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FSD 업데이트·AI 협력 언급에 투자심리 개선
올해 16% 하락 뒤 8%대 급등…합병 관측은 아직 기대 수준
올해 16% 하락 뒤 8%대 급등…합병 관측은 아직 기대 수준
이미지 확대보기테슬라 주가가 힘겨운 한 주를 보낸 뒤 급반등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인공지능(AI) 개발 흐름을 언급한 가운데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협력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배런스에 따르면 전날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가 상승했다며 머스크의 X 게시글이 주가 반등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8%대 급등해 411.84달러(약 63만8000원)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16% 하락한 상태였다. 다만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는 여전히 17% 오른 수준이었다.
◇ 구형 차량 FSD 업데이트가 호재
이날 투자자들이 주목한 첫 번째 재료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 FSD는 이름과 달리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한 고급 운전자보조 기능이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구형 HW3, 또는 AI3 하드웨어를 장착한 차량을 대상으로 FSD 업데이트를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차량은 최신 하드웨어가 탑재된 차량보다 FSD 기능 개선 속도가 늦다는 불만을 받아왔다.
이번 업데이트는 구형 차량 소유자에게 중요하다. 이미 판매된 차량에서도 자율주행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월 99달러(약 15만3000원) 수준의 FSD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려면 기존 차량 소유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업데이트가 FSD 구독 전환율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만으로 성장주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소프트웨어와 구독 매출을 더 중요한 성장축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 스페이스X와 AI 접점도 부각
주가 반등에는 스페이스X와의 연결고리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AI 분야에서 공통 기술을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그록 AI 모델과 관련한 언급은 두 회사가 단순히 같은 창업자를 둔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접점을 넓히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테슬라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에너지 저장장치 사업을 갖고 있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체와 스타링크 위성망,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 AI 인프라를 앞세운다. 두 회사는 사업 영역이 다르지만 AI, 반도체, 에너지, 로봇이라는 공통분모를 공유한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가 텍사스에 반도체 생산 거점인 테라팹을 함께 구축할 수 있다는 관측도 계속 나오고 있다. 테라팹 구상은 로봇과 우주 인프라에 필요한 칩을 생산하는 초대형 시설로 거론된다.
배런스에 따르면 이같은 흐름은 테슬라 투자자에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테슬라가 단순 전기차 업체가 아니라 AI·로봇·에너지 기업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다. 다른 하나는 스페이스X 상장 이후 머스크 생태계 안에서 테슬라의 위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 스페이스X 상장 뒤 테슬라 투자 논리 변화
스페이스X가 이달 상장하면서 테슬라 투자 논리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일반 투자자가 머스크의 미래 비전에 투자할 수 있는 대표 상장사가 사실상 테슬라였다. 그러나 이제는 우주·위성·AI 인프라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스페이스X라는 선택지가 생겼다.
이 때문에 스페이스X 상장은 테슬라에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될 수 있다. 머스크 생태계 전체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테슬라 주가도 함께 오를 수 있다. 반대로 투자자금과 관심이 스페이스X로 옮겨가면 테슬라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주 테슬라 주가는 부진했다. 기술주 전반의 조정, AI 관련주의 고평가 논란, 스페이스X 상장 이후 머스크 관련주 사이의 자금 이동 가능성이 겹쳤다. 그러나 월요일에는 스페이스X 주가 강세와 테슬라의 FSD 업데이트 기대가 맞물리며 반등세가 나타났다.
◇ 합병 관측은 아직 기대 수준
월가에서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장기적 결합 가능성도 계속 거론된다. 스페이스X의 귄 쇼트웰 사장은 상장 직후 두 회사 사이에 시너지가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당장 합병을 추진한다는 뜻은 아니며 스페이스X의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두 회사가 실제로 합병하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는 지적이다. 테슬라는 공개 상장사이고, 스페이스X도 상장 이후 일반 주주와 규제 당국의 감시를 받는다. 양사 가치 산정, 주주 승인, 지배구조, 이해상충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한다.
머스크가 두 회사를 모두 이끄는 만큼 전략적 협력은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협력이 곧 합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재 주가에 반영되는 것은 확정된 거래라기보다 머스크 생태계의 장기 통합 가능성에 대한 기대에 가깝다.
◇ 2분기 인도량 발표 앞두고 변동성 커질 듯
테슬라 주가는 2분기 차량 인도량 발표를 앞두고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2분기에 약 40만대 안팎의 차량을 인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점점 자동차 판매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기차 수요 둔화, 가격 인하 압박, 중국 업체와의 경쟁은 여전히 부담이다. 반면 FSD, 로보택시, 옵티머스, 에너지 저장장치, 스페이스X와의 AI 협력 기대는 주가를 떠받치는 요인이다.
테슬라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전기차 사업에서 판매와 수익성을 방어하면서 AI와 자율주행 사업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증거를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주가 급등은 머스크의 발언과 FSD 업데이트, 스페이스X와의 연결 기대가 만든 반등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테슬라 주가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섰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시장은 이제 테슬라를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머스크가 구축하는 AI·우주·로봇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다시 평가할지 시험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