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상자산 흥행 좇아 테마형·레버리지 상품 무더기 출시
연간 자금 유입액 2조 3000억 달러 전망 속 신생사까지 가세
단일 종목 두 배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 급증하며 장기 투자 경고등
연간 자금 유입액 2조 3000억 달러 전망 속 신생사까지 가세
단일 종목 두 배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 급증하며 장기 투자 경고등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자산운용 업계가 유행하는 투자 주제에 맞춘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출시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이러한 흐름은 고위험 상품의 난립으로 이어져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상장 급증과 유례없는 자금 유입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자산운용사들이 일단 쏘고 보는 이른바 '스파게티 캐논(Spaghetti Cannon)' 방식으로 신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7월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올해 7월 중순까지 미국 시장에 상장한 신규 ETF는 1084개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전체 기록인 1161개에 육박하는 수치다.
자산 시장으로 들어오는 자금 규모도 유례없는 수준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미국 ETF에 1조 달러(약 1461조 원)가 넘는 순유입이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전체 유입액은 지난해 1조 5000억 달러(약 2192조 2500억 원)를 크게 웃도는 2조 3000억 달러(약 3361조 4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2020년대 초반 연간 평균의 약 네 배에 달할 전망이다.
신생 운용사도 출시 대열에 빠르게 합류했다.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은 코기펀드(Corgi Funds)는 지난해 12월 첫 상품을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188개의 ETF를 출시했으며, 향후 360개 상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코기펀드의 총자산은 10억 달러(약 1조 4615억 원) 미만이지만, 상품 개수로는 조만간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블랙록은 미국 시장에서 488개의 ETF로 4조 5000억 달러(약 6576조 5000억 원)의 자산을 운용한다.
모방 상품과 고위험 레버리지의 무분별한 출시
최근 상품 출시는 주로 인공지능과 가상자산 등 인기 주제를 겨냥한 테마형에 몰려 있다. 라운드힐이 출시한 메모리 반도체 ETF(티커: DRAM)는 출시 50일 만에 운용 자산 100억 달러(약 14조 6150억 원)를 돌파했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iShares Bitcoin Trust) 역시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았다.
특정 상품의 성공을 무분별하게 모방하는 복제 상품도 뒤따르고 있다. 스트래티지스자산운용의 토드 손 수석 전략가는 반도체 메모리나 광학(Photonics) 상품이 출시되면 순식간에 서너 개의 유사 상품이 시장에 쏟아진다고 분석했다.
고위험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비중도 급증했다. 올해 출시 상품의 25%에 육박하는 상품이 특정 종목의 하루 변동성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이러한 상품 비중은 2024년 4%에서 지난해 20%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더욱 증가했다.
레버리지셰어즈, 그래닛셰어즈, 디파이언스, 티렉스 등의 운용사들은 에스케이(SK)하이닉스와 스페이스엑스 등 변동성이 큰 종목을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을 선보였다.
단기 성과에 기대는 구조와 장기 투자 위험성
시장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출시 경쟁에 우려를 표시했다. 모닝스타의 브라이언 아머 패시브 전략 연구실장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평균적으로 장기 투자에 매우 부적합한 선택이라고 경고했다. 기초자산이 급등할 때는 투자자가 몰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생 운용사는 소수 대박 상품에 의존하는 불균형한 구조를 보인다. 코기펀드의 안토니 크리니에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출시 상품의 20%가 전체 자산의 80%를 모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성공 상품으로 나머지 80%의 실패 비용을 감당하겠다는 전략이다.
TMX베타파이의 토드 로젠블루스 연구 소장은 출시 상품 중 투기 성향이 짙은 상품이 많으나, 기존 대형 지수 추종 상품인 인베스코의 4700억 달러(약 686조 9050억 원) 규모 QQQ ETF보다 수수료가 저렴한 대안 상품도 함께 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도 '테마·레버리지' 기동 과열… 개인 투자자 손실 주의보
이 같은 '일단 내고 보자' 식의 난립 현상은 한국 자산운용 업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시장 역시 특정 반도체 테마나 개별 종목을 추종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ETF 상품이 무더기로 쏟아지며 과열 양상을 보인다.
단기 변동성을 노린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대거 몰렸으나, 기초자산 조정 시 변동성 누적에 따른 손실이 가중되는 구조적 위험성이 현실화했다. 전문가들은 유행에 휩쓸린 투기성 ETF 접근을 경계하고, 상품 구조와 장기 변동성 위험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