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에라-도미니언 668억 달러 합병, 美 전력 부문 사상 최대… 다음 트리거는 HBM4
스페이스X 6월 상장 추진, AI 3사 IPO 200조 흡수 관측… 다만 공급과잉·거품 경고 동시
스페이스X 6월 상장 추진, AI 3사 IPO 200조 흡수 관측… 다만 공급과잉·거품 경고 동시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자금 흐름이 글로벌 인수합병(M&A) 지형을 다시 그리고 있다. 미국 청정에너지 1위 넥스트에라에너지는 지난 18일 동부 전력사 도미니언에너지를 668억 달러(약 101조 원)에 전량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후 기업가치는 4200억 달러(약 636조 원)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번 거래를 '미국 전력 부문 사상 최대 합병'으로 평가했다.
이 빅딜은 한국 메모리 투자자에게 '남의 잔치'가 아니다. 데이터센터 전력난이 유틸리티주 폭주를 일으킨 다음 단계가 HBM4·서버 D램 슈퍼사이클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M&A 4조 9000억 달러… 1분기 美 거래만 8133억 달러
거래는 빙산의 일각이다. 시장조사기관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M&A 거래액은 4조 9000억 달러(약 7423조 원)로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NBC는 올해 1분기 미국 거래액이 8133억 달러(약 1232조 원)로 1년 전보다 50% 늘었다고 4월 보도했다.
거래 건수는 22% 줄었지만, 메가딜이 시장을 끌어올렸다. 빅테크 4사(구글·MS·메타·아마존)의 올해 AI 자본지출(CAPEX)은 7000억~7250억 달러(약 1060조~1098조 원)로 야후파이낸스가 추산했다. 골드만삭스 집계 기준 2024년 1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하이퍼스케일러의 일평균 자본지출은 7억 6000만 달러(약 1조 1500억 원)였다.
유틸리티·메모리 'AI 인프라주' 재평가… 공급과잉 경고
자금의 무게중심은 'AI 인프라' 한 곳으로 쏠린다. 넥스트에라 합병에 컨스텔레이션의 캘파인 인수 164억 달러(부채 포함 266억 달러, 약 40조 2990억 원), AES의 글로벌인프라파트너스·EQT 컨소시엄 매각 334억 달러(약 50조 6010억 원)를 더하면 발표 기준 미국 전력 부문에서만 1100억 달러(약 166조 6500억 원)를 웃도는 딜이 성사됐다.
메모리 시장은 더 극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기준 SK하이닉스 HBM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62%다. UBS는 엔비디아 차세대 '루빈' 플랫폼용 HBM4에서 SK하이닉스 비중이 더 커진다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디지타임스 등 시장조사업체는 2026년 1분기 서버 D램 단가가 60~70% 인상될 것으로 본다.
다만 영국계 리서치하우스는 마이크론 아이다호 신공장과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양산이 본격화하는 2027~2028년 공급이 부분 정상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CXMT·YMTC의 DDR5 증산도 변수다. 한국 메모리는 엔비디아 의존도와 미국·일본의 메모리 리쇼어링 압력이라는 양면 리스크를 안고 있다.
빅테크 '인수 우회'와 사모펀드의 HBM 연결고리
기업 인수 자체를 우회하는 빅테크의 신형 거래도 같은 맥락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2월 24일 신흥 칩사 그록(Groq)과 200억 달러(약 30조 3000억 원) 규모의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저지연 추론 기술과 핵심 인력을 확보했다. 메타는 스케일AI에 143억 달러(약 21조 6600억 원)를 투자해 알렉산드르 왕을 '초지능(Superintelligence)' 조직 핵심 인물로 영입했다. 반독점 규제를 피하면서 속도전을 노린 구조다.
사모펀드도 새 황금기를 맞았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아폴로(Apollo) 운용자산은 지난 5월 1조 달러(약 1515조 원)를 돌파했다. 블랙스톤은 구글과 합작 클라우드 회사 '엔원(N1)'에 초기 50억 달러(약 7조 5750억 원)를 투입했다. 차입을 더하면 250억 달러(약 37조 8750억 원) 규모다. 핵심은 자금 사슬이다. 사모펀드·민간크레딧이 전력·데이터센터에 자금을 대고, 그 인프라가 가동되면 HBM·서버 D램 수요로 직결된다. 한국 메모리 실적의 윗단에 사모펀드 자금 사이클이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단기 200조 IPO 카운트다운… 다만 거품 시그널 동시 점화
확장 속도는 자본시장이 견딜 수 있느냐에 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12일을 목표로 1조 7500억 달러(약 2651조원) 가치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오픈AI(4분기, 약 1조 달러)와 앤스로픽(10월, 9000억 달러, 약 1363조 원)이 뒤를 잇는다는 관측이 나온다. 르네상스캐피털은 3사 시가총액의 5%가 공모로 풀릴 경우 합산 조달액이 최대 2000억 달러(약 303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하이퍼스케일러 회사채 발행이 2500억~3000억 달러(약 378조~454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 국제결제은행(BIS)은 AI 관련 민간신용이 2030년까지 현재의 몇 배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미국인의 AI 호감도가 연방 집행기관보다 낮게 나오는 등 사회적 반발도 감지된다. 데이터센터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규제 리스크가 자본 사이클의 회색지대다.
한국 투자자가 점검할 체크포인트 3가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변곡점을 알려줄 지표다.
첫째, 빅테크 4사의 2026년 연간 AI 자본지출이 7000억 달러 안팎을 유지하는가다. 분기 가이던스가 한 차례라도 꺾이면 HBM 수요 둔화의 첫 신호로 읽어야 한다.
둘째,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HBM 가동률과 서버 D램 단가 협상, 장기계약(LTA) 체결 여부다. 1분기 60~70% 인상안이 관철되면 한국 메모리 영업이익 사상 최고치 시나리오가 열린다.
셋째, 미국 유틸리티 ETF(XLU)와 하이일드 신용 스프레드의 동시 추이다. XLU 조정과 스프레드 확대가 겹치면 데이터센터 자금조달 환경 악화의 적색등이다.
닷컴 시대와 달리 이번 AI는 물리적 자본을 요구한다. 인프라를 쥔 자가 다음 10년 승자가 된다. 그 한복판에 한국 HBM이 자리잡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