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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사 로봇개, AI 군집 전술로 시가전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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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사 로봇개, AI 군집 전술로 시가전 판도 바꾼다

인민해방군, 소총 장착 로봇개 수십 대 단일 AI로 연결…시가전 모의훈련 첫 공개
미 의회 "2050년 글로벌 로봇 시장 7500조 원, 중국이 선점 시작" 경고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총으로 무장한 로봇개 여러 대를 단일 공유 '두뇌'로 연결해 시가전 모의훈련을 수행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총으로 무장한 로봇개 여러 대를 단일 공유 '두뇌'로 연결해 시가전 모의훈련을 수행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 군집이 전술의 판도를 바꾼 지 채 3년도 지나지 않았다. 이번엔 땅 위에서다. 소총을 등에 얹은 로봇개 여러 대가 마치 살아있는 늑대 무리처럼 하나의 두뇌로 움직이며 건물 사이를 누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공개한 이 장면은 단순한 군사 기술 시연이 아니라, 무인 전투의 새로운 시대가 이미 훈련장 안에 들어와 있음을 보여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8일(현지시각)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총으로 무장한 로봇개 여러 대를 단일 공유 '두뇌'로 연결해 시가전 모의훈련을 수행하는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드론 군집과 유사한 방식으로 움직이는 이 로봇들은 '늑대 떼(wolf pack)' 전술로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며 자율 협력 전투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개 실증했다.

공유 감지망·드론 연동…지상 무인 전술의 새 틀


이번 훈련의 핵심은 단순한 원격 조종이 아니다. 로봇개들은 공유 감지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나누고, 인간의 명령 없이도 스스로 판단해 작전을 수행하는 자율 협력 체계를 구현했다. 이 무리는 드론과도 실시간 연동해 공중·지상 합동 작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조종 방식도 기존 무인 장비와 차원이 다르다. 단말기 콘솔은 물론 음성 명령, 소총에 장착한 전술용 장갑 또는 조종 스틱으로도 제어가 가능해 지휘관이 교전 상황에 따라 즉각 대응 방식을 바꿀 수 있다.

SCMP에 따르면 이 로봇개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관절 유연성이 크게 향상됐으며, 최고 시속 15km, 탑재 중량 25kg을 갖췄고 극한 환경에서의 작전 지속 능력과 다양한 지형 적응력도 전면 강화됐다.

중국 군사 전문가 장쥔스는 인민일보 계열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에 "시가전에서는 은폐된 사격 지점과 폭발물, 협소한 공간 등으로 매우 복잡해 병력이 직접 진입한다면 위험이 크다"며 "로봇 늑대 같은 무인 시스템이 먼저 투입돼 정찰과 적 사격 유도, 공격 임무를 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상은 이번 주 첫 방영된 중국의 무인 무기 다큐멘터리 시리즈 '무인 경쟁(Unmanned Competition)'을 통해 공개됐다. 이 프로그램은 인민해방군의 해·공·지상 드론 최신 전력과 함께 레이저 플랫폼을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대(對)드론 무기 체계를 망라해 소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이 이번에 공개한 군집 제어 방식은 종전까지 드론 분야에 국한됐던 떼 전술을 지상 4족 보행 로봇에 본격 적용한 사례로, 기술적 완성도보다 전술 교리의 변화에 더 큰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의회도 긴장…"7500조 로봇 시장, 중국이 선점“


중국의 무인 전력 확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천안문 광장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로봇 늑대는 스텔스 드론, 무인 잠수정 등 최첨단 무기와 나란히 등장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대만해협 작전' 주력 부대 훈련에도 투입됐다.

당시 중국 매체들은 수륙양용 작전 체제가 인간과 무인 장비의 혼합 편성 단계에 공식 진입했다고 전했다.

로봇 군집 전술이 지상으로 확산되자 미국에서도 경보음이 커지고 있다.

매튜 말차노 보스턴다이내믹스 소프트웨어 부사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워싱턴DC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사이버보안·인프라 보호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몇 달간 중국산 4족 보행 로봇이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했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근접 격투 훈련 영상도 확인됐다"며 "AI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미국은 로봇 경쟁에서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로빈스 미국 무인 시스템 산업협회 최고경영자(CEO)도 같은 청문회에서 "중국은 인위적으로 낮춘 가격의 로봇을 전 세계 시장에 의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며 "이 같은 중국의 국가 차원 전략은 미국 로봇 산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기술 의존성을 고착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 규모도 심상치 않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연간 산업 규모가 5조 달러(약 75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을 국가적 지원이 가장 강력한 중국이 장악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러시 도시 조지타운대 월시외교대학원 교수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중국은 이미 산업용 로봇 분야에 지배적 위치에 올라 있다"며 "정부가 국가안보법 적용 대상 기업의 로봇·AI 모델 구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한계도 지적된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로봇개의 주요 부품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실전에서 적 화력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군집 운용을 통한 자율 전투 능력의 고도화와 개별 로봇의 생존성 확보, 이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는 것이 중국 무인 전력의 다음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총을 든 로봇이 무리를 지어 건물 사이를 누비는 장면은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의 영역이 아니다. 중국이 군집 두뇌 기술을 지상 전투에 이식하는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미·중 무인 전력 경쟁이 하늘에서 땅으로 전선을 확장하는 가운데, 그 경쟁의 향방은 기술력만큼이나 어느 쪽이 먼저 전술 교리를 완성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