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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원 카드 본격화… 반도체·방산 공급망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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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원 카드 본격화… 반도체·방산 공급망 흔든다

갈륨·게르마늄 이어 이트륨까지 보복성 수출 통제
가격 최고 5배 이상 폭등에 원자재 확보력 중심 승자 교체 촉발
중국 정부가 첨단 산업의 뼈대인 핵심 광물과 희토류 수출 통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반도체 규제에 맞선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정부가 첨단 산업의 뼈대인 핵심 광물과 희토류 수출 통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반도체 규제에 맞선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 정부가 첨단 산업의 뼈대인 핵심 광물과 희토류 수출 통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반도체 규제에 맞선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반도체 장비와 방산 등 미래 산업 전반에 걸쳐 공급망 동맥경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급 불균형이 심해지며 주요 원자재 가격은 단기간에 최대 5배 이상 급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715(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중국의 자원 무기화 조치로 글로벌 핵심 광물 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중 기술 패권 경쟁 연장선에서 가격 급등은 단순 비용 상승을 넘어 산업 내 원자재 확보 능력 중심의 주도권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정제 분야에 구축된 중국 독점의 벽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할 수 있는 배경은 단순 원광석 채굴량을 넘어 가공 기술 독점에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프로젝트 블루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글로벌 시장 내 정제·제련 공급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컴퓨터 칩 생산과 레이더에 쓰이는 갈륨은 전체 정제 공급량의 90%대 후반인 약 99%를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첨단 무기와 정보통신 기기 핵심 소재인 희토류 정제 공급량의 88%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 등에 쓰이는 게르마늄은 중국 정제 공급량의 69%가 중국 제련 시설을 거쳐 나온다.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과 알루미늄 역시 중국 정제 비중이 60% 선에 이른다.

서방 국가들이 환경 오염과 비용 문제를 이유로 제련 산업을 중국에 넘겨준 결과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서방의 공급망 재편은 정치적으로 필수지만, 경제적으로는 비효율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직격탄 맞은 한국과 일본의 수입량


중국 정부가 인허가제를 앞세워 수출 통제를 본격화하면서 아시아 인접국들의 타격이 가시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중국 세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일본의 텅스텐 수입량은 2019~2022년 연평균 417543kg에 달했으나, 2025년에는 2193589kg으로 줄었다. 일본의 텅스텐 수입량은 2019~2022년 연평균 대비 2025년에 47.4% 급감했다.

한국 역시 같은 기간 연평균 2799569kg에서 2025129190kg으로 감소했다. 한국의 텅스텐 수입량은 2019~2022년 연평균 대비 2025년에 53.9% 줄었다. 미국은 연평균 수입량의 87%에 이르는 물량이 깎여 나가며 2025년 수입량이 99002kg에 그쳤다.

한국은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으나 정제 기술 부재로 중국에 대한 구조적 취약성이 남아 있다. 한국은 채굴이 아닌 정제 단계에서 가장 취약한 고리를 안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의 직접적 영향은 당장 제한적일 수 있으나, 가스나 소재와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협력 중소업체들을 통해 간접적인 충격이 누적되는 구조다.

게르마늄 가격 폭등의 경고음


공급 물량이 묶이자 시장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정보업체 패스트마켓 자료를 보면 2022년 초 1kg2000달러(298만 원) 선이던 게르마늄 가격은 최근 11000달러(1640만 원)를 넘어섰다. 게르마늄 가격은 2022년 초 대비 최근 5.5배 폭등했다. 1kg500달러(74만 원) 안팎이던 갈륨 가격은 최근 2800달러(417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장비 등에 필수적이지만 최근 공급 병목 우려가 가장 큰 이트륨 산화물은 가격 산출이 시작된 20258월 이후 1년 만에 1kg1100달러(163만 원)를 넘었다.

단기적으로는 사재기 수요와 공급 쇼크가 겹친 결과다. 다만 중국과의 제련·정제 능력 격차를 고려하면 중장기적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도 불가피하다.

산업계 희비 교차와 중장기 한계


중국의 무기화 조치로 반도체 장비, 적외선과 레이더 장비를 생산하는 방산 업계, 고성능 광학 분야는 원가 부담과 생산 차질이라는 직접적인 손실을 입고 있다.

반면 중국을 배제한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호주의 라이너스나 미국의 엠피 머티리얼즈 같은 비중국 희토류 정제 기업들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광물 스크랩이나 리사이클링 기술을 보유한 자원 재활용 기업들도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진영은 서둘러 자금 지원 정책을 발표하며 중국 영토 밖에 신규 광산과 제련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광산 개발에만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 데다, 환경 규제와 원가 경쟁력 문제로 중국의 가격 덤핑 공세를 버텨내기 어렵다는 제약이 따른다.

다니엘 예르긴 S&P 글로벌 부회장은 글로벌 공급망이 철저히 정치화되고 안보 영역으로 들어왔다고 진단했다. 다니엘 예르긴 부회장은 앞으로 세계 경제 작동 방식에 거대한 효율성 저하와 비용 상승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값싼 글로벌 분업에 기반했던 산업 구조가 비용보다 안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