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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개혁 협상, 美·브라질 대립에 결렬…전자상거래 관세 갈등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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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개혁 협상, 美·브라질 대립에 결렬…전자상거래 관세 갈등 ‘발목’

지난 28일(현지시각) 카메룬 야운데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14차 각료회의에 대표단들이 참석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8일(현지시각) 카메룬 야운데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14차 각료회의에 대표단들이 참석해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위한 국제 협상이 미국과 브라질 간 전자상거래 관세 갈등으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결렬됐다.

3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카메룬 야운데에서 나흘간 진행된 이번 협상은 WTO 신뢰 회복을 위한 개혁안 도출을 목표로 했으나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 전자상거래 관세 유예 연장 놓고 충돌


각국 통상장관들은 디지털 서비스와 스트리밍 등 전자적 전송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하는 ‘전자상거래 모라토리엄’ 연장 기간을 두고 충돌했다.
미국은 초기 영구 연장을 요구한 데 이어 이후 4년 연장안을 제시했지만 브라질은 2년 이상 연장에 반대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 모라토리엄은 약 28년간 유지돼 온 합의로, 연장이 무산될 경우 각국이 디지털 서비스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와 함께 보조금 규제, 디지털 무역 규범, 개발도상국 투자 확대 등을 포함한 WTO 개혁안 전체도 채택되지 못했다.

◇ “중대한 후퇴”…글로벌 무역체제 신뢰 흔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피터 카일 영국 기업·통상장관도 이번 결과를 “중대한 후퇴”라고 평가하며 “변화를 막고 있는 소수 국가들이 타협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 결렬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WTO의 역할 약화를 더욱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존 덴턴 국제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세계 경제가 큰 압박을 받는 시점에서 특히 우려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 협상 제네바로 이어질 듯…디지털 무역은 별도 진전


한편, 66개국은 별도로 디지털 무역 확대를 위한 협정 추진에 합의했지만 WTO 전체 차원의 채택은 여전히 교착 상태다. 협상은 오는 5월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열리는 일반이사회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사이먼 에베네트 스위스 IMD 경영대학원 교수는 “WTO는 협상도, 분쟁 해결도, 논의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다자 무역 체제의 운영 모델 자체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