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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병목…마벨, 마이크론 바통 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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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병목…마벨, 마이크론 바통 이을까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 메모리서 네트워킹·맞춤형 칩으로 확산
마벨이 AI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킹과 맞춤형 반도체 수요 확대 속에 차세대 AI 인프라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마벨이 AI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킹과 맞춤형 반도체 수요 확대 속에 차세대 AI 인프라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챗GPT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네트워킹 장비와 맞춤형 반도체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킹·맞춤형 반도체 설계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부족에 힘입어 급등한 것처럼 마벨 테크놀로지가 AI 인프라 확장의 다음 수혜주가 될 수 있다고 미국 투자정보 매체 모틀리풀이 10일(현지시각) 분석했다.

모틀리풀은 AI 혁명이 여러 반도체 기업을 시가총액 1조달러(약 1523조원) 규모의 대형주 반열로 끌어올렸다고 진단했다. 최근에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이 흐름의 대표 사례로 거론됐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이후 1조달러 기준에서 다시 내려온 것으로 설명됐다.

마이크론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700% 넘게 급등했다. 주가는 한때 100달러(약 15만2000원) 안팎에서 1000달러(약 152만3000원)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뛰었다. 생성형 AI 학습이 커지면서 GPU 클러스터에 필요한 HBM과 디램(DRAM), 낸드(NAND) 공급이 부족해졌고 이 부족이 가격 결정력과 실적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 마이크론 급등 공식, 마벨에도 적용될까


모틀리풀은 마이크론의 급등을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 부품 수요가 갑자기 폭발하고 생산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사례로 봤다. AI 학습과 추론이 확대될수록 더 많은 메모리와 저장장치가 필요해지고 이는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모틀리풀은 “같은 질문이 마벨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병목이 단순히 GPU와 메모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칩과 서버를 연결하는 네트워킹 장비와 맞춤형 반도체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마벨은 이더넷 컨트롤러, 스위치, 고속 회로 등 AI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데이터를 빠르게 이동시키는 반도체와 장비를 공급한다. 수많은 GPU와 메모리, 저장장치가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작동하려면 지연시간을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인 연결 기술이 필수적이다.

모틀리풀은 많은 성장주 투자자들이 여전히 GPU와 메모리 업체에 집중하고 있지만, AI 칩 스택을 연결하는 ‘배관’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봤다. 이 지점에서 마벨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맞춤형 ASIC, 하이퍼스케일러 수요 겨냥


마벨의 또 다른 성장축은 맞춤형 주문형반도체(ASIC)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같은 하이퍼스케일러와 오픈AI 등 대형언어모델 개발 기업들은 특정 AI 작업에 맞춘 자체 반도체를 검토하고 있다.

맞춤형 ASIC은 범용 GPU보다 특정 작업에서 전력 효율과 비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질수록 빅테크는 엔비디아 GPU만으로 모든 수요를 충족하기보다, GPU와 자체 칩, 전용 네트워킹 장비를 조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마벨은 이 시장에서 설계와 연결 기술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모틀리풀은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계속되면 ASIC 채택이 GPU 수요와 함께 늘어날 것으로 봤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마벨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마벨에 20억달러(약 3조460억원)를 투자하고, 마벨을 자사 AI 공장과 AI 무선접속망 생태계에 연결하는 전략적 협력을 발표했다. 마벨은 엔비디아 NVLink 퓨전과 호환되는 맞춤형 XPU와 스케일업 네트워킹을 제공하고, 엔비디아는 CPU와 네트워크 장비, 인터커넥트 기술을 지원하는 구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달 초 마벨을 “다음 1조달러 기업”으로 부르며 시장의 관심을 키웠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발언 뒤 마벨 주가는 장중 25% 넘게 급등했고, 당시 시가총액은 2340억달러(약 356조3820억원) 수준이었다.

◇ S&P500 편입, AI 인프라주 위상 강화


마벨은 오는 22일 거래 시작 전 S&P500 지수에 편입될 예정이다. 로이터는 마벨이 최근 네 분기 합산 기준으로 일반회계기준 흑자를 기록하면서 지수 편입의 주요 수익성 요건을 넘었다고 전했다. 마벨 주가는 올해 들어 세 배 넘게 올랐고, AI 관련 수요 기대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S&P500 편입은 단순한 상징에 그치지 않는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는 지수 구성 비중에 맞춰 마벨 주식을 담아야 한다. 이는 추가 수급을 유발할 수 있고 마벨을 AI 인프라 대표 종목 가운데 하나로 더 넓은 투자자층에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다.

마벨은 브로드컴과 함께 클라우드 기업의 데이터센터 수요에 맞춘 맞춤형 칩을 설계하는 대표 업체로 꼽힌다. 빅테크가 비싸고 공급이 제한된 엔비디아 AI 프로세서 의존도를 낮추려 하는 흐름도 마벨과 같은 맞춤형 반도체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마벨이 마이크론식 급등을 그대로 반복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가격 급등이 곧바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였지만, 마벨의 성장성은 맞춤형 설계 수주, 고객별 양산 일정,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투자 속도에 더 크게 좌우된다.

또 AI 인프라 투자 열풍이 이어지더라도 시장은 이미 상당한 기대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 모틀리풀 자료에 따르면 마벨 주가는 265.07달러(약 40만4000원) 수준에서 거래됐고, 시가총액은 2330억달러(약 354조8590억원)로 제시됐다. 1조달러 기업이 되려면 지금보다 훨씬 큰 매출 성장과 이익 개선이 필요하다.

결국 마벨의 관건은 AI 데이터센터의 병목이 메모리에서 네트워킹과 맞춤형 칩으로 얼마나 빠르게 옮겨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