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CATL 뒤집은 비야디·선그로우… 중동 태양광·ESS 프로젝트 수주전 판도 흔든다

글로벌이코노믹

CATL 뒤집은 비야디·선그로우… 중동 태양광·ESS 프로젝트 수주전 판도 흔든다

UAE 19GWh 규모 초대형 RTC 프로젝트, BYD(11.275GWh)·선그로우(7.5GWh)에 최종 수주
EV 배터리 수익성 악화 속 ESS 시장으로 축 이동… ESS 총이익률 24% 육박
中 기업 글로벌 BESS 시장 점유율 76% 독식… 중동 내 현지화 투자 압박 가속화
2023년 11월 13일, 수도 아부다비 남쪽에 위치한 알-다프라 태양광 독립 발전소(IPP) 프로젝트에서 한 남성이 태양광 패널 아래를 걷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1월 13일, 수도 아부다비 남쪽에 위치한 알-다프라 태양광 독립 발전소(IPP) 프로젝트에서 한 남성이 태양광 패널 아래를 걷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글로벌 전기차(EV) 배터리 선도 기업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이 유력하게 거론되던 중동의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ESS) 공급 사업을 경쟁사인 BYD(비야디)와 선그로우(Sungrow, 볕양전원) 연합이 전격 차지했다.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로 인해 배터리 제조사들이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사업으로 대대적인 전략적 축 이동을 단행하면서 중동 영토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7월 28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선전에 본사를 둔 BYD는 아랍에미리트(UAE) 전력회사 마스다르(Masdar)가 추진하는 'Round-The-Clock(RTC)' 태양광·배터리 저장 메가 프로젝트에 11.27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BESS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5월 허페이 기반의 선그로우가 수수한 7.5GWh 물량을 합치면 양사가 확보한 총 공급량은 18.775GWh에 달하며, 이는 프로젝트 전체 계획 용량(19GWh)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CATL 60억 달러 투자 계약 뒤집은 BYD·선그로우… "비용·안전성 통제에서 우위"


아부다비 사막에 건설 중인 RTC 프로젝트는 5.2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와 19GWh 용량의 배터리 저장 시설을 결합한 세계 최대 규모의 통합 저장 시설이다.

당초 2025년 1월 CATL이 마스다르와 60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해당 계약을 싹쓸이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최종 결과는 BYD와 선그로우의 승리로 끝났다.

상하이 컨설팅 회사 오토모티브 포사이트의 예일 장 전무이사는 "중동의 부유한 국가들조차 예산 내에서 철저하게 비용을 통제하고자 한다"며 "에너지 저장장치는 높은 안전성과 엄격한 단가 조율을 요구하기 때문에 공급사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 조사기관 인포링크 컨설팅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글로벌 BESS 출하량 순위에 따르면 BYD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으며, 테슬라(4위)와 CATL(8위)을 크게 앞질렀다. 우드 매켄지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BESS 시장에서 BYD와 선그로우의 합산 점유율은 87%에 달했다.

EV 배터리 마진율 하락… "높은 수익성 제공하는 ESS가 새로운 성장 동력"

배터리 제조사들이 중동 BESS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핵심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보조금 축소 및 수요 약화로 상반기 세계 EV 배터리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한 CATL마저 EV 배터리 부문 총이익률이 약 2%포인트 하락한 20.6%에 그쳤다. 반면 에너지 저장 사업 부문은 24%에 육박하는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며 기업들의 실적 방어 카드로 부상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모가 맞물려 글로벌 BESS 수요는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우드 매켄지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및 제조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BESS 통합업체들의 점유율은 지난해 76%까지 치솟았다.

현지화 투자 압박 가속화… "조립 공장 및 기술 이전이 낙찰 변수"


에너지 저장 부문의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중동 시장 내 마진율이 과거 대비 다소 하락했으나, 홍콩 워터록 에너지 이코노믹스의 루카스 장 리우통 이사는 "추가적인 대폭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동 국가들이 단순 제품 수입을 넘어 현지 산업 생태계 구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중동 당국이 입찰 평가 시 현지 조립 공장 건설 및 노동자 교육 등 직접 투자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반영함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현지화 투자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 메가 프로젝트를 둘러싼 BESS 수주전과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의 전략적 체질 개선은, 하반기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유통 단가와 차세대 에너지 생태계의 패권 향방을 결정할 거시 산업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