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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고백 "테슬라 옵티머스 '손' 설계 실패했다"… 전면 재설계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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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고백 "테슬라 옵티머스 '손' 설계 실패했다"… 전면 재설계 착수

특허 공개 일주일 만에 구형 전락… 1mm 오차도 허용 않는 ‘인간의 손’ 재현 난항
고환율 압박 속 ‘신속한 실패’ 승부수… 2만 달러 양산가 맞추기 위한 고육책 분석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진화된 버전인 '2세대'.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진화된 버전인 '2세대'.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로봇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테슬라의 인체형 로봇(휴머노이드) '옵티머스'가 핵심 부위인 손 설계의 결함을 인정하고 전면적인 재설계에 들어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를 통해 최근 공개된 옵티머스 손 관련 특허 디자인이 실전 테스트에서 실패했음을 시인하며, 이미 새로운 설계 공정으로 전환했다는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테슬라 전문 매체 테슬라라티(Teslarati)가 지난 20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로봇 공학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수작업 정밀도' 구현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메커니즘을 전면 폐기하는 강수를 뒀다.

"특허는 이미 과거일 뿐"… 굴림 접촉 메커니즘의 물리적 한계 노출


테슬라가 지난주 야심 차게 공개했던 옵티머스 전용 손 특허는 손가락 마디의 마찰을 줄여 부드러운 움직임을 만드는 '굴림 접촉(Rolling Contact)' 기술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20일 밤 X에 직접 답글을 달아 "우리는 이미 설계를 변경했다"라며 "해당 디자인은 실제 구동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는 법적 보호 절차인 특허 공개 속도보다 테슬라의 기술 혁신과 폐기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로봇의 손은 27개의 뼈와 복잡한 힘줄, 인대, 고밀도 센서망이 조화를 이루는 인간의 손을 복제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업계에서는 1mm 미만의 미세한 힘 조절 실패가 로봇이 유리잔을 깨뜨리거나 전자 부품 조립에 실패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신속한 실패' 전략… 고환율 시대의 로봇 경제학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설계 변경이 테슬라의 'Physical AI(물리적 인공지능)'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완벽했던 굴림 접촉 방식이 실제 산업 현장의 가혹한 환경에서는 내구성과 파지 안정성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특히 2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71.3원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공급망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테슬라는 시행착오를 숨기기보다 투명하게 공개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방식을 택했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가 주 단위로 설계를 수정하는 '초고속 반복(Rapid Iteration)' 공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테슬라는 대당 가격 2만 달러(약 2938만 원) 이하의 보급형 옵티머스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손 설계 재편은 단순한 결함 보완을 넘어, 실제 가정과 공장에서 세탁물을 접거나 정밀 부품을 조립할 수 있는 수준의 '덱스터리티(손재주)'를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실패'를 자양분 삼은 테슬라의 자신감


현지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솔직한 고백이 오히려 테슬라의 기술적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평가한다.

많은 로봇 기업이 화려한 홍보 영상 뒤에 기술적 한계를 감추는 것과 달리, 테슬라는 "작동하지 않았다"라는 짧은 문장으로 실패를 규정하고 즉각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차세대 옵티머스의 손은 기존의 기계적 관절 구조를 넘어, 인간의 근육과 힘줄의 움직임을 더욱 정교하게 모사한 새로운 구동 방식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신속한 실패'를 통해 진화하는 테슬라의 전략이 로봇 공학의 마지막 퍼즐인 '손가락의 정교함'을 언제쯤 완성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