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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38일, 美 '탄약 창고' 흔들렸다…중·러 억제력에 경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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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38일, 美 '탄약 창고' 흔들렸다…중·러 억제력에 경보등

JASSM-ER 1100발·토마호크 1000발·패트리엇 1200발 소모…전비 최대 350억 달러
한국 배치 사드까지 중동 이동…태평양·유럽 동시 전력 공백 현실화
지중해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이란 전쟁에서 1000발 이상 소모되며 재고 감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미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지중해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이란 전쟁에서 1000발 이상 소모되며 재고 감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미 해군

2월 말 시작된 이란 전쟁이 불과 38일 만에 미국의 전략 무기 재고를 정면으로 흔들었다. '세계 최강 군대'의 상징이던 미군 무기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모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억제 체계에도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전쟁의 승패와 별개로, 이번 충돌은 미국 군사력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24일(현지 시각) 국방부 내부 추정치와 의회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군은 이번 전쟁에서 장거리 스텔스 순항미사일 JASSM-ER 약 1100발을 발사했다. 이는 본래 대중국 전쟁을 대비해 비축된 핵심 자산이다. 발사 이후 잔여 재고는 약 1500발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1000발 이상 소모됐다. 이는 미국이 평시 1년 동안 도입하는 물량의 약 10배에 해당한다. 미군이 단기간에 '전시 소모 속도'를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은 "미국은 어떤 군사 작전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무기와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며 보도를 전면 반박했다. 그러나 숫자가 말하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틀 만에 56억 달러"…전쟁은 곧 '탄약 소비전'


전쟁 초기 단 이틀 동안 소모된 탄약 비용만 56억 달러에 달했다. 전체 전비는 최소 280억 달러에서 최대 350억 달러로 추산된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마크 캔시안과 미국기업연구소의 일레인 매커스커가 각각 독립적으로 산출한 수치다.

특히 문제는 '고가 미사일로 저가 위협을 막는' 구조다. 패트리엇 요격탄은 발당 약 400만 달러에 달하지만, 이를 이란의 저가 드론과 로켓 방어에 대량 투입했다. 총 1200발 이상이 소모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미국의 연간 생산량은 약 600발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전쟁 한 번에 2년치 생산량이 소진된 셈이다.

"보충에 수년"…억제력 공백 현실화


잭 리드 의원은 "현재 생산 속도로는 소모된 물량을 복구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CSIS는 현재 토마호크 잔여 재고를 약 3000발 수준으로 추산하며, "이란전에서의 과도한 소모는 서태평양을 포함한 다른 전쟁 시나리오에서 미국에 실질적 위험을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즉, 중동 전장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전쟁을 준비할 무기'가 줄어드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 사드까지 이동…한반도 방어선 첫 균열


이번 전쟁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한반도 방어 자산의 전용이다.

사드(THAAD) 요격탄이 한국 배치 이후 처음으로 중동으로 이동했다. 이는 북한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배치된 자산이 다른 전장으로 전용된 첫 사례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의를 제기했지만, 전략적 판단은 미국이 주도했다.

이는 단순한 장비 이동이 아니라, '동맹 방어 자산도 글로벌 전장에 재배치될 수 있다'는 새로운 기준을 보여준다.

태평양·유럽 동시에 흔들


이란전의 여파는 중동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사무엘 파파로는 상원 청문회에서 "무기고는 유한하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미군은 남중국해에 있던 항공모함 타격단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해병 원정 부대까지 추가 투입했다.

유럽에서도 여파가 감지된다. NATO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핵심 무기와 드론 전력이 감소했고, 훈련 일정까지 축소됐다. 이는 곧 러시아 억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공장은 멈춰 있고, 전쟁은 계속된다"


미국은 이미 방산 생산 확대 계획을 세웠다. 록히드마틴 등 주요 업체와 7년 계약을 체결해 생산량을 최대 4배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의회 예산 승인 지연으로 실제 증산은 시작되지 않았다. 전쟁은 이미 진행 중인데, 생산은 아직 출발선에 서 있는 셈이다.

국방부는 이번 전쟁에서 1만30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실제 사용된 탄약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이란전은 하나의 사실을 분명히 드러냈다. 현대전의 승패는 '누가 더 강한가'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금, 세계 최강 미군조차 그 질문 앞에서 시험대에 올라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