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TA 미비준 10개국에 승인 요청…“더 회복력 있고 독립적인 관계”
토론토서 5년간 1조달러 투자 유치 추진…미국과 협상 재개 가능성도 열어
토론토서 5년간 1조달러 투자 유치 추진…미국과 협상 재개 가능성도 열어
이미지 확대보기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유럽연합(EU)에 캐나다와의 무역협정을 완전히 비준하고 경제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대미 경제 의존도를 줄이는 행보를 이어가는 캐나다가 유럽과 중국, 인도 등으로 투자와 교역 관계를 넓히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니 총리는 동시에 이런 행보가 미국에 맞서기 위한 것은 아니라며 미국과의 무역협상 재개 가능성도 열어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이하 현지시각) 카니 총리가 FT와 인터뷰에서 아직 캐나다와의 무역협정을 비준하지 않은 EU 10개 회원국에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와 유럽의 관계가 더 깊어지면 양측 모두 “더 회복력 있고 더 독립적”이면서 더욱 번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U 10개국에 CETA 비준 촉구
캐나다와 EU는 지난 2017년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을 체결했지만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10개국은 아직 이를 비준하지 않았다.
캐나다산 농산물이 유럽 농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국가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비준하지 않은 국가에서도 CETA가 사실상 시행되고 있다면서도 모든 회원국이 정식으로 비준하면 양측 관계를 훨씬 더 깊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비준하지 않은 회원국들에 이번 기회를 활용해 협정을 승인해 달라고 촉구했다.
캐나다와 EU는 무역뿐 아니라 안보와 규제, 핵심 원자재, 에너지와 청정기술, 비자 자유화, 금융시스템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양측은 다음 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회의를 열어 관련 협의를 진전시킬 예정이다.
카니 총리는 1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유럽의회 연설에 나서 유럽과의 경제관계 강화를 직접 호소할 예정이다.
◇5년간 외국인투자 1조달러 유치 목표
유럽 방문에 앞서 카니 총리는 토론토에서 대규모 투자회의도 개최한다.
월가 금융회사뿐 아니라 중국 기업과 투자기관을 초청해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캐나다가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앞으로 5년간 1조달러(약 1345조원)의 외국인투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광업과 에너지,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150개가 넘는 투자 프로젝트를 제시할 예정이다.
투자 대상에는 월가 대형 금융회사뿐 아니라 중국투자공사, 아프리카 단고테그룹 등도 포함된다.
카니 총리는 세계 어느 나라든 위험이 투자 가격에 점점 더 반영되고 있다며 캐나다의 강점으로 정책과 계약에 대한 신뢰를 내세웠다.
그는 “우리는 약속을 지키는 나라”라며 캐나다가 가진 가장 귀중한 자산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중국·인도에도 손짓…“미국에 맞서려는 것 아니다”
캐나다는 미국과의 무역관계가 악화된 이후 중국과 인도에도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올해 다보스 연설에서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단순한 전환이 아니라 ‘단절’을 겪고 있다며 세계의 ‘중견국’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중국과 유럽 투자자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미국에 반대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무엇에 반대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지향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캐나다의 중국 접근을 비판하는 데 대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국빈으로 맞을 예정이라는 점을 거론했다.
그는 미국이 캐나다보다 중국과 훨씬 더 광범위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무역협상 재개 가능성도 열어둬
캐나다가 유럽과 중국으로 경제관계를 확대한다고 해서 미국과의 협상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여전히 캐나다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최근 양국은 무역협상 결렬 이후 서로 관세를 부과하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 총리를 조롱하고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표현했고 캐나다에서는 이에 대한 반발이 확산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달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무산된 뒤 캐나다가 공격을 받았다는 강경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그럼에도 그는 FT 인터뷰에서 적절한 기회가 오면 미국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적절한 기회가 오면 앉아서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의 전략은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관계를 단절하기보다는 유럽과 중국, 인도 등 다른 경제권과의 연결을 강화해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낮추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카니 총리가 EU 10개 회원국에 CETA의 완전한 비준을 직접 촉구한 것도 이런 경제 다변화 전략을 제도적인 관계 강화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