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매판매 0.4% 증가 그쳐 3개월 만에 최저… 자동차 제외 시 2.5% 성장 불과
1~8월 부동산 누적 투자 19.9% 곤두박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주택 침체 2030년까지 지속"
반도체·전기차 수출 25% 급증이 하방 지지…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대규모 부양책은 '신중 모드'
1~8월 부동산 누적 투자 19.9% 곤두박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주택 침체 2030년까지 지속"
반도체·전기차 수출 25% 급증이 하방 지지…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대규모 부양책은 '신중 모드'
이미지 확대보기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와 가계의 소비 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중국 실물 경제가 다시금 뚜렷한 둔화 국면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8월 주요 경제 지표에 따르면, 소비의 척도인 소매판매 증가율이 0%대로 주저앉고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대비 20% 가까이 증발하며 연중 최악의 부진을 이어갔다.
반도체와 전기차(EV) 등 첨단 제조업을 앞세운 강력한 수출 호조가 경제의 붕괴를 간신히 막아내고 있지만, '내수 침체-수출 의존'이라는 극단적인 경제 불균형(양극화)이 심화하면서 3분기 성장률 하방 위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당국이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등 소폭의 미세 조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및 무역협상을 앞두고 대규모 재정 부양책 가동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경기 반등까지 상당한 시차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9월 15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홍콩발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8월 소매판매와 1~8월 고정자산·부동산 투자 지표를 일제히 공개했다.
소매판매 0.4% 쇼크… 자동차 판매 5% 역성장 직격탄
8월 중국의 소매판매(상품 및 요식업 매출)는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중국 내수가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지난 5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소비 둔화의 직격탄은 내구재에서 터져 나왔다.
자동차 소비를 제외할 경우 소매판매 증가율은 2.5% 수준으로 다소 회복되지만,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표 발표 후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다음 정책 단계에서는 국내 수요(내수) 확대에 총력을 집중해야 하며, 사회 전반에 경제적 활력과 모멘텀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위기감을 표명했다.
부동산 누적 투자 19.9% 급감… "주택 시장 침체 2030년까지 이어질 것"
중국 경제의 최대 뇌관인 부동산 부문은 바닥을 가늠하기 힘든 추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전국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9.9% 급감했다.
이는 상반기 7개월간 누적 감소폭(19.2% 하락)보다 낙폭이 한층 더 확대된 수치다.
같은 기간 채권 및 고정자산 투자 역시 7.2% 줄어들며 상반기 누적(-6.7%) 대비 위축세가 가팔라졌다.
중국 정부와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지방정부는 8월 말부터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미완공 주택(바오자오러우) 분양 규제 강화 등 다양한 부동산 부양 카드를 연달아 꺼내 들었다.
씨티그룹(Citi) 분석가들은 조사 노트를 통해 "이러한 조치들이 주택 매입과 보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면서도 "미완성 프로젝트의 판매 단속은 단기적으로 개발사들의 유동성을 압박해 향후 신규 부동산 공급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거시 리서치 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는 이날 발간한 특별 보고서에서 "중국의 주택 시장 침체는 오는 2030년까지 장기화될 것이며, 주거용 부동산 투자는 2031년에 이르러서야 겨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셰아나 위에(Sheana Yue)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수석 경제학자는 "공공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부동산 부진을 일부 상쇄하고 있지만, 장기화되는 부동산 구조조정은 가계 자산 효과를 잠식해 국내 수요와 전반적인 국가 성장을 구조적으로 억누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전기차가 버틴 공장과 수출… '양극화 경제' 뚜렷
내수의 극심한 부진 속에서도 공장 가동과 수출 지표는 견고한 방어력을 과시했다.
앞서 발표된 무역 통계에 따르면, 8월 중국의 수출 성장률은 반도체 칩과 전기차, 신에너지 장비에 대한 글로벌 수요 폭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25% 급증했다.
같은 달 수입 역시 7월(27.5%)에 이어 28.2% 증가하며 견조한 원자재 유입세를 나타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분석팀은 "첨단 기술과 고부가가치 장비 제조업의 지속적인 강세가 전체 산업 생산과 공장 활동을 강력하게 떠받쳤다"면서도 "다만 광산 채굴과 전통 기초 자재 생산의 둔화가 산업 전체의 완전한 회복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 바주카포 부양책 당장은 없다"… 美·中 정상회담 앞두고 숨고르기
생산과 수출이 버텨주는 반면, 소비와 투자가 급랭하는 상반된 신호(Mixed signals) 속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대규모 재정 '바주카포'는 단기간 내 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분석가들은 "중국 지도부는 통화·재정 정책의 실탄을 아끼며 국내 경기 둔화의 더욱 결정적인 충격 신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곧 다가올 시진핑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외 불확실성을 관리하며 현재의 무역 휴전 상태를 연장하는 등 정책적 안정성을 대외에 과시하는 것이 지도부의 최우선 순위로 설정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장즈웨이(Zhang Zhiwei)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는 소비와 투자는 극히 취약한 반면, 산업생산과 수출만 질주하는 'K자형'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의 재정 지출 강화 조짐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3분기 GDP 성장률의 하방 위험이 가시화될 것이며, 설령 추가 부양책이 나오더라도 실물 경제에 온기가 전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8월 실물지표 부진과 정책적 신중론은, 향후 ‘부동산 거품 붕괴와 소비 심리 악화라는 내부적 고통 속에서 첨단 제조업 수출을 제외한 외줄타기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미·중 정상회담의 외교적 분수령을 넘기 전까지는 공격적 양적 완화 대신 정밀 타격식 미세 부양으로 버티려는 중국 당국의 조심스러운 거시 운용 딜레마’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