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 사상자 70% 드론 피해... 첨단 중기갑의 구조적 취약점 노출
드론 공세에 전자전 장비 무력화... 하드킬 장비 탑재 및 기동 방공망 재편 압박
한국산 K2·K9 등 지상 수출 플랫폼... 드론 복합 방호 설계 필수화 전망
드론 공세에 전자전 장비 무력화... 하드킬 장비 탑재 및 기동 방공망 재편 압박
한국산 K2·K9 등 지상 수출 플랫폼... 드론 복합 방호 설계 필수화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미 육군 교육사령부가 발행하는 군사 전문지 밀리터리 리뷰와 군사 안보 전문지 디펜스블로그는 10월 20일(현지시각) 기고문을 인용해 독일 호엔펠스 훈련장에서 치러진 기갑여단 훈련의 세부 정량 피해 수치가 공식 확인됐다고 전했다.
지난 8월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매체를 통해 훈련 중 전차 완패와 차량 재투입 상황이 단편적으로 전해진 데 이어, 이번에는 훈련을 직접 지휘한 미군 여단장과 참모진이 미 육군 공식 군사 학술지인 밀리터리 리뷰 최신호에 공식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파장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훈련서 드러난 참상과 전차 방어의 한계
독일 바이에른주 호엔펠스 합동다국적대비센터에서 열린 컴바인드 리졸브 연합 훈련에서 미 육군 제1기병사단 제3기갑여단은 우크라이나 무인시스템군 산하 제412연대로부터 약 10일 동안 750회가 넘는 드론 공격에 노출됐다. 마이클 지겔호퍼 여단장과 장교 6명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훈련 시작 72시간 동안 발생한 모의 사상자 중 70%가량이 드론의 직접 자폭이나 드론이 실시간으로 유도한 포격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전차가 기동하며 일으킨 흙먼지가 고고도 정찰 드론에 실시간 포착된 뒤 상공에서 내리꽂힌 공격 드론에 급속히 무력화되면서 격파 판정 차량을 거듭 재투입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기갑여단이 보유한 기존 방어 장비는 실전 환경에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파를 교란하는 고정식 전자전 시스템은 2km 범위의 차폐망을 만들었으나, 진격을 위해 이동하는 전차 대열을 따라붙지 못해 기동 중인 부대를 보호할 수 없었다. 유선 케이블을 풀어내며 유도되는 광섬유 드론 앞에서는 전자 방해 장치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미군 승무원들이 피해를 30% 밑으로 줄이기 위해 택한 방법은 첨단 장비의 작동을 멈추는 극단적인 전술이었다. 아군 위치를 위성으로 추적하는 블루 포스 트래커를 끄고 무전기 사용을 제한했으며 민간 위성 통신망 접속까지 끊어 차량의 전자 방출을 없앴다. 이어 숲속으로 숨거나 차량 간격을 넓히는 과거 방식의 야전 위장에 의존하고 나서야 겨우 생존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70% 피해가 던진 군사적 의미와 방어 개념 전환
미군 지휘관들이 직접 공식화한 70% 손실 통계는 전차 중심 지상 작전 교리가 공중 소형 드론 앞에서 근본적인 한계에 봉착했음을 보여준다. 수십억 원에서 100억 원을 호가하는 첨단 전차들이 수백만 원짜리 상용 개조 자폭 드론에 포착돼 파괴되는 비용의 극단적 불균형이 군 공식 기록으로 확인된 셈이다. 지상군은 이제 적의 전차포나 대전차 미사일보다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비대칭 소모전용 드론을 제1의 위협으로 마주하게 됐다.
이 수치는 전파를 방해해 드론을 쫓아내는 이른바 소프트킬 방식만으로는 전차를 지킬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신호가 끊겨도 관성으로 날아오거나 광섬유 유선 케이블을 사용하는 드론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갑 장교진은 전차 자체에 레이더를 달고 직접 산탄이나 소형 요격탄을 쏴서 접근하는 드론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하드킬, 즉 능동파괴장치가 필수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글로벌 지상 방산 파급과 한국 기갑 장비 전망
이번 훈련 결과는 세계 방산 시장에서 지상 전투 차량의 필수 설계 기준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것으로 보인다. 각국 군 당국은 앞으로 신규 전차나 자주포를 도입할 때 상부 공격 드론에 대응할 수 있는 대드론 방어 체계를 기본 규격으로 내걸 가능성이 높다. 전면 방어력에 치중했던 기존 기갑 플랫폼들은 차량 상부에 복합 탐지 센서와 요격 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된다.
이러한 흐름은 폴란드와 유럽, 중동 등으로 대규모 수출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의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성능 개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장비는 전면 장갑과 기동 성능 면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상부 방호력 보강과 이동식 안티드론 시스템 통합 없이는 미래 전장에서 생존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지상 무기 제조업계는 수출형 모델에 재머와 상부 요격용 하드킬 장치를 결합하는 방안을 조속히 현실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향후 지상 무기 시장의 판도는 단순히 포의 위력이나 기동 속도가 아니라, 얼마나 가볍고 정밀한 대드론 방어망을 차량에 통합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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