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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피크스 폴란드, 빚 10억달러에 파산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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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피크스 폴란드, 빚 10억달러에 파산보호

스펙트리스 붕괴로 운영 부담 커져, 지난 5월29일 텍사스법원에 신청
브룩필드, 지분·채권·DIP대출 겸하며 우선협상자 지위까지 확보
폴란드에 위치한 광활한 태양광 발전 단지와 풍력 터빈이 어우러진 전경.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에 위치한 광활한 태양광 발전 단지와 풍력 터빈이 어우러진 전경. 이미지=제미나이3


국제 정세 불안과 고금리 여파로 유럽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구조가 흔들리는 가운데, 폴란드 최대 태양광 발전사업자 가운데 한 곳이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미국 매체 아트보이스(Artvoice)는 지난 7월 13일(현지시각) 골든피크스 폴란드 홀딩(GoldenPeaks Poland Holding)과 계열사 39곳의 파산보호 신청 사실을 보도했으며, 신청 자체는 이보다 앞선 5월29일(현지시각) 텍사스주 남부연방파산법원에서 이뤄졌다고 블룸버그로우를 인용해 보도했다.

법원 자료에 따르면 신청 당시 보유 현금은 110만유로(약 원화 18억6572만원), 차입금은 9억5200만달러(약 원화 1조2147억원)였다. 올해 2월까지 네슬레, 카길과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으며 사업을 넓히던 회사가 석달 만에 유동성 위기로 내몰렸다.

"운영·보수 기능 흔들리며 664MW 자산 전반 부담 커져"


골든피크스의 유동성 위기는 계열사 하나가 흔들리며 시작됐다. 골든피크스 폴란드는 직원 없이 공사·회계·운영보수(O&M)를 계열사 스펙트리스 에너지(Spectris Energy)에 전부 위탁했다.

스펙트리스는 지난 1월 원자재값과 금리, 환율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바르샤바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고, 폴란드 국세청이 계좌를 동결하면서 협력업체들도 이탈했다.

현지 업체 에르지(Ergy)와 긴급 위탁 계약으로 운영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계약 시점은 파산보호 신청 16일 전이었다. 폴란드 송전망의 태양광 출력제한까지 겹치며 664MW 운영 자산 전반의 현금흐름이 수개월째 압박받았다는 점도 신청서에 적시됐다.

"한국타이어 전력계약은 헝가리 자산...파산 대상 법인과 별개"


한국타이어(Hankook Tire & Technology)와의 전력구매계약은 이번 파산보호 신청과 직접 관련이 없다. 골든피크스 그룹은 지난 2월18일 상위 지주사 골든피크스 캐피탈(GoldenPeaks Capital) 명의로 한국타이어와 10년 만기 페이애즈노미네이티드(Pay-as-Nominated) 방식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했고, 이 소식은 2월23일 공식 발표됐다.
계약 대상은 헝가리 소재 30MWp 태양광 설비이며 전체 공급량은 10년간 430GWh다. 법원 자료에 따르면 파산보호를 신청한 골든피크스 폴란드 홀딩은 스펙트리스 붕괴 이후 상위 그룹에서 분리돼 폴란드 자산만 관리하는 별도 법인으로 운영돼왔으며, 한국타이어의 헝가리 공급계약은 이 법인의 자산 목록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재생에너지 해외투자, SPV 단일 운영구조 위험 재조명"


이번 사태는 국내 기관투자자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유럽 태양광 프로젝트에 자금을 댈 때 고려해야 할 위험 요인을 드러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전 자산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V)이 단일 계열사에 시공·운영을 몰아준 구조는,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가 인프라 대체투자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유럽 프로젝트에서도 드물지 않다.

국민연금은 올해 2월 말 기준 해외주식 비중이 35.6%에 이르는 등 해외 대체투자를 꾸준히 늘려온 만큼, 인프라 펀드가 편입한 개별 프로젝트의 운영 자회사 리스크 점검 수준이 관심사로 떠오른다.

국내 태양광 업체 가운데 유럽에 직접 발전 자산을 보유한 대표 사례로는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이 꼽히며, 큐셀 부문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채권·지분 관계가 있다고 확인된 바는 없다.

다만 폴란드 송전망의 태양광 출력제한 조치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유럽 각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국내 기업이 유럽 시장에 신규 진출하거나 자산을 확대할 때 그리드 접속 여력과 출력제한 빈도를 사업성 평가에 미리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미국 파산 자료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골든피크스포트폴리오홀딩(Goldenpeaks Portfolio Holding Limited)을 통한 최종 지분권자이자 약 2억9400만달러 규모 후순위 담보대출자, 1200만달러 브릿지대출자, 최대 1억6280만달러 규모 DIP 대출 제공자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다.

국내 기관이 브룩필드 계열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할 때, 지분·채권·대출자 지위가 겹치는 구조의 이해 상충 조항을 점검할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다.

채권단인 요한베렌베르크고슬러(Joh. Berenberg, Gossler & Co.) 계열 펀드는 브룩필드가 최대 대출기관과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동시에 확보해 경매가 유리하게 짜였다고 반발했으나, 알프레도 페레즈 미국 파산법원 판사는 지난 6일(현지시각) 이 주장을 기각하고 브룩필드의 우선협상자 지위를 승인했다.

챕터11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태양광 발전소 548개, 설비용량 664MW 자산은 정상 가동을 이어가며 기존 전력구매계약도 유지되고 있다. 골든피크스는 지난해 7월부터 매각을 타진했지만 상환유예 협상까지 모두 성사되지 못했다.

투자업계에서는 파산보호가 자산 가치를 훼손하는 절차가 아니라 소유권을 재편하는 절차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