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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주도권 中서 되찾는다"… 日, 페로브스카이트 양산에 1000억 엔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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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주도권 中서 되찾는다"… 日, 페로브스카이트 양산에 1000억 엔 투입

리코·조슈산업에 2029년까지 보조금 지원… 민간 매칭 펀드 더해 기가팩토리 구축
세계 2위 요오드 매장량 기반 공급망 자립… 2027년 세키스이·2029년 파나소닉 양산 합류
건물 외벽 설치 규제 완화 및 관공서·자위대 기지 도입… 다카이치 내각 핵심 성장축 지정
일본이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의 대량 양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국가적 총력전에 나섰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이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의 대량 양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국가적 총력전에 나섰다. 사진=로이터
과거 글로벌 실리콘 태양광 패널 시장을 주도하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완패했던 일본이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의 대량 양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국가적 총력전에 나섰다.

기존 건물 외벽이나 창문 등에 자유롭게 부착할 수 있는 유연한 필름형 전지를 앞세워 탈탄소화와 경제안보를 동시에 달성하고, 핵심 원료 공급망 우위를 바탕으로 차세대 그린테크 주도권을 탈환하겠다는 포부다.

27일(현지 시각) 일본 경제 매체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와 대량 양산 설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4년간 총 1000억 엔(약 8800억 원) 규모의 국고 보조금을 투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번 대규모 지원 대상 기업으로는 복합기·프린터 제조사에서 친환경 테크기업으로 변신 중인 리코(Ricoh)와 주택용 에너지 전문업체인 조슈 산업(Choshu Industry)이 유력하게 낙점됐다.
선정된 민간기업들 역시 정부 보조금과 맞먹는 규모의 매칭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어서 민관 합동 자금은 전액 대규모 양산 시설 구축에 집중 투입된다.

잉크젯 박막부터 탠덤 셀까지…2027년 세키스이 화학 양산 '신호탄'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각기 차별화된 독자 기술로 양산화에 들어간다.

리코는 오랜 기간 프린터 사업에서 축적한 고정밀 잉크젯 분사 기술을 응용해 초박형 유연 필름 전지를 개발 중이다. 기존의 레이저 기반 제조 방식과 비교해 공정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조슈 산업은 기존 실리콘 태양광 패널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덧씌워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탠덤(Tandem) 태양전지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내 양산 시계는 이미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앞서 이전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은 세키스이 화학공업(Sekisui Chemical) 계열사가 오는 2027년부터 필름형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양산에 가장 먼저 들어갈 예정이다.

이어 파나소닉 홀딩스(Panasonic Holdings) 역시 오는 2029년부터 빌딩 창호용에 최적화된 유리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셀의 대량 양산을 본격화한다는 로드맵을 확정했다.

세계 2위 요오드 매장량 무기…산지 난개발 실리콘 패널 한계 극복


일본이 페로브스카이트 기술에 국가적 명운을 거는 배경에는 원자재 공급망 안보와 국토 환경의 특수성이 자리 잡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의 핵심 소재인 요오드(Iodine) 생산량에서 일본은 칠레에 이어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존 실리콘 웨이퍼와 달리 일본 영내에서 핵심 원료부터 최종 부품까지 자체 조달하는 완결형 공급망 구축이 가능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일본 화학업계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고기능성 광학 필름과 박막 현상 기술력도 든든한 기술적 자산이다.

산악 지형이 많고 평지가 협소한 일본의 지리적 한계도 차세대 전지 도입을 가속하고 있다.

전통적인 실리콘 패널은 산림을 훼손하며 대규모 메가솔라 발전소를 지어야 해 주민 반발과 환경 파괴 논란을 빚어왔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는 얇고 가벼워 기존 도심 빌딩 외벽이나 곡면, 체육관 지붕, 고가도로 방음벽 등에 그대로 부착할 수 있어 도심 분산형 발전의 최적 대안으로 꼽힌다.

中, 특허 출원 1위로 맹추격…日, 규제 완화·관공서 전면 설치로 맞불


그러나 차세대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녹록지 않다.

중국 제조사들은 대량생산에 유리한 유리기판형 전지에서 일찌감치 앞서 나간 데 이어 일본의 텃밭이던 필름형 기술에서도 맹렬한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 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2023년 최소 2개국 이상에서 유효한 페로브스카이트 특허 출원 건수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본 정부는 파격적인 규제 혁신과 초기 공공조달 시장 창출로 맞대응하고 있다.

일본 당국은 2026회계연도 중 공장 부지의 25% 이상을 녹지나 환경시설로 확보해야 하는 규정을 개정해 지면이 아닌 건물 벽면에 설치된 수직형 페로브스카이트 발전 면적도 친환경시설 의무 비율로 인정하기로 했다. 소방청 역시 안전지침을 개정해 주유소나 자동차 공장 등의 외벽에 별도의 보호 강화유리 없이 가벼운 페로브스카이트 패널을 부착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취임 직후 발표한 국가 성장 전략의 '17대 우선 육성 분야'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전격 포함시켰으며, 연말 발표 예정인 범정부 에너지 탈탄소화 마스터플랜에 상용화 정책을 전면 반영하기로 했다.

정부 부처와 공공 인프라가 솔선수범해 초기 물량을 소화하는 조달 드라이브도 시작됐다.

경제산업성·국토교통성·환경성은 지난 19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공공 건물과 교량·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페로브스카이트 설치를 검토하라는 합동 지침을 전달했으며, 중앙부처 청사와 자위대 기지·주둔지 전역에 신형 태양전지를 선제 배치하기로 했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들은 "페로브스카이트는 일본의 학계와 산업계가 원천 기술을 일궈낸 대표적인 분야"라면서 "정부의 1000억 엔 실탄 지원과 공공 인프라 수요 창출이 결합하면서 중국과의 차세대 친환경 기술 주도권 싸움이 정점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