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DF "이민자 사냥 선동" 보도 논란→자진 삭제…명예훼손 소송 초읽기
테슬라·X 유럽 규제 압박 가중…머스크 리스크, 투자 변수로 부상
테슬라·X 유럽 규제 압박 가중…머스크 리스크, 투자 변수로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독일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와 AFP 통신이 16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ZDF가 머스크를 이민자 사냥을 촉구한 인물로 지목하는 방송을 내보냈다가 스스로 "부정확하고 오해를 낳는 표현"이었다고 인정하고 해당 영상을 삭제하면서, 언론 보도의 정확성과 빅테크 플랫폼 책임론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와 X에 투자한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유럽발 법적·규제 리스크가 머스크 관련 자산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ZDF 보도와 머스크의 반격
사태의 발단은 ZDF가 지난 12일(현지시각) 온라인 뉴스 프로그램 '오이테 라이브(heute live)'에서 내보낸 벨파스트 폭동 관련 보도다.
당시 사회자는 "인종차별적 폭도가 이민자를 쫓아다녔으며, 이를 촉구한 것은 영국의 극우 인사와 기술 재벌 일론 머스크였다"고 발언했다. 방송 제목도 '벨파스트 폭동: 머스크가 어떻게 시위를 부추겼나'였다.
머스크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X 계정에 "ZDF의 터무니없는 거짓말에 대해 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으며, 뒤이어 "소송 진행 과정에서 이 끔찍한 거짓말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이번 소송 예고를 게시한 것은 전직 '빌트' 편집장이자 현재 극우 성향 온라인 매체 '니우스(Nius)'를 이끄는 율리안 라이헬트의 게시물에 댓글을 다는 형식이었다.
머스크 측 변호인 요아힘 슈타인회펠은 ZDF에 경고장을 발송하고, 해당 발언을 "명예를 훼손하는 중상적 주장"으로 규정했다. 변호인은 ZDF가 방송분 삭제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즉시 법적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ZDF는 경고장을 받은 뒤 곧바로 물러섰다. 방송사는 문제의 도입부를 삭제하고 자사 누리집에 해당 부분이 "법적 이유로" 단축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방송 설명란에 별도 설명을 추가하며 사회자의 표현이 "부정확하고 오해를 낳을 수 있었다"고 인정했다.
ZDF의 해명에 따르면, 영국 극우 인사 토미 로빈슨이 벨파스트 칼부림 이후 시위를 촉구했고 머스크는 그 게시물을 공유한 것이다.
벨파스트 폭동의 발단과 온라인 선동 경로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8일(현지시각) 벨파스트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이다. 수단 출신 30세 남성 하디 알로디드가 피해자를 찌른 혐의로 살인 미수, 흉기 소지, 협박 혐의를 받고 있으며, 피해 남성(40대)은 눈과 얼굴,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건 영상이 온라인으로 퍼지자 폭동이 잇따랐다. 시위대 수백 명이 거리로 나와 "외국인은 나가라"를 외치며 자동차와 주택, 사업체에 불을 질렀다. 북아일랜드 경찰과 정치권은 피해 우려가 있는 망명 신청자 숙소 주소와 이민 관련 기관 정보가 담긴 이른바 '표적 목록'이 극우 단체들 사이에서 유포됐다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지난 9일(현지시각) X에 "반복적으로, 크게 항의해야만 변화가 생긴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앞서 토미 로빈슨과 복원 영국(Restore UK) 설립자 루퍼트 로우의 시위 촉구 게시물을 자신의 팔로워 2억 4000만 명에게 공유했다.
정치권 비판도 거셌다. 북아일랜드 제1장관 미셸 오닐은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들이 집에 편히 앉아 증오와 긴장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노동당 의장 안나 털리도 "정치적 목적으로 이 상황을 이용하는 사람은 누구든 해악을 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폭동이 가라앉은 뒤 벨파스트에서는 수천 명이 거리에 나와 반인종차별 맞불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법리 공방의 쟁점과 투자 변수
이번 분쟁의 핵심 쟁점은 '게시물 공유'와 '선동'의 법적 경계다. ZDF 스스로 인정했듯, 머스크는 직접 이민자 사냥을 촉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략적 대화 연구소(Institute for Strategic Dialogue)의 시아란 오코너는 머스크가 X를 통해 현지 이민 관련 게시물을 국제적으로 증폭시키고 망명 신청자 거주지 주소 확산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독일 법원이 이 사건을 실제로 받아들일 경우, 소셜미디어 플랫폼 소유주의 '재공유' 행위가 법적 책임을 유발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 각국 규제 당국과의 충돌, 이번 명예훼손 소송까지 머스크를 겨냥한 유럽발 법적 리스크가 동시다발로 쌓여가는 가운데, 테슬라와 X의 유럽 사업 환경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증권가 안팎에서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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