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참패 후 4대 민심 이탈 요인 제시…생활비·미국 우선주의도 강조
트럼프, 게시 전 내용 보고받고 동의…2028년 대선 앞두고 독자 노선 가능성 주목
트럼프, 게시 전 내용 보고받고 동의…2028년 대선 앞두고 독자 노선 가능성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공화당의 중간선거 참패 이후 이란 전쟁 종식과 이스라엘과의 관계 변화 등을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책적 차별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공화당을 외면한 이유로 이란 전쟁과 생활비 부담, 미국 우선주의 약화,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대한 불만을 제시했다.
특히 이란 전쟁이 공화당의 패배를 초래했다고 직접 지적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밴스의 발언 내용을 사전에 보고받고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두 사람의 공개적인 결별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밴스 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일부 실패를 인정하며 오는 2028년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를 드러냈다고 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BBC도 밴스 부통령이 이란 전쟁에 대한 비판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면서도 정치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고 같은 날 분석했다.
◇밴스, 트럼프 지지층 이탈 원인 4가지 제시
밴스 부통령은 4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공화당이 패배한 이유가 이란 전쟁 때문이라고 단언하며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밴스는 이들 유권자가 요구한 변화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이란 전쟁을 끝내는 것이고 둘째는 생활비와 인플레이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다.
셋째는 미국 우선주의를 실천하는 것이며 넷째는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바꾸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했지만 이같은 이유로 상당수가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밴스의 발언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변화 요구를 이란 전쟁과 별도의 항목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시작했으며 이후 전쟁을 둘러싼 미국 내 정치적 논란이 이어져 왔다.
다만 밴스가 제시한 네 가지는 자신이 확인한 유권자들의 요구를 정리한 것으로, 구체적인 외교정책 변경 방안이나 공식적인 대선 공약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공개적으로 전쟁 옹호했지만 내부에서는 반대
밴스 부통령은 그동안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결정을 옹호해 왔다.
전쟁이 대통령에게 필요한 결정이었으며 무기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반복했다.
그러나 WP와 BBC에 따르면 밴스는 행정부 내부 회의에서는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해병대 출신으로, 올해 여름에는 이란과의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는 행정부의 협상 노력에서도 주요 역할을 맡았다.
파키스탄과 스위스에서 이란 당국자들과 직접 협상했지만 지속적인 평화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같은 내부 입장 차이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 중간선거 이후다.
밴스는 이란 전쟁으로 향후 6년 동안 상원 다수당 지위를 잃는 대가를 치를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이 왜 패배했는지 모두 알고 있으며 앞으로의 방향을 진지하게 논의하려면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BC는 "현직 부통령이 대통령의 핵심 외교정책을 이처럼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최근 미국 정치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밴스 발언 괜찮다"…게시 전 보고받아
밴스 부통령의 공개 발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트럼프는 4일 기자들로부터 밴스의 X 게시물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가 이란 전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 “밴스의 발언은 괜찮았으며 좋은 내용이었다”고 평가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밴스의 글이 공개되기 전에 내용을 보고받았고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도 밴스가 글을 게시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용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시작한 결정 자체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하더라도 다른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밴스 부통령의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WP는 트럼프 주니어 역시 최근 수개월 동안 이란 전쟁에 대해 사적으로 반대해 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 사이에서도 전쟁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마가 반전 진영 호응…2028년 대선 노선 주목
밴스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진영 내 반전 성향 인사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보수 성향 방송인 맷 월시는 밴스의 발언이 고위 정치인이 내놓은 선거 패배 분석 가운데 매우 철저하고 솔직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보수 정치방송 '찰리 커크 쇼'의 앤드루 콜벳 총괄 프로듀서도 이란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며 밴스의 입장에 동의했다.
그는 밴스가 여름 동안 평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을 때 우파 진영 일부가 이를 거세게 비판했던 사실도 언급했다.
WP는 밴스의 발언이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 입성시킨 유권자들의 불신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2028년 대선에 도전할 경우 기존 트럼프 지지자들의 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같은 민심 분석이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대니얼 바이먼 외교정책 전문가는 밴스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을 구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먼은 다만 "밴스가 차기 대선에 출마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면서도 기존 지지층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전략가 애슐리 데이비스도 밴스가 향후 정치적 행보를 탐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했다.
BBC는 밴스가 이번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거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근거로 제시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정책적 차이를 드러내면서도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인 반기를 드는 상황은 피했다는 분석이다.
◇대선 출마 아직 미정…트럼프 후계 구도도 불확실
밴스 부통령은 202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공식적인 출마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측근들도 아직 출마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누구를 지지할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그는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을 여러 차례 긍정적으로 언급했지만 후계자를 지정하지는 않았다.
밴스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도 여러 인사가 출마할 수 있고 아무도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BBC는 밴스의 이번 발언이 일시적인 선거 패배 분석에 그칠 수도 있지만 2028년 대선과 트럼프 이후 공화당의 주도권 경쟁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 전쟁 종식과 이스라엘 관계 변화, 생활비 문제를 둘러싼 공화당 내부의 논쟁이 향후 밴스의 정치적 입지를 가늠하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