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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먹거리 잡았다"… 폴란드 K2 정비 내재화에 웃는 방산 부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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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먹거리 잡았다"… 폴란드 K2 정비 내재화에 웃는 방산 부품주

파워팩 정비 포함 '2단계 자격' 150명 확보… 유럽 거점 구축
락인 효과로 장기 실적 가시성 증대… 현지 부품화 압박은 숙제
폴란드 육군이 한국산 K2 전차의 핵심 심장부인 파워팩(엔진·변속기) 정비 기술을 자국 인력에 내재화하기 시작했다. 단순 소모품 교체를 넘어 고난도 부품을 직접 다루는 정비 기반이 유럽 현지에 구축된다는 뜻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육군이 한국산 K2 전차의 핵심 심장부인 파워팩(엔진·변속기) 정비 기술을 자국 인력에 내재화하기 시작했다. 단순 소모품 교체를 넘어 고난도 부품을 직접 다루는 정비 기반이 유럽 현지에 구축된다는 뜻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폴란드 육군이 한국산 K2 전차의 핵심 심장부인 파워팩(엔진·변속기) 정비 기술을 자국 인력에 내재화하기 시작했다. 단순 소모품 교체를 넘어 고난도 부품을 직접 다루는 정비 기반이 유럽 현지에 구축된다는 뜻이다.

이번 조치는 무기 판매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지는 '애프터마켓(유지·보수·정비)' 시장을 한국 방산 기업이 선점해 장기적인 부품 수출 구조를 확보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제 완제품 인도 이후 본격화하는 부품 생태계의 장기 '실적 호전(턴어라운드)' 가능성에 주목할 때다.

[데이터 박스] K2 전차 폴란드 수출 현황 및 정비 전환 효과.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데이터 박스] K2 전차 폴란드 수출 현황 및 정비 전환 효과. 도표=글로벌이코노믹


6주간의 '심장부' 해체… 폴란드 정비병 150명 전력화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24(Defence24)는 지난 5(현지 시각) 폴란드 군수훈련센터에서 K2GF 전차의 차체 및 무장 정비를 위한 5차 교육 과정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과정을 마친 폴란드 군인과 군무원은 모두 150명이다. 이들은 현장 이론과 실기 시험을 통과해 K2 전차를 정비하고 보수할 수 있는 '2단계 자격'을 취득했다.

이번 2단계 자격 획득의 핵심은 파워팩 기술의 전수다. 교육생들은 차체 교육 6주일, 무장 교육 14일 동안 HD현대인프라코어가 공급하는 1500마력급 'DV27K' 디젤 엔진과 독일 렌크의 'HSWL 295 TM' 자동변속기로 구성된 5t 무게의 파워팩을 직접 탈거하고 진단하는 실습을 완수했다. 폴란드 군 당국은 오는 하반기에 더 고도화한 정비 인프라를 요구하는 '3단계 자격' 교육을 이어간다고 발표했다.

생애주기 비용 60% 달하는 MRO 시장… 밸류체인 반복 매출 기대


방산 전문가들은 이번 정비 인력 배출이 국내 방산 부품 생태계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강화하는 전환점이라고 진단한다. 전차는 통상 30년 이상 운용되는 장비로, 운영 유지·보수(MRO) 비용이 전체 생애주기 비용의 60%에서 70%를 차지해 초기 획득 비용의 2배를 웃도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정비 인력이 특정 국가의 장비에 숙련되면 다른 나라의 무기로 전환하기 어려워지는 '락인(Lock-in)' 효과가 발생한다.

방산업계에서는 K2 전차의 현지 정비 역량 확보는 한국 기업들에 향후 30년 이상 지속될 부품 공급권을 보장하는 보이지 않는 자산이라고 평가한다. 폴란드 육군이 현재 180대의 K2 전차를 운용하고 있어 정비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향후 추가 도입 물량까지 감안하면 MRO 시장 규모는 장기적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엔진 공급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를 비롯해 원천 기술을 보유한 파워팩 밸류체인 기업들의 반복적인 매출 구조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궤도, 서스펜션, 전장 부품 등 관련 부품 밸류체인 전반으로 수혜가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지 정비 인력의 숙련도가 올라갈수록 한국 기업의 현지 대응 비용은 감소하고 이익률은 개선되는 효과를 낸다.

유럽 현지에 K2 전차의 거점 정비창이 들어서면, 루마니아 등 차기 전차 도입을 검토 중인 주변국들과의 협상에서 유지보수 효율성을 무기로 내세울 수 있어 수출 '추진력(모멘텀)'도 강화된다.

현지 국산화 압박의 그늘… 국산화율 양날의 검


다만 정비 기술의 자급률이 올라갈수록 장기적인 마진 훼손이나 기술 유출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폴란드 국영방산그룹(PGZ) 등 현지 업체들의 정비 기술 축적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단순 유지보수를 넘어 핵심 부품의 현지 생산(CKD 조립 확대) 요구나 국산화 부품 대체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기업의 독점적 부품 공급 단가(ASP)와 마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는 원천 기술 유출을 막는 보안 장치(블랙박스화)를 철저히 병행해야 애프터마켓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핵심 동력계는 블랙박스화하고 비핵심 부품 중심으로 현지화를 허용하는 '선별적 기술 이전' 전략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방산주 들고 있다면 이것은 보라


앞으로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가 주목해야 할 리스크 시나리오와 대응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3단계 자격 교육의 진척 속도 여부다. 올해 하반기 예정된 고난도 창정비 자격 승인 속도를 보면 현지 거점 정비창의 완공 시점을 가늠할 수 있다.

둘째, 현지 부품 창고의 재고 확충 규모다. 초기 정비 부품의 대규모 발주 물량은 국내 부품 업체의 단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이끄는 지표다.

셋째, 동유럽 인근국의 K2 추가 수주 여부다. 루마니아 등 주변국의 도입 계약이 성사되면 폴란드 정비 허브의 가치와 한국 기업의 마진이 동반 상승한다.

넷째, 핵심 부품의 현지화율 변화 추이다. 폴란드 현지 업체의 생산 비중이 과도하게 커질 경우 국내 부품사의 마진 훼손 가능성이 있어 점검이 필요하다.

K2 전차 정비 인력 확대 속도는 단순 교육 지표가 아니라, 향후 30년간 국내 방산 부품주의 실적 가시성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