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정보국, 이스라엘 방첩 위협 최고 등급 '위기' 상향…트럼프 측근 협상 전략 겨냥
비트코프·콜비·디미노 표적…美·이스라엘 전례 없는 군사 밀착 속 동맹 균열 우려
비트코프·콜비·디미노 표적…美·이스라엘 전례 없는 군사 밀착 속 동맹 균열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방송 NBC 뉴스와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현지시각)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등급을 기존 '고(高)위험'에서 최고 단계인 '위기(Critical)'로 전격 상향했다고 복수의 현직·전직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내부 평가 문서는 7쪽 분량으로, 이스라엘의 인간정보(HUMINT) 및 기술정보(TECHINT) 수집 능력 전반을 '위기' 등급으로 분류했다. 미국의 동맹국 중 이 최고 등급을 받은 나라는 극히 드물며, 일부 상황에서 한국이 유사한 수준의 위험으로 평가된 사례가 있을 뿐이라고 NYT는 전했다.
협상 전략 캐내려 한 이스라엘 정보망
NYT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집중 감시한 표적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협상 수석 대표 스티브 비트코프(Steve Witkoff),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 엘브리지 콜비(Elbridge Colby), 콜비의 핵심 보좌관으로 중동 담당인 마이클 디미노(Michael DiMino)다.
비트코프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앞서 이란 핵협상을 이끈 인물이다.
미 정보 당국은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 정보가 아니라 백악관의 정치적 계산, 즉 이란에 어느 선까지 양보할 것인지, 협상 전략의 경계선이 어디인지를 캐내려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을 함께 치르며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에서 양국 장교가 나란히 근무할 만큼 군사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상황이다. 정보 당국 관계자들은 바로 이 공유 공간이 민감한 외교·정치 정보 노출의 새로운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방첩 관련 우려가 커지기 시작한 건 2024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작전 자제를 압박하던 시기부터 관련 사건이 급증했고,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이란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이스라엘의 정보 수집 활동이 계속됐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도·감청 흔적, 차량·시설에도
또한 미국 안보 기관이 사용하는 건물과 차량에 도청 장치를 심으려 한 시도도 과거 사례로 기록됐다.
현재 미·이란 협상은 양측이 대화를 이어가면서도 군사적 타격과 압박을 병행하는 '위반을 동반한 휴전' 상태로, 이란은 약 240억 달러(약 37조 원) 규모의 동결 자산 해제와 제재 완화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백악관은 NBC와 NYT 보도에 대해 "전체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이스라엘 대사관도 워싱턴에서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보도"라며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적에 맞서는 것이지 동맹국을 상대로 활동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국방부는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동맹 균열, 이란 전략 이견이 배경
이번 보고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양국 동맹 관계가 역설적으로 가장 밀착돼 있는 시점에 터졌다는 데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함께 치르며 중부사령부에서 양국 장교들이 어깨를 맞대고 근무하는 상황에서, 이 공유 공간이 민감한 외교·정치 정보의 새로운 보안 취약 지점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정보 당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
근본적 배경에는 이란 처리 방향을 둘러싼 전략 이견이 자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적 압박을 지렛대로 이란의 정치적 양보를 끌어내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 일각에서는 이란 정권 자체를 결정적으로 약화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강하다.
알자지라는 비트코프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까지 핵협상 수석 대표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이 그의 협상 전략을 사전에 파악하려 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NYT를 비롯한 미 언론은 이번 보고서가 단순한 동맹 간 마찰을 넘어, 이란 핵 협상의 향방과 미·이스라엘 정보 공유 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파키스탄이 미·이란 공식 협상 재개를 중재하려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