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기업 지분 취득·관세·보잉 항공기 수출로 38조 달러 국가부채 상쇄 노려
이란 전쟁發 인플레 3.8%로 금리 인하 제동…후계자 없는 '1인 경제 쇼' 한계 부각
이란 전쟁發 인플레 3.8%로 금리 인하 제동…후계자 없는 '1인 경제 쇼' 한계 부각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이란 전쟁으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하 경로를 막아서고, 대통령 임기 이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Fortune)은 1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심층 인터뷰를 공개하며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국가가 주주 된다'…인텔·보잉·철강까지 뻗친 정부 지분 전략
트럼프 행정부의 기업 지분 취득 전략의 대표 사례는 인텔이다.
지난해 8월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생산 지원법(칩스법, CHIPS Act)에 따라 인텔에 지급 예정이던 연방 보조금 57억 달러(약 8조 5146억 원)와 국방부 계약금 32억 달러(약 4조 7798억 원)를 주식으로 전환해 인텔 지분 9.9%를 취득했다. 주당 20.47달러, 총 89억 달러(약 13조 2939억 원)를 투입한 거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춘 인터뷰에서 당시 협상을 직접 묘사했다. "나는 '인텔 지분 10%를 나라에 무상으로 달라'고 했고, (최고경영자 립부 탄이) '딜 성사'라고 했다. 그때 '더 많이 요구할 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는 수치로 입증된다.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40% 넘게 올랐다. 인텔 주가는 4월 한 달에만 100%가량 급등해 미국 주요 기술주 가운데 최강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연초 대비 상승률도 140%를 웃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의 인텔 지분 가치가 500억 달러(약 74조 6850억 원)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인텔 매출은 136억 달러(약 20조 3143억 원)로 전년 대비 7% 증가했고, 데이터센터·인공지능(AI) 부문 매출은 22% 늘어난 51억 달러(약 7조 원)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략을 다른 기업으로도 확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포춘 인터뷰에서 그는 특정 철도 합병에서도 정부 지분을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는 매일 보통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딜을 한 건씩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략의 이론적 근거는 부채 상쇄다. 그는 "38조 달러 부채가 있다"면서, 정부가 기업 지분을 통해 최상위 벤처캐피털 수준의 수익을 거두면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월가 안팎에서는 정부의 기업 지분 보유가 자유 시장 경제의 근간인 민간 기업 지배구조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퇴장한 뒤 다음 행정부가 그 지분을 이용해 기업 경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잠재적 위험 요소로 꼽힌다.
보잉을 앞세운 항공기 수출 외교도 트럼프식 딜의 핵심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보잉 항공기 200대를 주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잉은 150대를 원했는데 200대를 얻어냈다"고 설명했다. 최근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항공우주 분야 무역흑자는 지난해 약 1000억 달러(약 149조 원)에 달했다.
이란 전쟁·대법원 관세 제동…딜의 한계와 인플레 딜레마
트럼프 경제 전략의 또 다른 축은 관세다. 그러나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해방의 날(Liberation Day)'에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 중 상당 부분이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수입 청사진에 제동이 걸렸다.
그는 "세금 600억 달러(약 89조 원)를 연간으로 긁어모을 수 있었는데 절반 가까이 날아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판결 전에 이미 걷어 들인 관세 수입을 기업들에게 환급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를 뜯어먹은 나라들에게 1490억 달러(약 222조 원)를 돌려줘야 하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인플레이션도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월 기준 연 3.8%로 전달의 3.3%에서 뛰어올랐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은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5월 연간 인플레이션이 4.2%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가 상원 인준 절차를 밟고 있지만, 금리 인하는 당장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인터뷰에서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지표를 제대로 볼 수 없다"며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서는 "그들은 항상 소리를 지른다. 합의하고 싶어 죽겠다고 하면서 전혀 다른 조건이 담긴 문서를 보내온다"고 토로했다.
'내가 없으면 없다'…후계 구도 공백이 최대 리스크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론은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 메타, 알파벳 등 빅테크들이 올해 각각 1000억 달러(약 149조 원)를 웃도는 자본지출을 주로 AI 인프라에 쏟아붓고 있어 증시를 견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냥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포춘이 지적했듯, 이 경제 운영 방식에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하는 딜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단언한 것이 그 허점을 드러냈다.
어떤 기업도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것은 경영의 기본 원칙이다. 존 터너스라는 후계 인재를 키운 애플이나, 팀 쿡에게 경영권을 이어준 스티브 잡스의 사례는 탄탄한 승계 계획이 기업가치를 얼마나 지키는지 보여준다.
포춘이 JD 밴스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도널드 주니어 중 누가 이 딜메이킹 유산을 이을 수 있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이 자리를 맡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잘못된 사람이 오면 재앙"이라고만 답했다. 미국 경제의 진짜 리스크가 어디에 있는지를 대통령 스스로 가리킨 셈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