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1조달러·中 6180억달러까지 감소…미 10년물 금리 5.3%, 2002년 이후 최고 수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국채시장의 양대 해외 ‘큰손’인 일본과 중국이 보유량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두 나라의 수요가 더 약해질 경우 미국의 막대한 정부부채를 떠받치는 국채시장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헤지펀드업계의 거물로부터 나왔다.
세계적인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창업자는 중국이 지정학적·경제적 이유로 미 국채를 계속 늘리기를 원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도 미국에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부채의 약 3분의 1을 해외 자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주요 해외 투자자의 수요 감소가 미 국채 금리 상승과 정부의 이자 부담 확대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리오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이 앞으로 3년 안에 잠재적인 부채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기존 경고도 되풀이했다.
◇ “中 더 쌓기 원치 않아…日도 돈 돌려받으려 해”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리오가 특히 주목한 것은 미국 최대 해외 채권국 가운데 두 곳인 일본과 중국의 움직임이다.
그는 “중국은 미 국채를 계속 축적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지정학적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무자와 채권자 관계인 동시에 적대적인 관계라면 매우 어려운 역학관계가 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에 대해서도 “많은 돈을 빌려줬고 이제 그 돈을 돌려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 국채 최대 해외 보유국인 일본의 보유액은 지난 7월 1조1000억달러(약 1501조원)로 한 달 동안 128억달러(약 17조5000억원) 줄었다.
블룸버그는 일본 재무성의 최근 자료를 토대로 일본 당국이 엔화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해외증권 일부를 매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감소폭은 훨씬 크다.
중국 본토의 공식 미 국채 보유액은 2013년 1조3000억달러(약 1774조원)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 7월에는 약 6180억달러(약 843조원)까지 내려왔다.
현재 중국은 미 국채 해외 보유국 가운데 세 번째로 큰 투자자다.
다만 공식 통계가 중국의 실제 미 국채 보유액을 모두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벨기에 등 제3국의 미 국채 보유액 가운데 중국계 수탁계좌에 들어 있는 자산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벨기에 명의의 미 국채 보유액은 최근 4707억달러(약 642조원)에 달한다.
◇ 해외자금 약 3분의 1 의존…10년물 5.3%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이 중요한 이유는 미국 정부가 막대한 국채를 계속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주요 수요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달리오는 미국이 부채의 약 3분의 1을 해외 자본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채의 기존 해외 보유자가 물량을 줄이는 동시에 신규 국채 매입에도 소극적으로 돌아설 경우 미국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미 국채시장은 정부 차입 확대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이미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약 5.3%에서 거래돼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은 올해 들어 약 3% 하락했고 미 국채도 같은 기간 2.8% 떨어졌다.
달리오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3년 안에 잠재적인 부채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기존 전망을 재차 제시했다.
일부 차입자에게는 높은 금리에 따른 압박이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고도 주장했다.
◇ 베선트는 “부채 증가 곡선 꺾을 것”
달리오의 경고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정부부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키는 발언을 내놓은 직후 나왔다.
베선트 장관은 경제성장과 정부지출 억제를 병행하면 미국 정부의 차입 증가 경로를 빠르게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가 성장해 세수가 늘고 지출 증가세를 억제하면 부채 증가 곡선을 점차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달리오는 중국과 일본 같은 대형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가 약해지는 상황에서는 미국 정부의 재정정책만으로 국채시장의 부담을 해소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 재정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달리오는 최근 국채금리가 급등한 프랑스가 “차입 한도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10년물 국채는 최근 유로화 도입 이후 최악의 분기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정부부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AI 기업도 주식 대신 빚으로 자금조달
달리오는 미국 정부뿐 아니라 인공지능(AI)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대형 기술기업들의 자금조달 구조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과거에는 주식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제는 부채시장에 의존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급증하면서 대형 기술기업들도 채권과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달리오는 대출 상환 부담이나 자산에 대한 새로운 과세 등 여러 요인이 AI 투자 거품을 터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와 기업이 동시에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가운데 국채 최대 해외 투자자 가운데 일부가 미 국채 보유를 줄이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이 단순히 기존 보유 국채를 매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규 발행 미 국채에 대한 수요까지 줄일지가 향후 미국 장기금리와 정부의 이자 부담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