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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제공약 역주행…모기지 6.65%·디젤 5.58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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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제공약 역주행…모기지 6.65%·디젤 5.58달러

이란 전쟁 이후 휘발유 40% 급등…주택·에너지 비용 부담 확대
국가부채도 40조달러 돌파…중간선거 앞두고 경제정책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물가와 에너지 비용을 낮추고 미국 경제의 부담을 덜겠다고 약속했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연료 가격은 오히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란 전쟁 이후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약 40% 뛰고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도 6.65%까지 오르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격을 낮추고 미국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며 약 2년 전 대통령선거에서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이란 전쟁과 감세 이후 연료비, 주택담보대출 금리, 국가부채가 모두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2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모기지 6.65%…주택·연료비 동반 압박

FT에 따르면 미국 주택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다시 커지고 있다.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이번 주 6.65%로 상승했다. 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2월 말 5.98%와 비교하면 0.67%포인트 높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구입 능력 문제를 둘러싼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최근 금리가 다시 뛰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에너지 비용도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미국 휘발유 가격은 약 40% 상승해 21일 갤런당 4.11달러(약 5700원)를 기록했다.

미국 내 상품 운송비와 밀접한 디젤 가격도 비슷한 폭으로 올라 갤런당 5.58달러(약 7750원)에 이르렀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평균 디젤 가격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평균을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석유 생산을 늘려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을 낮추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이 미국의 완만한 생산 증가 효과를 압도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산유국이지만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폭을 하루 약 20만배럴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던 중동 지역 원유 공급 가운데 하루 약 2000만배럴 규모가 차질을 빚고 있다.

물가 압력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4.2%로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7월 3.4%로 낮아졌다. 연방준비제도 당국자들은 높은 물가 상승률이 고착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 국가부채 40조달러에 장기금리도 19년 최고


재정 상황도 트럼프 행정부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이번 주 사상 처음 40조달러(약 5경5520조원)에 도달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제외하면 정부 차입 증가 속도도 가장 빠른 수준이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2024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의 6.4%에서 2025회계연도 5.8%로 낮아지는 데 그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메디케이드와 저소득층 식품지원 등 사회안전망 지출을 삭감했지만 감세 정책은 앞으로 수년간 재정적자를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전쟁에 따른 추가 지출도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재정 우려는 채권시장에도 번졌다. 투자자들이 막대한 정부 차입과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을 우려하면서 18일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19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고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추가 조치를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그러나 시장 개입 이후에도 국채 금리는 크게 낮아지지 않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재정적자를 GDP의 3%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그는 재정적자가 이미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경제 성장과 향후 관세 수입 증가가 정부 세입을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재정적자를 의미 있게 줄이려면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출까지 손대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클 스트레인 미국기업연구소(AEI) 경제정책연구 책임자는 “재정적자를 축소하려면 메디케어와 사회보장제도까지 포함한 어려운 정치적 선택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체감경기 악화…중간선거 앞두고 부담 커져


높은 주택·에너지 비용과 재정부담은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소비자심리는 사상 최저 수준 부근에 머물고 있으며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용 아래 자신의 경제적 형편이 더 나빠졌다고 보는 유권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경제정책 수행 능력 평가에서 공화당을 앞서는 조사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은 아니다. 소비지출과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성장을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 GDP 성장률은 지난해 2.1%에 그쳤고 올해 2분기에도 연율 1.5%를 기록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제시했던 5~6%, 베선트 장관이 목표로 내건 3%에는 크게 못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에 오른 점을 들어 미국 경제가 호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도 미국이 성장을 통해 부채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모기지 금리와 연료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고 국가부채와 장기금리까지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유권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개선을 중간선거 이전에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