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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위성 '아이코어-1' 5월 발사... 200억 투입해 우주 안보 자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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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위성 '아이코어-1' 5월 발사... 200억 투입해 우주 안보 자립

스페이스X 로켓 합승으로 저궤도 안착... 기상 무관한 지상 정밀 관측 실현
유럽 '카밀라' 프로젝트 주도 및 K-방산 전술 완성하는 '전천후 위성의 눈’
폴란드의 우주 기술 전문 기업 아이코어(Eycore)는 오는 5월 초 미국 스페이스X(SpaceX)의 팔콘 9 로켓을 통해 자국 최초의 민간 레이더 관측 위성인 '아이코어-1(Eycore-1)'을 발사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의 우주 기술 전문 기업 아이코어(Eycore)는 오는 5월 초 미국 스페이스X(SpaceX)의 팔콘 9 로켓을 통해 자국 최초의 민간 레이더 관측 위성인 '아이코어-1(Eycore-1)'을 발사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유럽의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한 폴란드가 지상군 전력 강화를 넘어 '우주 안보 주권' 확보라는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기 시작했다.

폴란드는 그간 대한민국으로부터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첨단 무기체계를 대거 도입하며 군사력을 증강해 왔으나, 이들을 효율적으로 지휘할 독자적인 위성 정찰 자산 확보는 숙원으로 남아 있었다.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24(Defence24)의 지난 27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폴란드의 우주 기술 전문 기업 아이코어(Eycore)는 오는 5월 초 미국 스페이스X(SpaceX)의 팔콘 9 로켓을 통해 자국 최초의 민간 레이더 관측 위성인 '아이코어-1(Eycore-1)'을 발사한다.

이는 폴란드가 단순히 무기를 수입하는 국가를 넘어, 첨단 우주 기술을 직접 설계하고 운용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강국으로 진입함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카슈비아 프로젝트에 200억 투입... '전천후 레이더' 생산 기지 구축


아이코어는 폴란드의 녹색 산업 지구 계획인 '카슈비아(Kaszubia)'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약 5000만 즈워티(한화 약 2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생산 기반을 확충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단순한 위성 조립을 넘어, 정밀 우주 및 레이더 장비 제조에 필수적인 '클린룸(Clean Room)' 시설을 갖춘 전용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는 점에 있다.

이곳에서 양산될 합성개구레이더(SAR)는 광학 위성의 치명적인 약점인 기상 조건을 완벽히 극복한다. 8~12G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X-밴드 레이더를 탑재해 지상의 물체를 1m 미만의 정밀도로 식별해내며, 마이크로파를 활용하기 때문에 구름이 짙게 낀 날이나 칠흑 같은 밤에도 선명한 지형도를 그려낸다.

업계 관계자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기상 변화가 잦은 동유럽 지형 특성상, 폴란드군에게 SAR 기술은 24시간 감시 체계를 완성하는 필수적인 전략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 '합승' 발사로 효율 극대화... 510km 저궤도서 안보망 가동

아이코어의 이번 발사 전략은 철저히 '저비용·고효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용 발사체를 기다리는 대신, 수십 개의 소형 위성을 한꺼번에 쏘아 올리는 스페이스X의 '트랜스포터(Transporter)' 라이드셰어링(합승) 프로그램을 선택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아이코어-1은 지상 약 510km 상공의 태양동기궤도(SSO)에 안착할 예정이며, 이는 위성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특정 지역을 통과하며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최적의 경로다.

기술적 완성도 역시 높였다. 리투아니아의 위성 플랫폼 전문사인 나노아비오닉스(NanoAvionics)의 'MP42' 본체를 채택해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아이코어 독자 기술인 '전개형 능동 위상배열 안테나'를 결합했다.

발사시에는 부피를 최소화하고 궤도에서 안테나를 펼치는 이 기술은 소형 위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강력한 신호 송수신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혁신은 폴란드가 단기적으로 다수의 위성 군집(Constellation)을 형성하여 실시간 정찰망을 구축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K-방산과의 전술적 시너지... 한국 기업엔 유럽 우주 시장의 교두보


아이코어-1의 성공적인 발사는 한국 우주 및 방산 산업에도 상당한 하방 파급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폴란드가 추진 중인 '마이크로SAR(MikroSAR)' 프로그램은 현지에 수출된 한국형 무기체계의 작전 능력을 극대화하는 '전술 지휘의 눈'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시간 위성 정보가 확보되면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정밀 타격 능력은 더욱 날카로워진다.

국내 금융권과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폴란드의 행보를 한국 우주 기업들의 유럽 진출 기회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한화시스템과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은 폴란드 현지 업체들과 기술 협력을 강화하며 유럽 우주국(ESA)이 주관하는 '카밀라(CAMILA)'와 같은 대규모 공통 프로젝트 참여를 꾀하고 있다.

아이코어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할 경우, '방산-우주 패키지 수출'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이 안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성 자립, 폴란드를 넘어 한국이 직면한 과제


아이코어의 과감한 투자는 '안보 데이터의 자립'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됨을 시사한다. 폴란드가 200억 원이라는 자금을 투입해 자체 생산 기지부터 닦은 이유는 명확하다. 타국 위성 정보에만 의존해서는 급변하는 지정학적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의 산물이다.

우리나라도 초소형 위성 군집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폴란드 사례처럼 민간 기업의 자생력을 키우고 글로벌 발사체 기업과 유연하게 협력하는 생태계 조성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오는 5월 '아이코어-1'이 궤도 안착에 성공한다면, 이는 동유럽 우주 안보의 지형도를 바꾸는 동시에 우리 우주 산업이 나아갈 '전략적 동맹'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