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우회 기술 공개…“인텔·TSMC 수준 따라잡겠다”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우회할 자체 기술을 개발해 오는 2031년에는 인텔과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 수준의 최첨단 칩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도 첨단 칩을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접근법을 공개했다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이고 ASML은 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기업이다.
화웨이는 중국 상하이 행사에서 자사 방식이 1.4나노미터(㎚) 공정 수준의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인텔, 대만 TSMC, 삼성전자가 향후 수년 내 양산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공정 수준이다.
◇ “ASML 장비 없이도 첨단 칩 가능”
미국은 지난 2019년부터 화웨이를 제재 명단에 올렸고 2022년 이후에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까지 강하게 제한해왔다. 특히 ASML의 EUV 장비 수출 제한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 약점으로 꼽혀왔다.
화웨이는 이번에 공개한 방식이 기존 첨단 반도체 제조 방식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최첨단 반도체는 회로를 더 미세하게 집적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지만 화웨이는 여러 층의 회로를 하나의 칩 안에 쌓는 적층 방식과 데이터 이동 효율 개선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팅보 화웨이 반도체 부문 사장은 행사에서 “우리 솔루션은 실현 가능하면서도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고 WSJ가 전했다.
◇ “중국 반도체 자립의 상징”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발표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 반도체 산업에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첨단 제조 장비 없이도 최고 수준 칩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중국의 기술 자립에 가장 큰 장애물 가운데 하나가 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리안제쑤 애널리스트는 “화웨이가 공급망 압박 속에서 대체 경로를 찾았다는 점 자체는 의미 있는 돌파구”라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지난 6년 동안 이 기술을 활용해 381종의 칩을 양산했다고 밝혔다. 또 올가을 출시 예정인 최신 기린(Kirin) 스마트폰 칩에는 ‘로직폴딩(LogicFolding)’이라는 새 구조가 처음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과열·복잡성 해결이 관건”
다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회로 적층 방식은 발열 문제와 설계 복잡성이 크고 여러 층 회로를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도 필요하다.
WSJ는 화웨이가 최근 1년 사이에야 비교적 안정적인 결과를 얻기 시작했다며, 대규모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실제 성능과 안정성을 입증하려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이번 발표에서 성능에 대한 외부 독립 검증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