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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이어 농업도 추월한다”… 中, ‘AI 농업 로봇’ 앞세워 글로벌 식량 전장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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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이어 농업도 추월한다”… 中, ‘AI 농업 로봇’ 앞세워 글로벌 식량 전장 공습

농촌 인구 20년 새 반토막·고령화 위기 속 ‘AI 대량 생산 능력’ 결합해 기회로 전환
선전 ‘그레인코어 다이내믹스’, 인간 지능 모사한 농업용 4족 보행 로봇 개 연내 출시
시진핑 ‘1호 문서’에 로봇 최초 명시… 美 ‘232조 수입 로봇 조사’ 맞선 전략 강국 경쟁
로봇들이 중국 동부 저장성 펑후 광천 진의 스마트 농업 시범 공원에서 상추 묘목을 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로봇들이 중국 동부 저장성 펑후 광천 진의 스마트 농업 시범 공원에서 상추 묘목을 심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과거 내연기관 자동차의 열세를 단 10년 만에 뒤집고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전기차(EV) 성공 신화’를 인공지능(AI) 기반의 농업 로봇 시장에서 그대로 재현하겠다는 야심 찬 도전장을 던졌다.

농촌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고령화라는 심각한 국가적 위기를 AI 기술력과 가혹한 단가의 대량생산 역량을 결합해 전 세계 농기계 패권을 뒤흔들 지름길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22일(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기술 허브인 선전 기반의 첨단 농업 로봇 스타트업 ‘그레인코어 다이내믹스(GrainCore Dynamics)’의 창립자 자오펑은 "현재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AI 알고리즘 역량과 하드웨어 대량 제조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나라는 중국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과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따라잡으려 했던 초기 30년 동안은 서방의 백 년 기술 장벽을 좁히지 못했으나, 신에너지·전기차라는 새로운 판도 변화를 통해 단숨에 그들을 뛰어넘었다"면서 "정밀 세라믹 소재 기술로 AI 반도체 장비를 장악한 일본 토토나 갈륨 등 전략 광물을 무기화한 베이징의 자원 장벽처럼, 농업 분야 역시 지능형 로봇이라는 지름길을 통해 서방 파트너들을 추월할 황금기를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노인만 남은 광활한 농지 기계가 맡는다”…절박한 식량 안보가 키운 4족 로봇 개


중국이 이토록 농업 자동화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14억 인구의 생사가 걸린 ‘식량 안보’의 급격한 체질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중국 전체 노동력의 45%에 이르렀던 약 3억4000만 명의 농업 노동 인구는 2025년 기준 1억6000만 명(약 20%)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최신 보고서에서도 중국 농촌 주민 중 60세 이상 고령층이 이미 4분의 1을 넘어섰으며, 전업 농민의 평균 연령은 일반 비농업 노동자보다 무려 16세나 높아 사실상 노동력 마비 상태에 직면했다.

소규모로 파편화된 토지 분할 구조 탓에 농가 수익성은 바닥을 쳤고, 주요 곡물 벨트를 제외한 외곽 농지의 무분별한 방치와 포기 현상도 심화됐다.

벼랑 끝에 몰린 현실은 폭발적인 로봇 수요를 낳았다. ‘중국 로봇 연감 2025’에 따르면 중국 내 농업용 로봇 수요는 2020년 1만9200대에서 2024년 5만8600대로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에 대응해 그레인코어 다이내믹스는 인간 농부의 오감 인지 기능과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그대로 컴퓨터 비전으로 시뮬레이션한 ‘농업용 4족 보행 로봇 개’를 올해 말 전격 출시할 예정이다. 이 모바일 지능형 플랫폼은 경사지와 진흙탕, 온실, 과수원 등 가혹하고 복잡한 농지 환경을 자유자재로 누빌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각·환경·토양용 모듈식 센서를 탑재해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AI에게 학습시켜 해충 발생이나 성장 저하, 토양 오염 등 편차를 스스로 진단해 맞춤형 정밀 처방을 내리는 혁신 하드웨어다.

중국 정부의 국책 지원 총공세…미국 무역 장벽 맞설 ‘국가 전략 전장’ 부상


중국 지도부 역시 차세대 농업 로봇을 단순한 기계가 아닌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전략적 방호벽’으로 보고 규제 개혁과 예산 투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하이화 중국기계공업공사 농기계 전문위원은 최근 관인 저널 ‘중국농촌과학기술’ 기고문에서 "농업 로봇공학은 글로벌 테크 혁신의 최정점이자 미래 농기계 패권의 핵심 분쟁점"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무역 규제 조치와 무인 로봇 수입 조사 압박을 언급하면서 서방의 견제구를 뚫기 위해 이 분야의 자급체제 완성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정부가 발표한 올해 연례 ‘1호 문서(농촌 개발 정책 청사진)’에는 역사상 최초로 "드론·사물인터넷(IoT)과 함께 로봇공학의 농업 적용 시나리오를 전면 확대하라"는 전폭적인 행정명령이 명시됐다.

뒤이어 중국 교육부 역시 대학 학부 전공 최신 명단에 ‘농업 로봇공학’을 정식 학과 프로그램으로 긴급 신설하며 인재 육성의 가속 페달을 밟았다.

자오펑 창립자는 미래 중국 농업의 유일한 출구는 제조업과 같은 철저한 ‘규격화와 기계화’라고 단언했다.

그는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남은 농촌 인구는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유통산업으로 이동하고, 실제 재배와 수학은 완벽히 인공지능 기계에 맡겨야 한다"면서 "중국의 식량 자립이든 농업기술의 글로벌 리더십 달성이든, 규모의 경제와 자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필연적인 길"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서 터져나온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고션)의 파산 소송전이나 G7의 중요 광물 동맹 가동 등 서방의 촘촘한 차단 벽을 우회해 바다 밑 수중 데이터센터 가동과 농지 위 AI 로봇 군단 배치를 앞세운 중국의 독창적인 ‘에코 테크’ 물량 공세에 전 세계 농업 및 첨단 IT 공급망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