구현하면서, 전력 소모와 제조 원가는 엔비디아 제품보다 대폭 낮추는 것을 핵심 설계 방향으로 삼고 있다. 머스크 CEO가 이 목표를 직접 명시한 만큼, 테슬라의 AI 칩 자립 의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지속적인 전략적 행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삼성 파운드리, 단독 파트너로 부상


머스크 CEO의 엑스(X) 발표 이후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협력 위상이 단순 위탁 생산을 넘어선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수십억 달러(수조 원대) 규모의 장기계약을 바탕으로 AI6 생산 물량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집중할 방침이다. AI5에서는 TSMC와 삼성이 물량을 분담했으나, AI6부터는 삼성이 사실상 주력 파운드리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테슬라가 목표로 내건 '9개월 개발주기'는 업계 관행(통상 1년 이상)을 정면으로 뒤집는 수치다. 이 일정을 현실로 만들려면 파운드리 업체의 공정 안정성과 수율 확보가 전제 조건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프로젝트 성공이 엔비디아·퀄컴 등 대형 팹리스 고객사를 상대로 TSMC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술 신뢰도 확보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비메모리 반등… 국내 협력사까지 낙수 효과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번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 2~3년 사이 주요 고객사 이탈과 수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온 터라, 테슬라라는 1티어 글로벌 고객의 합류가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부문이 테슬라 수주를 기점으로 가동률 상승→매출 증대→연구개발(R&D)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AI 도구로 칩 설계 자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단일 칩이 블랙웰급 성능을 내면 차량 내 공간 효율이 높아지고 자율주행 운용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져 소비자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후공정(패키징·테스트)을 담당하는 국내 중소 협력사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자체 칩 생태계 강화는 삼성전자 첨단 공정 가동률 상승과 연결되며, 이는 국내 반도체 부품·소재 협력사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낳을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로보택시·옵티머스·데이터센터… AI6의 세 가지 임무


AI6의 활용 영역은 자율주행차에 그치지 않는다. 테슬라가 구상하는 AI6의 역할은 크게 세 갈래다. ▲로보택시 플랫폼의 차량 내 엣지 연산 ▲공장 자동화용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동작 제어 두뇌 ▲대규모 언어 모델(LLM) 훈련을 위한 자체 데이터센터 가속기가 그것이다. 세 영역에 동일한 칩 아키텍처를 적용함으로써 개발·유지보수 비용을 낮추고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테슬라는 장기적으로 자체 반도체 제조 시설 '테라팹(Terafab)' 건설도 검토 중이다. 이 구상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와의 협력 구도도 재편이 불가피하다. 현 시점에서 삼성 파운드리의 역할이 테슬라의 칩 독립 전략에서 어느 위치를 차지하게 될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균열의 깊이는 삼성 수율이 증명한다"


물론 12월 테이프아웃 일정은 공정 변수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첨단 반도체 개발에서 일정 지연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테슬라가 AI를 칩 설계 과정에 직접 접목해 개발 속도를 단축하겠다는 전략 자체는 업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엔비디아와 TSMC가 장악해 온 AI 반도체·파운드리 생태계에 테슬라와 삼성전자가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이 균열이 얼마나 깊어질지는, 삼성 파운드리 수율이 직접 증명해야 할 과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