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결함으로 리콜·소송 얼룩진 5개 모델 분석
소비자 안전 등한시한 제조사… 중고차 시장 '주의보'
소비자 안전 등한시한 제조사… 중고차 시장 '주의보'
이미지 확대보기주행 중 갑작스러운 동력 상실이나 기어 빠짐 현상은 단순한 기계적 고장을 넘어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움직이는 시한폭탄'과 같다.
지난 6일(현지시각) 슬래시기어(SlashGear)가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도요타, 닛산 등 주요 제조사들의 특정 모델에서 변속기 관련 치명적 결함이 잇따르며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과 리콜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고질적 결함 드러난 주요 모델… 소송과 리콜의 연속
포드 F-150 (2015~2020년형): 포드와 GM이 공동 개발한 '10R80' 10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모델들이다. 사용자들은 급격한 변속 충격, 갑작스러운 동력 손실 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특히 연방 법원에서 집단 소송이 진행 중이며, 내부 볼트 결함으로 주차 모드에서 차량이 움직이는 '롤어웨이(rollaway)' 위험으로 인해 2022~2023년형 모델은 대규모 리콜을 겪었다.
쉐보레 실버라도·GMC 시에라 (2015~2019년형): 이른바 '쉐비 셰이크(Chevy Shake)'로 불리는 진동과 변속기 떨림 문제가 핵심이다. '8L90' 및 '8L45' 8단 자동변속기 내부에 과도한 마찰과 유압 부족 현상이 발생해 토크 컨버터 고장을 유발했다. 약 80만 대가 연루된 이 사건은 지난해 6월 27일 소송이 분할되면서 법적 공방이 장기화하고 있다.
램(RAM) 2500/3500 HD (2019~2023년형): '68RFE' 6단 변속기의 과열 문제가 화재 위험으로 번졌다. 내부 압력 상승으로 변속기 오일이 분출되면서 터보차저 등 고온 부품과 접촉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스텔란티스는 약 28만 대의 차량을 리콜하고 차고 밖 주차를 권고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도요타 툰드라 (2022~2024년형): 3세대 툰드라 역시 변속기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 중립 모드에서도 기어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차량이 스스로 움직이는 결함이 확인돼 28만 대 이상이 리콜 조치됐다. 최근에는 엔진 내부 파편 문제까지 겹치며 신뢰도 지수가 급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본 '변속기 리스크'의 본질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결함의 근본 원인으로 무리한 기술 도입과 비용 절감 전략의 충돌을 지목한다.
복잡한 다단 변속기를 서둘러 시장에 내놓으면서 검증 과정이 생략되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조사들이 이를 '정상적인 작동 범위'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한 것이 소비자들의 분노를 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사태는 중고차 시장에도 큰 파장을 예고한다. 결함이 고착화된 모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리비 부담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실제 GM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변속기 전체 교체 비용은 수천 달러에 달하지만 제조사들이 이를 개선하기보다는 현상 유지에 급급했던 정황이 소송 과정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향후 전개와 시사점
이번 변속기 결함 이슈는 향후 자동차 제조사의 품질 관리 책임에 대한 기준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엔진 성능이나 연비가 구매의 핵심 지표였다면, 이제는 복잡한 소프트웨어와 유압 구조가 얽힌 파워트레인의 내구성이 차량의 잔존 가치와 안전성을 결정짓는 핵심 잣대가 되었다.
업계에서는 제조사들이 향후 리콜 대응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개선하지 않을 경우, 브랜드 충성도 저하와 함께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에 직면할 위험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중고차 구매 시 특정 연식의 변속기 결함 여부를 연방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이상 증상이 발견될 경우 즉각적인 점검이 필수적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과도한 기술 경쟁이 안전이라는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시장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