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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 경고등 켜졌다… 오픈AI 쇼크에 삼성·SK 'HBM 초격차'가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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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 경고등 켜졌다… 오픈AI 쇼크에 삼성·SK 'HBM 초격차'가 살길

테크 기업 2분기 어닝 시즌 D-1, '고비용·저수익' 우려 현실화
투자자들 "장밋빛 전망 끝났다", 빅테크 실적 발표 앞두고 옥석 가리기 본격화
인공지능(AI) 업계의 상징인 오픈AI가 매출과 사용자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그간 AI가 불러올 '블록버스터급 이익'을 맹신하며 랠리를 이어오던 월가에 '고비용 저수익'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들이닥쳤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업계의 상징인 오픈AI가 매출과 사용자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그간 AI가 불러올 '블록버스터급 이익'을 맹신하며 랠리를 이어오던 월가에 '고비용 저수익'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들이닥쳤다. 이미지=제미나이3
월스트리트저널(WSJ)28(현지시각) 인공지능(AI) 업계의 상징인 오픈AI가 매출과 사용자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AI가 불러올 '블록버스터급 이익'을 맹신하며 랠리를 이어오던 월가에 '고비용 저수익'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들이닥쳤다.

이번 충격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는다. 29일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플랫폼 등 AI 산업을 주도하는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오픈AI와 얽힌 '돈의 순환'… 흔들리는 생태계


이번 주가 급락은 오픈AI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들에게 집중됐다. 오라클과 코어위브(CoreWeave)는 각각 4%, 5.8% 하락했고, 오픈AI600억 달러(88조 원) 이상을 쏟아부은 소프트뱅크는 도쿄 증시에서 9% 이상 폭락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오픈AI의 자금 조달 구조다. 파트너사가 오픈AI에 자금을 대고, 오픈AI는 그 돈으로 해당 파트너사의 컴퓨팅 자원을 구매하는 '순환 구조'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씨티(Citi)의 히스 테리 애널리스트는 "오픈AI가 언급한 15000억 달러(2212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비용이 현재 600억 달러 수준으로 조정됐으나, 시장은 여전히 이 단계의 기업이 감당하기엔 지나치게 큰 리스크로 본다"고 진단했다.

한국 반도체, '수익성'이 곧 생존이다


오픈AI 실적 부진이 촉발한 이번 'AI 거품론'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의 양대 산맥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양날의 검이다. 단기적으로는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조정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나, 시장의 본질은 '막연한 기대'에서 '실질적 수익성 검증' 단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양사의 과제는 자명하다. 특정 파트너사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사를 다변화하여 수요 변동성을 상쇄해야 한다. 동시에 HBM4 등 차세대 제품의 수율을 조기에 확보해 '기술 초격차'를 입증하는 것만이 거품론을 잠재울 유일한 해법이다. AI가 단순 테마를 넘어 기업의 범용 인프라로 안착하는 과정에서, 고성능 메모리의 가치는 오히려 공고해질 전망이다. 거품은 걷히되, 입증된 기술력은 결국 살아남는다.

옥석 가리기 시작된 월가, '고비용'의 역설


시노버스 트러스트의 댄 모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의 인내심이 바닥났다""AI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입증되는 순간 매도세가 쏟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무조건적인 긍정론이 지배하던 시장 분위기는 사라졌다. 에보크 어드바이저스의 알렉스 샤히디 최고투자책임자(CIO)"결국 중요한 것은 수익"이라며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주가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장 전체가 공포에 빠진 것은 아니다. MS와 애플은 1%대 상승하며 견고함을 지켰다. 자금이 무분별한 테마주에서 확실한 수익 모델을 갖춘 빅테크와 에너지·필수소비재 등 실물 경제로 이동하는 '선별적 매도' 현상이다. 코카콜라가 실적 호조에 3.9% 급등한 것이 그 방증이다.

투자자가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3가지


AI발 거품론이 고개를 드는 지금, 투자자는 맹목적인 추종에서 벗어나 철저한 실적 분석에 집중해야 한다.

첫째, 빅테크 설비투자(CAPEX)의 효율성이다. 인프라에 쏟는 수십조 원의 자금이 실제 매출 성장으로 직결되는가를 봐야 한다.

둘째, 오픈AI 생태계 외의 수익원이다. 특정 파트너와의 순환 거래가 아닌, 자체적인 엔터프라이즈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셋째, 가치 평가(밸류에이션) 밴드다. 기업의 주가가 과거와 비교해 현재 어느 정도 수준(비싼지, 싼지)에 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주가 범위 차트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현재 주가가 기대감에 기반한 거품인지, 실질적인 이익 성장을 반영한 가격인지 판단해야 한다.

시장의 열기는 식어가고, 증명할 시간은 다가왔다. 이제 AI'가능성'이 아닌 '수익'으로 말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