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45일, 연준부터 한은까지 '인상이냐 인하냐' 극한 분열
SK하이닉스 6%·SOX 10연속 급등… 휴전 무산 땐 랠리 하루 만에 증발 우려도
SK하이닉스 6%·SOX 10연속 급등… 휴전 무산 땐 랠리 하루 만에 증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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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연준, '7대 7' 분열…워시 차기 의장이 물려받을 폭탄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월 18일 기준금리를 3.50~3.75%로 두 차례 연속 묶었다. 지난 8일(현지시각) AP통신이 보도한 3월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some)' 위원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꺼냈고, 1월보다 매파 목소리가 뚜렷이 커졌다. 제롬 파월 의장은 고용 창출이 "사실상 제로 수준"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을 경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연내 1회 인하를 내다보는 위원 7명과 동결을 전망하는 위원 7명으로 갈라져, 5월 취임하는 케빈 워시 차기 의장은 극도로 분열된 위원회를 넘겨받는다. 선물시장은 4월 28~29일 회의에서 동결을 기정사실로 반영하되, 연내 인하 확률을 50% 안팎으로 보고 있다.
ECB '인상 3회' 시나리오 등장, 잉글랜드은행·BOJ도 인하 문 닫아
잉글랜드은행(BoE)은 3월 18일 기준금리를 3.75%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영국 하원 도서관 자료에 의하면 에너지 가격 상승 탓에 소비자물가(CPI)가 수 분기 동안 3.0~3.5%를 기록할 전망이어서, 당초 예상했던 4월 인하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일본은행(BOJ)도 0.75%에서 세 차례 연속 묶었으나 인상 압력은 거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前) 이사 가이즈카 마사아키는 "물가 기대가 굳어지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춘투 임금 인상률 5%와 실질임금 1.9% 상승(5년 만에 최고)이 인상 근거를 뒷받침하나, 우에다 총재가 4월 13일 연설에서 중동 변수를 우선시하면서 시장은 4월 동결 확률을 82.5%로 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 3.0%를 열 달째 유지하되, 판궁성 총재는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지급준비율과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있다"고 완화 여력을 재확인했다.
한국, 원화 4% 절하·물가 2.2%·걸프 의존도 70%… 삼중 족쇄
한국은행은 4월 10일 기준금리를 2.50%로 일곱 차례 연속 동결했다. ING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는 "중동 변수가 금리 정책보다 한국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인상·인하 논의 자체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3월 소비자물가 2.2%, 원·달러 환율 1472원대(인베스팅닷컴 4월 15일 기준), 걸프산 원유 의존도 70%가 한은의 행동 반경을 극도로 좁히고 있다. 전쟁 뒤 원화가 4% 절하되면서 수입물가→소비자물가 전이 경로가 살아났고, 올해 성장률은 당초 전망 2.0%를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종전 전망치 2.2%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SOX 10거래일 연속 상승… '이진 리스크'를 읽어야 하는 이유
자본시장은 벌써 '평화 배팅'에 올인하고 있다. 벤징가에 따르면 4월 7일 미·이란 조건부 휴전 발표 뒤 브렌트유가 13% 급락하자 에너지주에서 금리민감 성장주로 자금이 빠르게 옮겨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10거래일 연속 올라 2017년 이후 최장 상승 행진을 기록했고, 코스피에서도 4월 15일 SK하이닉스가 116만 원(전일 대비 약 5% 상승)에 거래됐다.
캔터 투자은행 애널리스트 CJ 뮤즈는 "반도체지수가 15% 빠진 뒤 지금이 '위험 선호' 전환 시점"이라며 메모리·장비주 다음으로 엔비디아·브로드컴 등 AI 기업으로 매수세가 번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벤징가는 이 랠리를 예측이 맞으면 투자 금액의 70~90% 정도를 수익으로 얻고, 틀리면 투자금 전액을 잃는 구조로 중간 지점이 없는 '이진 거래(binary trade)'로 규정했다. 이슬라마바드 평화 협상이 항구적 휴전으로 귀결되면 에너지 비용 하락→금융여건 완화→연준 인하 재개라는 선순환이 열린다. 반대로 협상이 깨지고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재개되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약 14만 7300원)대로 되돌아가고, 반도체 랠리는 하루 만에 증발할 수 있다. 한국 수출기업에는 △원화 약세에 따른 원재료 수입비용 증가 △네온·헬륨 등 반도체 소재 공급 차질 △세계 수요 둔화에 따른 IT 최종 소비 위축이 겹쳐 올 수 있다.
지금 시장 참여자가 눈을 붙여야 할 지표는 세 가지다. ①4월 16일 TSMC 1분기 실적(AI 수요 건재 여부 확인) ②4월 28~29일 연준·BOJ 회의(인상 시그널 강도) ③이슬라마바드 협상 경과(유가 방향 결정)다.
ING는 "한국 국고채 수익률이 지난 한 주 3.9%에서 3.6%로 떨어진 것은 휴전 기대를 선반영한 것"이라며 "협상이 무산되면 금리·환율·주가가 동시에 역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은행들이 '동결'이라는 같은 답을 내놓았지만, 그 동결 뒤에 숨은 방향은 저마다 다르다. 연준은 인상과 인하 사이에서 갈리고, ECB는 긴축으로 기울며, 한은은 움직일 수조차 없다. 호르무즈해협의 포성이 멈추는 날, 금리의 방향도 비로소 갈린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