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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0억 달러 ‘장수 시장’ 선점하라… 인간 노화 역전 나선 AI·바이오 벤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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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0억 달러 ‘장수 시장’ 선점하라… 인간 노화 역전 나선 AI·바이오 벤처들

METiS·휴먼 롱제비티 등 AI 알고리즘 활용한 세포 재프로그래밍 연구 가속
中, 줄기세포·유전자 편집 아우르는 통합 규제 발효… 아·태 시장 연 7.5% 고속 성장 예고
일각에선 "인간 수명 120세 한계론" 반론도… "노화 지연보다 사회적 연대·외로움 해결이 생존에 더 중요"
노화 방지와 수명 연장을 달성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바이오테크 기술을 결합한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전례 없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노화 방지와 수명 연장을 달성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바이오테크 기술을 결합한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전례 없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류의 오랜 꿈인 ‘노화 방지’와 ‘수명 연장’을 달성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바이오테크 기술을 결합한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전례 없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6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 벤처들은 AI 알고리즘을 무기 삼아 복잡한 인간 세포의 유전 코드를 해독하고 오작동을 수정하는 세포 재프로그래밍 기술을 통해 약 6,100억 달러(약 97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거대 장수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메티스 테크바이오(METiS TechBio)의 라이차이타 최고경영자(CEO)는 "인간의 노화는 복잡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오류(버그)가 쌓이는 것과 같다"며 "이제 AI를 활용해 세포를 읽고 다시 씀으로써 유전 코드의 오류를 재프로그래밍해 노화 과정을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AI 알고리즘으로 특정 장기에 약물을 전달하는 나노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지난 5월 13일 홍콩 증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블랙록 등으로부터 총 2억 6,95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미·중 중심의 장수 과학 빅뱅… mRNA 부분 재프로그래밍 등 성과 잇따라


현재 장수 과학 분야에서 가장 야심 차고 논쟁적인 영역은 '세포 재프로그래밍'이다. 막대한 민간 자본과 R&D 역량을 앞세운 미국이 전 세계 장수 기업의 57%, 거래량의 84%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의 턴 바이오테크놀로지스(Turn Biotechnologies)는 독자적인 mRNA 부분 재프로그래밍 기술을 통해 실험실 검사에서 인간 피부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를 최대 10.4년 역전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해당 기술을 포함한 핵심 자산은 지난 5월 경매를 통해 한국의 대웅제약에 인수된 바 있다.

중국 바이오 벤처들의 추격세도 매섭다. 2025년 설립된 치세련 바이오테크(QiSeLian Biotech)와 유도다능성줄기세포(iPSC) 기반 플랫폼에 집중하는 싱아이 루이전 바이오테크(Xingai Ruizhen Biotech)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과학원 연구진 역시 장수 유전 경로를 재프로그래밍해 노화와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새로운 유형의 인간 줄기세포(SRC)를 개발하고 영장류 실험을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세포 재프로그래밍 시장이 오는 2031년까지 연평균 7.55%의 높은 복합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사 사이먼-쿠처의 브루스 리우 수석 파트너는 "중국은 줄기세포, 유전자 편집, 체세포 치료를 통일된 법적 틀 안에 넣은 새로운 생의학 규정을 5월 1일부로 발효했다"며 "보다 우호적인 규제 환경 덕분에 중국이 유망한 파이프라인 치료제 분야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로 질병 수십 년 전 예측… ‘빅데이터’ 결합한 맞춤형 의료 스케일업


AI의 진화는 노화 지연을 넘어 질병의 사전 예측 영역까지 바꿔놓고 있다. 유전체 데이터와 바이오마커, 개인 건강 기록을 인공지능과 결합해 미래의 발병 위험을 정확히 짚어내는 방식이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휴먼 롱제비티(Human Longevity)는 최근 홍콩 상장사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과 손잡고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에 질병을 예측하는 업계 최초의 대규모 AI 기초 모델 구축에 나섰다.

인실리코의 계산 알고리즘과 휴먼 롱제비티가 보유한 수천 명의 유전체 데이터 세트를 결합해 궁극적으로 5만 가지의 잠재적 인간 질병을 예측해 낸다는 구상이다.

허웨이우 휴먼 롱제비티 회장은 "전체 유전체 시퀀싱과 영상, AI를 결합하면 심장마비, 뇌졸중, 암, 치매 등의 위험을 최대 10년 전부터 정확히 식별할 수 있다"며 "유방암을 10~15년 전에 예측해 1기에 진단할 수만 있다면 치료와 완치가 극적으로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 선전, 홍콩까지 클리닉을 확장할 계획이다.

"인간 수명 120세가 한계" 반론과 "외로움이 생존의 더 큰 변수" 지적도


그러나 첨단 과학이 가져온 장수 호황론에 대한 경고와 회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세계적인 종양학 권위자인 앙투안 이베르(Antoine Jibert) 박사는 지난 5월 맥쿼리 아시아 컨퍼런스 인터뷰에서 "인간의 수명이 120년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장수 기술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

이베르 박사는 "인류가 질병 억제를 통해 할 수 있는 노력의 85~90%는 이미 이루어졌다"며 "평생에 걸쳐 점차 축적되는 모든 건강 문제가 기술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베르 박사는 AI나 최첨단 의학조차 결코 해결할 수 없는 현대 사회의 치명적인 질병으로 '외로움'을 꼽았다.

그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생존율에 암 치료의 질이나 질병의 단계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사회적 유대감과 관계의 유무"라며 "인간의 삶은 기술적 성과가 아닌 서로를 지탱하는 강인함에 기반한다"고 뼈아픈 조언을 건넜다.

유사한 맥락에서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레빗(Michael Levitt) 스탠퍼드 의과대학 교수 역시 아시아 글로벌 보건 정상회의에서 가장 확실하고 수월한 장수의 비결을 제시했다.

레빗 교수는 "더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과음하지 말고, 물을 많이 마시며,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숙면을 취하라"며 기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활 습관의 실천이 최고의 항노화 처방전임을 재차 상기시켰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