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치 요구 2353억원의 7% 수준 인정
법원 "무료·저가 앱에 명품 브랜드 노출 자체가 가치 훼손"
법원 "무료·저가 앱에 명품 브랜드 노출 자체가 가치 훼손"
이미지 확대보기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워치 앱스토어에서 스와치그룹 산하 명품 시계의 디자인을 모방한 워치페이스 앱이 유통된 데 대해 1160만달러(약 161억원)를 배상하게 됐다.
스와치가 요구했던 1억7000만달러(약 2353억원)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영국 법원은 소비자들이 실제 앱을 내려받았는지와 관계없이 삼성 앱스토어에서 명품 브랜드가 무료 또는 저가 앱과 함께 노출된 것 자체가 브랜드 가치에 상당한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영국 런던 고등법원이 26일(이하 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스와치그룹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116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문제가 된 것은 삼성 갤럭시 앱스토어에서 판매·배포된 제3자 개발사의 스마트워치용 워치페이스 앱이다.
이들 앱에는 스와치그룹 산하 브레게, 블랑팡, 오메가, 론진, 티쏘 등 유명 시계 브랜드의 다이얼을 디지털 방식으로 모방한 디자인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 앱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9년 2월까지 갤럭시 앱스토어를 통해 제공됐다.
◇배상액 대부분은 '앱스토어 진열' 책임
전체 배상액 가운데 대부분인 1000만달러(약 138억원)는 삼성이 자체 앱스토어에서 스와치 브랜드를 표시한 데 따른 손해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를 오프라인 슈퍼마켓 매장에 모방상품을 진열한 것에 비유했다.
앱 자체는 삼성전자가 아닌 제3자 개발업체가 만들었지만 삼성이 앱스토어에서 이를 심사하고 노출하는 절차를 관리한 데다 다양한 워치페이스를 앞세워 스마트워치를 홍보한 만큼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스와치그룹 브랜드가 삼성의 매장에 해당하는 앱스토어에서 무료 또는 매우 낮은 가격으로 내려받을 수 있는 형태로 노출된 것은 스와치의 재산적 이익에 큰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특히 고가 시계 브랜드가 무료나 저가 디지털 앱과 연결되는 것이 브랜드의 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와치는 해당 앱들을 자사의 독점적인 시계 다이얼을 모방한 '짝퉁'으로 규정했다.
문제가 된 앱은 영국과 유럽연합(EU)에서 약 16만회 다운로드됐다.
◇2353억원 요구했지만 법원은 161억원 인정
스와치는 손해배상 산정 재판에서 삼성에 1억700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자사 상표를 스마트워치 업체에 라이선스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유지해온 만큼 가상의 라이선스 계약이 이뤄졌다고 가정해 손해액을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스와치의 요구액이 실제 피해와 비교해 지나치게 크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문제가 된 소프트웨어가 갤럭시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며 상표권 문제가 제기된 뒤 이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 스와치가 실질적으로 입은 손해가 없다며 배상액도 300달러(약 42만원) 정도에 불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양측의 주장 가운데 어느 쪽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와치가 요구한 1억7000만달러의 약 7% 수준인 1160만달러를 배상액으로 정하면서도 앱스토어에서 브랜드를 노출한 삼성의 책임에는 상당한 금액을 인정했다.
◇2022년 이미 침해 인정…이번엔 배상액 확정
상표권 침해 책임 자체는 이번에 처음 결정된 것이 아니다.
런던 고등법원은 2022년 삼성전자가 2015년 10월부터 2019년 2월 사이 스와치의 상표권을 침해한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삼성전자는 이후 항소했지만 패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열린 재판의 핵심은 삼성에 책임이 있는지를 다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인정된 상표권 침해에 얼마의 손해배상을 부과할지를 정하는 것이었다.
스와치는 판결 후 삼성전자가 상표권 침해 규모와 중요성을 축소하고 유명 브랜드에 지급해야 할 배상액을 사소한 수준으로 평가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고등법원의 판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항소를 포함한 가능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영국 소송과 같은 사안을 둘러싼 미국 내 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미국 소송은 영국에서 진행된 사건의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현재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영국 법원이 삼성에 1160만달러의 배상을 명령하면서 2019년 시작돼 수년간 이어진 영국 내 상표권 분쟁은 배상액까지 구체화됐지만 삼성의 항소 여부와 미국 소송이 남아 있어 양사의 법적 공방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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