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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가 만든 바닥… ARR 반등 시작된 SaaS, 선별 매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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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가 만든 바닥… ARR 반등 시작된 SaaS, 선별 매수 시험대

AI 종말론의 부각과 반전의 서막 열리나
배런스 "SaaS 멀티플 5년 평균 반토막… 성장률 대비 주가는 역사상 최저점 근접"
AI 내재화로 락인 강화되나 인터페이스 잠식·과금 모델 전환 진통은 점검해야
인공지능(AI)이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체해 고사시킬 것이라는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관련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이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체해 고사시킬 것이라는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관련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이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체해 고사시킬 것이라는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관련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융투자회사 구겐하임은 최근 주가 하락을 시장의 과도한 오해에서 비롯된 역발상 투자 기회로 분석했다.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AI를 단순한 경쟁 기술이 아닌 플랫폼 확장의 도구로 내재화하기 시작한 데다, 고정 매출의 핵심 지표인 연간 반복 매출(ARR)이 분기 기준으로 가속 전환하며 실적 턴어라운드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주가 조정이 불러온 밸류에이션 매력


배런스(Barron's)는 지난 1(현지시간) 구겐하임 분석을 인용해 미국 소프트웨어 업종이 가치평가 바닥 근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아이셰어즈 확장 테크-소프트웨어 섹터 상장지수펀드(ETF)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그러나 주가 조정으로 인해 성장률 대비 멀티플(GARP) 관점에서의 가격 매력은 역사상 가장 저렴한 구간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음에도 가격만 과도하게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구겐하임의 존 디푸치 분석가는 기업용 SaaS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5년 평균치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비스나우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22.9배로 5년 평균(55.4)을 크게 밑돌며, 세일즈포스 역시 선행 PER11.1배에 불과해 과거 평균(29.7) 대비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있다.

특히 전통 지표인 PER 비교 외에 SaaS 섹터의 핵심 지표인 EV/Sales(12개월 선행) 기준에서도 주요 기업들은 5년 평균 대비 30%에서 50% 디스카운트된 구간에 위치해 있다.

성장률과 잉여현금흐름(FCF) 마진율의 합이 40%를 넘는 '40 법칙' 상위 우량 기업군조차 밸류에이션 하단 밴드에 근접한 상태다. 디푸치 분석가는 가치평가만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분석하며 서비스나우, 세일즈포스, 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의 투자 등급을 상향했다.

플랫폼 흡수와 핵심 수익 지표의 가속


시장은 AI 기술이 기존 소프트웨어 기능을 무력화할 것으로 우려하지만, 대형 SaaS 기업들은 오히려 AI를 자체 플랫폼에 흡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AI는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여주는 기능 확장의 가속층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의 '아인슈타인 AI'나 서비스나우의 '나우 어시스트'처럼, 기존 고객의 방대한 비즈니스 데이터가 축적된 플랫폼 위에 AI 기능이 결합할 때 시너지는 극대화된다.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이미 업무 프로세스 깊숙이 녹아든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AI 도입만을 위해 통째로 교체할 이유가 없다.

디푸치 분석가가 언급한 "문제가 없으면 고치지 않는다"는 기업 소비자의 특성은 기존 플랫폼 기업들이 AI 권역에서도 고객 통제력(락인 효과)을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방어벽이 된다.

가장 주목할 실전 신호는 기업들의 핵심 수익 지표인 연간 반복 매출(ARR)의 반등이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기업들의 IT 지출 통제기가 끝나고, 최근 신규 ARR 성장세가 기존 한 자릿수 둔화세에서 벗어나 분기 기준 두 자릿수 가속 전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ARR 가속이 전 업종에 동시적으로 나타나는 순환 반등은 아니다. 기업들의 인프라 재투자 사이클과 맞물려 보안, 데이터 플랫폼, 자동화 SaaS 부문에서 수요 기반의 반등이 먼저 확인되고 있으며, 협업 소프트웨어나 HR SaaS 부문은 상대적으로 회복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등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하다. 성장세가 본격적으로 증명되는 올해 말부터 2027년까지는 시장에 퍼진 AI 종말론의 목소리도 힘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매수 전 따져봐야 할 장기 불확실성


다만 긍정적인 전망 일변도로 접근하기에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소프트웨어 섹터는 장기 구독 기반의 미래 현금흐름 비중이 높아 자산 가치 회복 기간(듀레이션)이 긴 자산에 속한다. 따라서 고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경우 할인율 상승으로 인해 멀티플 확장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

더 강력한 리스크는 빅테크에 의한 인터페이스 잠식과 과금 모델의 변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이나 챗GPT 엔터프라이즈 같은 AI 네이티브 툴들은 기능 단위에서 기존 SaaS를 대체하기보다, 사용자의 인터페이스(UI)와 워크플로우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 직원이 기존 SaaS 화면을 켜지 않고도 AI 비서와의 대화만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기존 SaaS가 고객 접점과 트래픽을 빅테크에 잠식당할 우려가 존재한다.

아울러 기존의 '사용자 수당 과금(Seat-based)' 방식이 AI 도입으로 인한 인력 효율화로 한계에 직면함에 따라, '사용량 중심 과금(Usage-based)' 체제로 거듭나야 하는 과도기 진통도 감당해야 한다. 과금 모델 전환 초기에는 고객의 비용 최적화 움직임이 동시에 발생하며 단기적으로 사용자당 평균 매출(ARPU)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수치상의 검증이 필수적이다.

성공 투자를 위한 선별 기준과 진입 전략


지금의 소프트웨어 섹터는 무차별적인 공포가 만들어낸 진입 구간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실패 없는 투자를 위해서는 막연한 기대감을 배제하고 4가지 정량 지표에 부합하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

우선 순매출 유지율(NRR)110% 이상을 유지하며 대체 불가능한 핵심 업무 시스템을 장악했음을 증명해야 한다. 동시에 AI 기능을 단순 탑재하는 수준을 넘어 AI 관련 매출 기여도와 고가 요금제 전환 비중이 유의미하게 상승하는지 확인해야 하며, 분기별 ARR 성장률의 반등과 향후 가이던스가 연속으로 상향 조정되는지 숫자로 검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형 성장과 동시에 잉여현금흐름 마진이 확대되거나 영업 레버리지를 확보해 고금리 내성을 갖췄는지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투자 타이밍 측면에서는 이들 선별 기업의 분기 실적 발표 이후 향후 실적 지침인 가이던스 상향이 확인되는 구간에서부터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분할 매수 접근이 안전하다. 특히 실적 발표 직후 단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가이던스 상향이 동반된다면, 이를 적극적인 눌림목 매수 타이밍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