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유·대체 공급으로 초기 충격 흡수했지만 여력 축소
3∼5월 원유 11억배럴 공급 차질…세계 소비량 열흘분
3∼5월 원유 11억배럴 공급 차질…세계 소비량 열흘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다시 격화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 감소 충격을 세계경제가 흡수할 여력이 줄었다고 경고했다.
15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MF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여분의 원유 생산 능력과 비축유 등 에너지시장의 완충장치가 빠르게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이후 세계경제가 받은 충격은 당초 우려보다 작았다. 국제유가가 상당수 경제 전문가의 예상만큼 급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MF는 다른 산유국의 생산 확대와 각국의 비축유 방출이 공급 충격을 흡수했다고 분석했다. 기업과 가계가 대체 에너지원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가격 상승에 따라 원유 수요가 감소한 점도 충격을 줄였다는 것이 IMF의 평가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장기화하면 이 같은 완충장치의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 IMF의 판단이다.
IMF는 “초기 충격을 완화한 것은 에너지시장에 대응할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유 생산 능력이 투입되고 수요가 줄어든 데다 재고까지 소진되면서 대응 여력이 작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IMF는 지난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지난 4월 전망치인 3.1%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중동 전쟁이 더 격화하면 실제 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미군 공습·대이란 봉쇄 재개
미국은 이란이 선박을 공격한 데 대응해 지난주 공습을 재개했다. 미군의 공습은 14일에도 이어졌으며 미국의 이란 항구와 해상 운송에 대한 봉쇄도 이날 오후 재개됐다.
IMF는 세계경제에 추가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원유 공급이 신속하게 회복돼야 한다고 밝혔다.
IMF 추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3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공급되지 못한 원유는 11억배럴을 넘었다. 전 세계가 약 열흘 동안 소비하는 원유와 맞먹는 규모다.
원유 공급 감소량을 기준으로 보면 1973년 1차 오일쇼크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1990년대 초 걸프전 당시의 충격보다 컸다.
그럼에도 국제유가 상승 폭은 과거 공급 충격 사례를 토대로 예상한 수준보다 작았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가 받은 타격도 제한됐다.
◇ 수요 하루 580만배럴 줄고 비축유로 부족분 보충
IMF는 전쟁 초기 국제유가 상승으로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58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가이아나, 러시아의 증산으로 하루 170만배럴이 추가 공급됐다. 이후에도 남은 하루 약 400만배럴의 공급 부족분은 중국을 비롯한 각국이 보유한 비축유로 충당됐다.
IMF는 에너지시장의 유연성과 각국의 신속한 대응이 세계경제에 시간을 벌어줬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이 지속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면 원유 공급을 회복할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동안 방출한 비축유가 다시 채워지지 않으면 세계경제는 새로운 공급 충격이 발생했을 때 이전보다 취약한 상태에서 대응을 시작하게 된다.
IMF는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대체 에너지원으로의 전환도 주요 원유 수송로의 공급 차질에 대한 세계경제의 취약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