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전기차 대부' 디스의 변신… 2027년 '배터리 교체식' 트랙터 출격

글로벌이코노믹

'전기차 대부' 디스의 변신… 2027년 '배터리 교체식' 트랙터 출격

폭스바겐 전 CEO 디스의 농기계 시장 진출
운영비 50% 절감·작업 중단 없는 24시간 풀가동
농업 혁신 꿈꾸는 '전기차 전도사'의 새 도전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전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전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폭스바겐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전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농업 현장을 정조준했다.

독일의 모빌리티 및 에너지 전문 매체인 '인사이드이비스(InsideEVs.de)'의 지난 27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디스 전 CEO는 독일 뮌헨에 '디스 E-Agrartechnik AG'를 설립하고 오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중형 전기 트랙터 개발에 착수했다.

그는 이미 인피니언(Infineon) 이사회 의장직과 더 모빌리티 하우스(The Mobility House)의 양방향 충전 사업 등을 통해 전동화 생태계 확장에 힘써왔으며, 스페인에서 직접 농장을 운영하며 체득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농기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디스 전 CEO는 이번 사업의 핵심 차별화 요소로 '교체형 배터리 시스템(Swappable Battery System)'을 내세웠다. 기존 농기계가 장시간 충전으로 인해 작업이 중단되는 문제를 극복하고, 배터리 교체를 통해 24시간 내내 멈춤 없는 작업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한 기계 판매를 넘어, 배터리 교체소와 태양광 충전 설비,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하는 종합 농업 솔루션을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이다.

비용 경쟁력과 '연결성'이 핵심… 2027년 시장 진입 예고


이번 전기 트랙터는 단순히 엔진을 모터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디스 전 CEO는 자사 트랙터가 기존 디젤 농기계와 비교해 운영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전·후방 양방향 주행 기능을 탑재하고 겨울철 제설 장비나 Mähwerke(모어), 로더 등 다양한 농업용 부착 장비를 완벽하게 호환시켜 시장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일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농기계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진출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농기계 시장은 전통적으로 내연기관 점유율이 압도적이지만,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탄소 배출 규제와 스마트 팜 도입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기 농기계로의 전환 압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 E-Agrartechnik AG는 유럽 농기계 시장의 거점인 D/A/CH(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이미 지역 내 탄탄한 인프라를 갖춘 전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기술, 농업의 DNA를 바꾸다"


디스 전 CEO의 이번 행보는 그의 과거 이력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는 폭스바겐 재임 시절인 지난 2021년, 볼프스부르크 인근 농지에서 전기 트랙터 프로토타입을 직접 테스트하며 이미 농업 부문의 전동화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이후 루안다에서 진행된 '젠팜(GenFarm)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환경에서의 데이터까지 확보했다.

업계 전문가는 "디스 전 CEO의 행보는 단순히 은퇴 후의 소일거리가 아닌, 전기차 플랫폼의 핵심 기술을 보수적인 농기계 시장에 이식하려는 전략적 시도"라고 분석했다.

현재 해당 기업은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삼을 글로벌 판매망 구축을 위해 농업 현장에 정통한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물색 중이다.

앞으로 전기 트랙터가 상용화 단계에 진입할 경우, 농업 분야의 운영 효율성 개선은 물론 농가들의 탄소 배출 저감 목표 달성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반 전기차와 달리 거친 노면 환경과 극한의 부하를 견뎌야 하는 농기계의 특성상, 배터리 안정성과 고도화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완성도가 시장 안착을 결정짓는 성패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