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규제 발전사업 비중 급증에 부담 커지자 규제 유틸리티 확대 승부수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최대 유틸리티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가 도미니언에너지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뿐 아니라 신용등급 방어 목적도 깔려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각) 분석했다.
넥스트에라는 전날 도미니언에너지를 670억 달러(약 100조969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부채를 포함한 기업가치는 약 1160억 달러(약 174조8120억 원) 규모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플로리다부터 버지니아까지 이어지는 미국 초대형 전력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번 거래의 또 다른 핵심 목적이 넥스트에라의 신용등급 안정에 있다고 전했다.
◇ AI 특수의 역설…“비규제 사업 비중 너무 커졌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넥스트에라의 발전사업 실적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 성장 대부분이 가격 변동성이 큰 비규제 발전사업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일반적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이 가능한 규제 전력사업 비중이 높은 유틸리티 기업을 선호한다.
반면 전력 가격 변동 영향을 크게 받는 비규제 사업 의존도가 높아지면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현재 넥스트에라 사업 가운데 규제 사업 비중은 7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도미니언 인수 이후에는 규제 사업 비중이 약 80%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이는 신용평가사들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선을 웃도는 수준이다.
◇ 신용평가사들 “오히려 긍정적”
실제 미국 3대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거래 발표 직후 넥스트에라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피치는 넥스트에라 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규제 사업 현금흐름 확대는 신용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S&P글로벌레이팅스도 ‘A-’ 등급을 유지했고, 무디스 역시 ‘Baa1’ 등급을 재확인했다.
무디스는 “전액 주식 교환 방식 거래이기 때문에 합병 이후 레버리지가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클 던 넥스트에라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투자자 설명회에서 “신용평가사들이 이번 거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규제 사업 비중 확대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AI 시대 유틸리티 전략 바뀐다”
이번 사례는 AI 시대 들어 미국 전력업계 전략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넥스트에라는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중심 성장 전략으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안정적 대규모 전력 공급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규제 유틸리티 자산 가치가 다시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넥스트에라가 결국 “재생에너지 성장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안정적 현금흐름 기반의 거대 유틸리티 구조로 다시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이번 거래는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와 법무부, 각 주 규제기관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 등지에서 전기요금 상승과 시장 집중 우려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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