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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동력’ 구리 경색… 美·中, 첨단기술·방위 핵심 금속 두고 패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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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동력’ 구리 경색… 美·中, 첨단기술·방위 핵심 금속 두고 패권전

美, 中의 정제 구리 독점 맞서 고강도 관세 철막 및 자강론 가동
中·DR콩고, 전 세계 정제 구리 생산량 60% 장악… 美 제련소는 16개에서 단 2개로 붕괴
AI 데이터센터 폭증에 구리 수요 2040년 250만 톤으로 두 배 폭증 예고
2025년 8월 14일, 중국 장시성 간저우에 위치한 웰어센트 공장에서 구리 평판선 생산 라인에 구리 막대 코일이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8월 14일, 중국 장시성 간저우에 위치한 웰어센트 공장에서 구리 평판선 생산 라인에 구리 막대 코일이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전기차, 첨단 방위산업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필수 핵심 광물인 ‘구리’를 둘러싸고 조용한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영토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수뇌부가 중국의 가공할 만한 정제 구리 독점 체제를 깨부수기 위해 고강도 관세 장벽과 국내 제조업 부활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이미 전 세계 제련 인프라를 지배한 중국의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혀 가혹한 자본 시험대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오는 6월 30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른 구리 시장 최적화 평가 보고서를 백악관에 기습 제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는 오는 2027년 첫날부터 정제 구리 수입에 15%의 관세를 도입하고, 이듬해 30%까지 무차별 폭증시키는 전술적 관세 펜스 구축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전격 확인됐다.

“제련소 16개에서 2개로 붕괴”... 미국 쇠퇴 틈타 공급망 장악한 중국


과거 100년 전 미시간, 애리조나 등 미국의 광산과 제련소들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하드웨어 기술을 자랑하며 미국 산업 성장과 전시 제조업의 방공망 역할을 완수했었다. 그러나 환경 규제와 비용 절감의 덫에 갇혀 가공 능력이 해외로 대거 이전되면서, 현재 미국 내 운영 중인 구리 제련소는 단 2개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반면 중국은 지난 20년간 자원 부국들을 무차별적으로 매입하며 전 세계 정제 구리 생산국의 독점 맹주로 올라섰다.

량옌 윌라멧 대학교 경제학 교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 구리 수입량의 20%를 공급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정제 및 제련 능력의 무려 52%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폴란드 AC 스틸의 최신 지표를 보면 중국은 콩고민주공화국(DR 콩고)의 카모아-카쿨라 등 주요 광산 지분을 선점 및 융합해 2026년 1분기 기준 전 세계 정제 구리 생산량의 약 60%를 독점 확보한 상태다.

중국 진영이 전년 대비 9%의 가파른 스케일업 랠리를 달성하는 동안, 미국을 포함한 나머지 영토의 생산 능력은 도리어 1.4% 역성장하며 가치사슬의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졌다.

AI 데이터센터가 촉발한 구리 블랙홀… 관세 도입 시 톤당 14,000달러 대폭발 위험


이 같은 공급망 비실물 자산 불균형은 차세대 데이터 시대의 개막과 함께 시한폭탄으로 부상했다. 내부 전력 분배 및 냉각 칩셋에 엄청난 양의 구리가 투입되는 AI 데이터센터의 증가로 인해 전 세계 구리 수요는 2025년 110만 톤에서 오는 2040년 250만 톤으로 두 배 이상 가쁘게 폭증할 것으로 S&P 글로벌은 추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오는 2035년까지 전 세계 구리 마켓이 약 30%의 심각한 공급 적자 공황을 겪을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등을 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워싱턴의 기습 관세 처방은 부메랑이 되어 서방 자본의 숨통을 조일 수 있다는 관측이 팽배하다.

월스트리트의 거두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미국이 정제 구리 관세를 강행할 경우, 공급 긴축 쇼크로 인해 2026년 하반기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가격이 톤당 14,000달러를 가볍게 돌파할 것이며 미국 구매자들의 가혹한 사재기(비축 폭증) 발작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배수진을 쳤다.

로듐 그룹의 수석 분석가 로간 퀸은 “미국은 향후 최소 5~10년간 정제 구리의 순수입국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며 “수입 관세 폭탄은 결국 재생에너지, 전력망, AI 데이터센터 등 미국의 차세대 테크 가치사슬 기업들에 부과되는 가혹한 직접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제적 중국 vs 사후 반응적 미국… 인프라 재건의 가혹한 늪


전문가들은 미국의 가장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으로 ‘일관된 국가 구리 이니셔티브 및 로드맵의 부재’를 꼽는다.

중국 수뇌부는 이미 지난 2016년 국가 광물 자원 계획을 통해 구리를 전략 자산으로 공식 지정하고 광업, 정유, 재활용, 통상을 원스톱 통합 프레임워크 아래 조율해 왔다. 반면 미국은 뒤늦은 2025년에야 구리를 핵심 광물 목록에 추가하는 등 사후 반응적이고 분열된 행정 체제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 애리조나의 ‘레졸루션 코퍼러’ 등 미국 내 주요 광산 프로젝트들이 올해 들어 부랴부랴 규제 승인 빗장을 열고 있으나, 미국 내 광산 및 제련 인프라가 구축되어 실제 첫 출하에 도달하는 리드타임은 평균 19.1년에 달한다. 글로벌 평균(16.2년)보다 느린 허가 프로세스 늪에 갇혀 있는 셈이다.

루크 발레니 WRI 폴스키 에너지 센터 매니저는 “미국의 가혹하게 높은 에너지 및 노동 원가, 엄격한 환경 규제 쇠사슬, 역사적으로 바닥을 기는 제련 마진을 고려할 때 민간 자본만으로는 구리 안보 방공망을 재건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미국 정부의 천문학적인 직접 보조금 믹스 수술이 긴급하다고 제언했다.

미국의 자강론적 무역 보조금 족쇄와 중국의 독점적 제조 해자가 정면충돌하는 격동의 2026년, 이 붉은 금속의 패권 향방이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들의 마진을 어디까지 뒤흔들지 전 세계 월스트리트 자본가들의 매서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