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코기펀드, ETF 500개로 블랙록 추월 도전

글로벌이코노믹

美 코기펀드, ETF 500개로 블랙록 추월 도전

출범 1년 안에 약 550개 추진…미국 ETF 상품 수 1위 노려
AI·자동화로 비용 낮춰…운용자산은 10억달러 미만
코기펀드 로고. 사진=코기펀드이미지 확대보기
코기펀드 로고. 사진=코기펀드
인공지능(AI) 보험 스타트업을 모기업으로 둔 코기펀드가 출범 1년 만에 약 500개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고 미국 ETF 상품 수에서 블랙록을 추월한다는 목표를 세워 관련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기펀드가 실리콘밸리식 속도와 자동화, 실패를 감수하는 대량 실험 방식을 월가 자산운용시장에 도입하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코기펀드는 지난해 12월 첫 ETF를 출시한 뒤 현재까지 188개 상품을 내놨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청한 상품까지 모두 출시되면 전체 ETF 수는 약 55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 출범 1년 만에 블랙록 상품 수 추월 노려


블랙록이 미국에서 운용하는 ETF는 488개다. 코기펀드의 계획이 현실화하면 지난해 12월 첫 상품을 내놓은 지 약 1년 만에 미국 상장 ETF 상품 수에서 블랙록을 앞서게 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여러 해에 걸쳐 구축한 ETF 상품군을 신생 운용사가 불과 몇 개월 만에 따라잡는 셈이다.

코기펀드는 반도체, 광학 기술, 인공지능, 로봇, 가상자산 인프라 등 특정 산업을 겨냥한 테마형 ETF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개별 종목이나 국가별 주가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손실 일부를 제한하도록 설계된 버퍼 ETF, 미국 국채와 회사채에 투자하는 채권 ETF도 상품군에 포함했다.

한국 주식시장에 두 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ETF를 비롯해 중국 인터넷기업, 대만 주식 등을 추종하는 상품도 내놨다.

◇ AI·자동화로 ETF 대량 생산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고 있는 코기펀드는 AI를 상품 설계와 서류 작성, 운용 관리 등에 폭넓게 활용해 ETF 출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있다.

이 ETF 운용 조직의 직원은 약 10명에 불과하다. 모기업 전체 직원도 약 200명으로 기존 대형 자산운용사보다 훨씬 적다.

모기업은 샌프란시스코와 애틀랜타에서 24시간 카페를 운영하고 실리콘밸리 창업지원기관 와이콤비네이터 사무실을 오가는 버스도 운행한다. 전통적인 금융회사와는 다른 조직 문화와 사업 방식을 자산운용시장에도 적용하고 있다.

낮은 수수료도 주요 경쟁 전략이다. 일부 레버리지 ETF의 운용보수는 연 0.2~0.45%로 경쟁 상품보다 낮고 미국 단기 국채 ETF 일부는 연 0.05%의 운용보수를 적용한다.

코기펀드는 상품을 외부 업체에 맡기지 않고 설계와 운용, 거래, 법률 업무를 내부에서 처리해 적은 운용자산으로도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상품 수와 운용 규모는 큰 격차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기펀드가 ETF 상품 수에서 블랙록을 추월하더라도 실제 운용 규모에서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크다.

코기펀드의 전체 ETF 운용자산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미만이다. 블랙록의 미국 ETF 운용자산은 약 4조5000억달러(약 6416조원)에 이른다.

코기펀드 상품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극자외선 노광장비·반도체 광학기술 ETF의 운용자산은 약 4억8500만달러(약 6900억원)다. 반면 상당수 상품의 운용자산은 수백만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코기펀드는 전체 상품 가운데 약 20%가 운용자산의 80%를 끌어모으는 구조를 예상하고 있다. 수백개의 ETF를 빠르게 출시한 뒤 일부 성공 상품이 전체 사업의 수익성을 뒷받침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ETF 시장에서는 상품 출시보다 투자자금과 거래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낮은 수수료를 앞세운 상품이 충분한 자산을 모으지 못하면 운용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워 조기에 청산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는 코기펀드가 한때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영역으로 여겨졌던 ETF 시장에 실리콘밸리식 속도와 대량 실험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며 이 전략이 지속 가능한 자산운용 사업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