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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조업의 뇌' 탈환 선언… 소프트뱅크·혼다 등 8개사 '1조 파라미터 AI'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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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조업의 뇌' 탈환 선언… 소프트뱅크·혼다 등 8개사 '1조 파라미터 AI' 연합

1조 엔 투입해 '피지컬 AI' 독자 개발… 미·중 기술 종속 끊는다
삼성·SK하이닉스엔 기회? 일본판 AI 거점 '사카이 공장'에 쏠린 눈
일본이 텍스트를 넘어 로봇과 기계를 직접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를 앞세워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이 텍스트를 넘어 로봇과 기계를 직접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를 앞세워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일본이 텍스트를 넘어 로봇과 기계를 직접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를 앞세워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승부수를 던졌다. 소프트뱅크를 필두로 혼다, NEC 등 일본을 대표하는 8개 제조·금융사가 자본을 결집해 '국산 AI'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 일본 정부 역시 5년간 1조 엔(93200억 원) 규모의 파격적인 지원을 예고하며 민관 합동 대응에 나섰다.

일본의 유력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NIKKEI)12일 소프트뱅크가 소니그룹, 3대 메가뱅크, 일본제철 등과 손잡고 '일본 AI 기반 모델 개발(가칭)'을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합은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일본 산업계의 숙원인 '데이터 자립''제조 패권 탈환'을 목표로 한다.

이번 일본의 국산 AI 연합군 결성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기술적 목표다. 매개변수(파라미터) 1조 개 규모의 거대언어모델(LLM) 구축 및 멀티모달 능력 강화다.
둘째, 산업적 거점이다. 샤프 사카이 공장을 데이터센터로 재편하여 '메이드 인 재팬' AI 인프라 확보하려는 것이다.

셋째, 경제안보 강화다. 미국 오픈AI(OpenAI), 앤스로픽 등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민감한 제조 데이터 유출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

1조 파라미터 벽 넘는다… '텍스트 넘어 제조 현장 자율 제어' 목표


합작 법인은 오는 2030년까지 제조 현장의 로봇과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핵심 지표인 파라미터 규모를 1조 개 수준으로 끌어올려 성능 면에서 오픈AI(OpenAI)GPT-4와 대등한 수준을 지향한다.

단순한 대화형 AI에 그치지 않고 이미지, 영상, 음성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을 키워 자동차 자율주행과 공정 자동화에 최적화된 모델을 만든다. 이를 위해 금융, 자동차, 소재 등 참여 기업들의 업종별 특화 데이터를 이식하는 '산업별 콘소시엄' 구성도 추진한다.

샤프 공장이 AI 심장부로… 'GPU 국산 거점' 실현

소프트뱅크는 인프라 자립을 위해 지난해 샤프로부터 인수한 오사카 사카이시의 옛 LCD 패널 공장을 AI 데이터센터로 탈바꿈한다. 이곳에 최첨단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대거 투입해 데이터 학습부터 추론까지 모든 과정을 일본 국내에서 완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정보 보안과 직결된다. 그간 일본 대기업들은 설비 가동 현황이나 공정 노하우 등 기밀 정보가 미국이나 중국의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국외로 유출될 것을 우려해 왔다. 국내 거점을 통한 AI 모델 개발은 이러한 심리적·물리적 장벽을 허물어 제조 현장의 AI 도입을 가속하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중 종속' 끊으려는 일본 정부의 승부수


일본 정부의 지원 사격도 파격적이다.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를 국가 전략 사업으로 관리한다. 경제산업성이 예고한 1조 엔 규모의 지원금 중 상당 부분이 이 합작 법인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연합이 성공할 경우, 일본이 강점을 가진 하드웨어 제조 역량에 소프트웨어 지능이 결합해 '피지컬 AI'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엔비디아(NVIDIA) 등 특정 해외 하드웨어에 대한 의존도 해결과 기업 간 데이터 공유의 폐쇄성 극복은 여전한 과제로 꼽힌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한국 산업계가 주목해야 할 점은 첫째, 기존 범용 AI와 달리 제조·금융 현장에 특화된 '수직형(Vertical) AI'의 성능이 실질적인 공정 효율화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일본 국산 모델이 보급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선 다변화 및 일본 내 신규 수요 창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민관 연합군이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 속에서 얼마나 독자적인 계산 자원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운영비용(OPEX)을 낮출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이번 일본의 AI 연합군 결성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제조업의 뇌'를 자국화하려는 경제 안보 전략의 일환이다. ·중 중심의 AI 지형도에서 일본이 '피지컬 AI'라는 틈새를 공략해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전 세계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