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미세공정 한계 극복 위해 '소프트웨어 정의·3D 메모리' 아키텍처 혁신 단행
14나노 공정 기반 'DF1000' 양산 준비 완료…2027년 엔비디아 'B300' 추월 로드맵 제시
수율 저하·국내 제조 인프라 부족 등 걸림돌 여전…독자적 생태계 구축이 성패 가를 듯
14나노 공정 기반 'DF1000' 양산 준비 완료…2027년 엔비디아 'B300' 추월 로드맵 제시
수율 저하·국내 제조 인프라 부족 등 걸림돌 여전…독자적 생태계 구축이 성패 가를 듯
이미지 확대보기13일(현지시각) 과학 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둥팡쑤안신(Dongfang Suanxin)'은 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하고 컴퓨팅 성능을 극대화한 새로운 프로세서 아키텍처와 신제품을 전격 공개했다. 이들은 최신 초미세 제조 공정에 의존하는 대신, 소프트웨어 정의 컴퓨팅(SDC)과 3D 적층형 근접 메모리(Near-Memory)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둥팡쑤안신은 최근 열린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자사의 주력 AI 프로세서인 'DF1000'을 공개했다. 이 칩은 최첨단 공정이 아닌 14나노미터(nm) 공정으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AI 컴퓨팅 워크로드에 최적화돼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한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DF1000은 BF16 연산 기준 520테라플롭스(TFLOPS)의 성능을 제공하며, 메모리 대역폭은 6.4TB/s, 칩 간 통신 대역폭은 900GB/s에 달한다.
회사 측은 DF1000이 이미 양산 준비를 마쳤으며 올해 말 이전에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매우 공격적인 미래 로드맵도 제시했다. 오는 2026년 말에는 차세대 칩 'DF2000'을, 2027년에는 'DF3000'을 각각 출시하여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프로세서인 'H200'과 'B300'의 성능을 넘어서겠다는 포부다.
미국의 제재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제조 장비 도입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은 아키텍처 혁신, 소프트웨어 최적화, 첨단 패키징 및 메모리 설계 기술로 시스템 전체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우회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가 핵심 기술로 내세운 '소프트웨어 정의 컴퓨팅(SDC)'은 다양한 인공지능 연산 작업에 맞춰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흐름을 동적으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이와 함께 도입된 '3D 적층형 근접 메모리' 아키텍처는 메모리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프로세서 코어 바로 옆에 배치함으로써 데이터가 이동하는 물리적 거리를 극한으로 줄였다. 이를 통해 지연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동시에 전력 소모를 크게 낮췄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둥팡쑤안신의 창립자인 웨이 샤오쥔은 출시 행사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며 강한 자립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타인이 설정해 놓은 기술적 틀 안에서 수동적으로 쫓아가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독립적인 아키텍처와 독창적인 기술, 스스로 생존 가능한 자립형 생태계, 그리고 안전하고 통제 가능한 공급망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둥팡쑤안신은 DF1000 칩뿐만 아니라 이를 탑재한 '디안펑(Dianfeng) 가속기 모듈', 'TY64 슈퍼노드', 'QY100 통합 컴퓨팅 어플라이언스' 등 하드웨어 라인업을 대거 선보였다. 개발자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포섭에도 공을 들였다. 이들은 자체 개발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스택 'CAAP'를 함께 출시하여, 글로벌 주요 개발 프레임워크 지원은 물론 맞춤형 프로그래밍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엔비디아의 쿠다(CUDA) 아키텍처 장벽에 맞서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편, 설립된 지 약 2년에 불과한 둥팡쑤안신은 중국 정부의 국가 투자 펀드를 비롯해 샤오미, 징둥닷컴(JD.com), 윈펑캐피탈 등 현지 IT 대기업 및 유력 벤처캐피탈(VC)들로부터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고 독자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안착시켜 미국의 제재 그늘에서 벗어난 강력한 대안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