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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 합의 이견 틈탄 러 관영 언론, 한-우크라 이간에 2조 원대 차관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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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 합의 이견 틈탄 러 관영 언론, 한-우크라 이간에 2조 원대 차관 흔들기

- 러 베스티, 우크라 외교 결례 집중 부각하며 대우크라 지원 철회 여론 자극
- 한국 외교부, 북한군 포로 가족 안전 우려 속 대사 소환 뒤 공관원 일부 감축
- 2조 6544억 원 규모 재건 차관 중단 결정 없어… 러 매체의 일방적 선전 공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월 23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월 23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러시아 국영방송이 최근 불거진 한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외교 마찰을 틈타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을 부추기는 일방적 선전 보도를 내놨다.

러시아 국영방송 베스티는 2026년 10월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유지 약속을 어겨 한국 정부의 분노를 샀다며, 2029년까지 예정된 20억 달러(약 2조 6544억 원) 규모 한국의 우크라이나 재건 차관 집행이 중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전선에서 북한군을 마주한 양국의 안보 협력과 정상적인 재정 지원을 흔들려는 러시아 매체의 자의적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러 관영 매체의 갈등 부각과 한국의 공식 입장

러시아 24 진행자인 다리야 코즐로바 기자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서울을 상대로 연쇄적인 외교 실책을 범했다며 갈등 구도를 집중 조명했다.

사태의 출발점은 2026년 9월 23일 뉴욕 유엔총회 연설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25년 1월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에 이송했다고 공개했다. 베스티는 우크라이나가 비밀 유지 합의를 먼저 깨뜨린 데다 비공개 사과로 일관해 한국 정상을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외교 당국의 조치는 러시아 매체의 과장된 선전과는 성격이 다르다. 한국 정부는 포로 본인들의 한국행 의사를 수용하되, 북한에 남아 있는 군인 가족의 신변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비공개 원칙을 강조해 왔다.

우크라이나 측의 일방적 공개에 항의하며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고, 이어 현지 공습 위협과 우크라이나 측의 전향적 태도 부재를 이유로 공관원 일부 감축을 결정했다. 그러면서도 외교부는 대사대리를 중심으로 외교 소통 채널을 유지하며 사태 수습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차관 집행과 방산 협력을 둘러싼 선전 공세


베스티는 이번 마찰을 계기로 한국이 2029년까지 약속한 2억 달러 규모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과 수천억 원대 인도적 지원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아울러 폴란드에 공급되는 한국산 K9 썬더 자주포 차체가 우크라이나군이 쓰는 크라브 자주포 생산에 들어간다는 점을 들며 방산 협력 단절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 국영 언론이 한국 정부의 공식 결정을 왜곡한 일방적 해석에 가깝다. 한국 정부는 재건 차관 중단이나 지원 철회를 공식 논의하거나 확정한 바 없다. 한국은 교전국에 살상 무기를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법적 원칙을 확고히 견지해 왔으며, 폴란드와의 방산 거래는 합법적인 국가 간 정규 수출 계약이다. 방산업계와 통상 전문가들은 러시아 관영 매체가 서방 및 한국의 지원 대열을 교란하려는 심리전을 펴고 있다고 본다.

외교 갈등 수습과 경제 협력의 현실


우크라이나와 빚어진 외교적 불협화음은 전후 복구 사업을 준비하던 한국 건설 및 기계 장비 업계에 일시적인 불확실성을 준 것은 사실이다. 고위급 외교 채널이 완전히 복원되기 전까지는 현지 실사나 신규 프로젝트 협의가 다소 지연될 수 있다.

러시아 매체의 이간 시도와 별개로, 향후 흐름은 양국 외교 당국이 북한군 포로 관련 소통 채널을 얼마나 조속히 재정비하느냐에 달렸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비밀 유지 위반에 대해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하고 주우크라이나 대사관 기능이 정상화되면 경제 협력과 인도적 지원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러시아의 선전 공세를 차단하고 원칙 있는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이 당면 과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