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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병목'이 유도한 범용 메모리 폭등… 삼성전자 2분기 18배 깜짝 실적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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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병목'이 유도한 범용 메모리 폭등… 삼성전자 2분기 18배 깜짝 실적의 명암

신규 수요보다 '재고 사이클 종료와 공급 재배치' 결과… 유통 재고 4주 이하 유지가 단기 관건
하이퍼스케일러 투자 성장률 10% 둔화 시 공급 과잉 전환 위험… 수율과 고객사 인증이 최대 변수
삼성전자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구조 전환에 따른 메모리 품귀 현상으로 지난해보다 18배 가까이 폭증할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구조 전환에 따른 메모리 품귀 현상으로 지난해보다 18배 가까이 폭증할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삼성전자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구조 전환에 따른 메모리 품귀 현상으로 지난해보다 18배 가까이 폭증할 전망이다.

이번 상승주기는 무한한 신규 수요의 창출이라기보다, 지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재고 과잉과 감산 기조가 끝나고 '재고 사이클 종료와 공급 재배치'가 맞물린 결과다. 다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율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속도 조절은 하반기 실적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6(현지시각) 30개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한 엘에스이지(LSEG) 스마트에스티메이트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86조 원(5635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동기 47000억 원과 비교하면 약 1730% 늘어난 규모다. 이대로 실적이 확정된다면 삼성전자는 3개 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을 갈아치운다.

구조 재편의 초기 국면… HBM이 잠근 공급을 범용이 메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본질은 메모리 산업 구조 재편의 초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핵심은 "HBM은 병목을 만들고, 디램(DRAM)과 낸드(NAND)는 물량을 확장하는 구조"로 요약된다. 인공지능 핵심 연산을 지원하는 HBM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일반 범용 디램 웨이퍼 할당량은 줄어든다.

이 공급 통제 효과가 범용 제품의 단가 상승을 유도하며 삼성전자 실적 호전을 이끌었다. 씨티리서치가 지난주 발표한 분석을 보면 2분기 디램과 낸드플래시의 전 분기 대비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률은 각각 44%, 53%에 달했다.

여기에 스스로 판단하고 다단계 과제를 처리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확산이 추론 메모리 수요를 자극했다. 학습 중심의 기존 인공지능과 달리 추론 단계에서는 서버 프로세서의 연산 용량과 데이터 보관을 위한 저장장치 확장이 필수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주기가 단순히 인공지능 특수에 기댄 것이 아니라, 전체 메모리 계층 구조가 한 단계 격상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한다. HBM이 촉발한 구조 전환이지만, 실제 매출과 수익 규모는 범용 메모리가 만들어내는 구조다.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3대 메모리 기업의 주가는 올해 들어 폭등했다. 삼성전자가 158%,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각각 273%, 242% 오르며 3사 모두 시가총액 1조 달러(1529조 원) 고지를 밟았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오는 3분기에도 전통 데이터센터와 소비자용 메모리 수요 정상화에 힘입어 범용 디램과 낸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각각 24%, 25%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제조업체와 유통사의 재고 일수(Inventory Days)4주 이하의 정상 범주를 유지해야 한다.

공급 사이드 통제와 재고 정상화의 결합… 증설 속도가 관건


메모리 산업의 특성상 현재의 가격 폭등은 수요 측면의 변화만큼이나 철저한 공급 억제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주요 제조사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라인 전환에 집중하면서 범용 디램의 공급 능력은 자연스럽게 제한됐다. 제조사들의 재고 일수가 정상 범주로 진입한 점도 가격 협상력을 높인 배경이다.

중장기 공급 과잉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조 단위 투자 속도 조절도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정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 계획에 발맞춰 반도체 부문에만 총 3200조 원(270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040년까지 평택·용인 등 핵심 기지에 투입할 예정이며, SK하이닉스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 세부 일정을 확정한다. 업계에서는 신규 공장 건설과 가동까지 최소 수년이 걸리는 만큼 당장 하반기 공급 물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HBM 인증과 빅테크 설비투자 둔화… 추적해야 할 4대 리스크


하반기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정량 위험 지표는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설비투자(CAPEX) 성장률 변화다. JP모건에 따르면 올해 클라우드 기업의 전체 설비투자 중 인공지능 메모리 지출 비중은 52%에 달하며 내년에는 70%를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인공지능 서비스의 실제 매출 성장세가 이에 미치지 못해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성장률이 현재의 30% 수준에서 10% 미만으로 둔화한다면, 메모리 수요 탄력성이 급격히 떨어지며 공급 과잉으로 돌아설 수 있다.

차세대 HBM 수율 안정화와 주요 고객사 인증 지연 여부도 핵심 변수다. HBM은 일반 디램보다 공정 난도가 높아 수율에 따른 출하량 변동성이 크다.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의 최종 품질 인증(Qualification) 시점이 늦어질 경우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밀려나며 일시 공급 과잉이나 단가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부문 임직원 성과급 지급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반영 시점이 2분기 최종 실적의 변수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 보조금 재원으로 배정하는 임금안에 합의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대 수십조 원 범위의 대규모 누적 보조금 충당금이 쌓여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비용이 2분기에 일시 반영되느냐 분기별로 분산되느냐에 따라 분기대비(QoQ)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는 기업의 펀더멘털 저하가 아닌 일회성 비용 회계 처리에 따른 변동성이다.

완제품 마진 압박도 지속되고 있다. 디램 가격 상승은 반도체 부문에는 호재지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사업부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미 갤럭시 단말기 가격을 올렸으나 부품비 상승 폭이 이를 웃돌아 마진율이 줄어들고 있다. 경쟁사인 애플이 지난달 아이패드와 맥북 가격을 기습 인상한 것도 이 비용 압박을 상쇄하려는 조치다.

단가 상승률과 설비투자가 가르는 하반기 세 가지 향방


메모리 구조 재편 주기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투자자가 추적해야 할 핵심 평가지표 기준은 크게 세 갈래의 경로로 나뉜다.

JP모건과 노무라증권 등 주요 투자은행의 분석을 종합하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기준 경로는 범용 디램 평균 판매가격이 전 분기 대비 20% 이상 상승세를 유지하고,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성장률이 15% 이상을 지키는 흐름이다.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추론용 메모리 수요가 공급 통제 효과와 맞물려 안착하는 구도다.

시장 낙관론이 힘을 얻는 상방 확장 경로도 열려 있다. HBM 공급 부족과 수율 개선이 내년 말까지 장기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의 인공지능 매출 성장이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메모리 3사의 철저한 공급 규율이 유지되며 범용 제품 가격이 분기마다 25% 이상 폭등한다면 삼성전자의 이익 창출력은 한층 극대화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