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2.6조원 쏟은 보쉬와 동맹 접고 새 협력사 물색 나서
완성차 외주화 흐름에 모비스·LG이노텍 등 국내 부품사 수주 촉각
완성차 외주화 흐름에 모비스·LG이노텍 등 국내 부품사 수주 촉각
이미지 확대보기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리브는 최근 폭스바겐 자회사 카리아드가 보쉬와 맺은 자율주행동맹(ADA)의 종료를 공식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빌보헤는 당초 2029년까지였던 계약이 조기 종료됐다고 전했으며,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폭스바겐이 3단계(레벨3) 자율주행으로의 도약이 더디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15억 유로 투자에도 경쟁력 미달
카리아드와 보쉬는 2022년 자율주행동맹을 결성해 승용차부터 상용차까지 적용할 수 있는 레벨2 소프트웨어 스택을 공동 개발해왔다.
폭스바겐은 이 프로젝트에 15억 유로(약 2조6244억 원)를 투입했지만 사내 검토 결과 해당 기술이 시장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개발 결과물 자체는 양측이 각자 제품에 활용하기로 했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 올리버 블루메는 "고도화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고객에게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그룹은 유럽과 북미에서 고도 자율주행을 도입하겠다는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레벨2 기술은 2027년 출시 예정인 소형 전기차 ID.에브리원에 우선 탑재된다.
모빌아이·웨이브, 새 파트너 후보로
폭스바겐은 이미 모빌아이와 내연기관 차량용 레벨2+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을 개발해왔고, 우버와 협력해 미국에 투입될 완전자율주행 상용차 ID.버즈AD에도 모빌아이의 레벨4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한델스블라트는 영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와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했다. 웨이브는 지난 2월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우버,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부터 약 10억 유로(약 1조7496억 원)를 유치한 바 있다.
국내 부품사에 반사이익 가능성
완성차업체가 자체 개발보다 외부 조달로 방향을 트는 흐름은 국내 자율주행 부품업계 수주 지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카메라·레이더 센서 자체 개발과 양산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최근 퀄컴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통합 솔루션 협력을 맺었다.
만도에서 분사한 HL클레무브 역시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레이더·카메라 융합 센서를 공급하며 보쉬·모빌아이와 직접 경쟁하는 국내 업체다.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LG이노텍·삼성전기 등 부품업체 역시 완성차의 외부 조달 확대 국면에서 공급 물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완성차업계가 레벨3 상용화의 상품성 한계를 겪은 뒤 레벨2+·레벨2++ 고도화로 방향을 튼 흐름은 국내에서도 이미 나타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아 EV9의 고속도로드라이빙파일럿 옵션 적용을 양산 직전에 보류하고, 대신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도입해 레벨2부터 레벨4까지 아우르는 통합 아키텍처로 방향을 틀었다.
폭스바겐 사례는 대형 완성차조차 독자 개발보다 검증된 외부 기술을 사들이는 쪽이 비용과 속도 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근거로 꼽힌다.
다만 폭스바겐이 최종 협력사를 모빌아이나 웨이브로 좁힐 경우 국내 업체가 직접 수혜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완성차 1개사의 부품 협력사 교체가 국내 상장사 실적에 반영되려면 최소 1~2년의 양산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카리아드 측은 "속도와 확장성, 신속한 이행에 집중해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오는 9월까지 새 협력사와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