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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후계자 에이블 CEO “투자 서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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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후계자 에이블 CEO “투자 서두르지 않는다”

연례 주총서 첫 메시지…버크셔 해서웨이 3800억달러 현금에도 ‘인내’ 강조
“기회 올 때 과감히 투자, 그전까지는 기다릴 것”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해서웨이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해서웨이 CEO. 사진=로이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뒤를 이어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끄는 그레그 에이블 최고경영자(CEO)가 막대한 현금 보유에도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3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이블은 전날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기회가 올 때까지 인내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아니다”…3800억달러 현금에도 ‘대기 모드’

에이블 CEO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기회가 생기면 과감하고 의미 있는 투자를 하겠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서두르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약 3800억달러(약 564조원)에 달하는 현금과 미 국채 포트폴리오를 언급하며 “우리는 누구에게도 얽매여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익성이 떨어지는 투자 기회에 자본을 투입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에이블은 “내일 기회가 올지, 2년 뒤일지, 3년 뒤일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시장에는 결국 변동성이 생기고 그때 우리가 행동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과 다른 스타일…“철학은 유지”
FT에 따르면 이번 주주총회는 버핏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처음 열린 행사로 분위기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버핏은 이사회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앞줄에 앉았고 회의 시간도 예년보다 짧아졌다. 주주 질의응답 시간도 줄었고 유명 인사들이 등장하는 영상도 생략됐다.

에이블 CEO는 발언에서 버크셔의 기업 문화와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1991년 살로먼브라더스 채권 스캔들 당시 버핏의 의회 증언 영상을 언급하며 “돈을 잃는 것은 용인할 수 있지만 명성을 잃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또 “오만, 관료주의, 안일함이 기업을 무너뜨린다”며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경제나 시장에 대한 폭넓은 통찰을 제시해온 버핏과 달리 에이블 CEO는 상대적으로 실무 중심의 답변에 집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은 기다릴 때”…투자·보험 모두 ‘보수 전략’

버크셔는 최근 몇 년간 보유 주식을 꾸준히 줄이고 대규모 인수도 제한적으로 진행해왔다. 그 결과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현금이 미 국채로 흘러들어가며 현금 규모가 크게 늘었다.

버핏은 이날 “60년 경영 기간 동안 ‘정말 좋은 투자 기회’는 다섯 번 정도였다”고 말하며 위기 상황이 투자 기회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보험 부문을 총괄하는 아지트 자인 부회장도 “보험 역시 투자와 마찬가지로 인내가 필요한 사업”이라며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이블 CEO는 버크셔의 복합기업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비효율적인 기업이 아니라 효율적인 복합기업”이라며 분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버핏은 에이블 CEO에 대해 “내가 했던 모든 일을 하고 있고, 일부는 더 잘하고 있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