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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제재 기업 '자회사 블랙리스트' 시행 내년 1월 10일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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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제재 기업 '자회사 블랙리스트' 시행 내년 1월 10일로 연기

상무부·재무부 제재 명단 기업의 '전 세계 자회사' 자동 규제 규정 유예 연장
인스퍼 300여 개·아이플라이텍 250여 개 자회사 직격탄 모면… 수만 개 기업 영향권
트럼프-시진핑 2주 뒤 APEC 만남 앞두고 결단… 中 희토류 통제 보조 맞출지 주목
중국 장쑤성 롄융강 항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장쑤성 롄융강 항구.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중국 기술 기업들의 미국 첨단 기술 접근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마련했던 초강력 무역 제재 규정의 시행을 2027년 1월 10일까지 추가 유예했다.

워싱턴과 베이징이 양국 간 잠정 무역 휴전 합의를 두 달간 연장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당초 11월 10일 만료 예정이었던 수출 통제 블랙리스트 확대 조치의 발효 시점을 전격 미룬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주 뒤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회담을 앞두고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한 외교적 '휴전 연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월 6일(현지시각)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제재 대상 중국 기업의 자회사까지 자동으로 수출 통제 범위를 넓히는 개정 규칙의 시행 유예 기간을 내년 1월 10일까지 공식 연장했다.
이는 중국 관련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 조치를 동일한 날짜까지 보류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에 뒤이은 후속 유화 조치다.

'우회로 차단' 칼 뺐던 美… 수만 개 자회사 묶이는 메가톤급 규제


이번에 시행이 미뤄진 규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9월 도입한 고강도 우회 수출 방지책이다.

미 상무부의 수출 통제 블랙리스트(엔티티 리스트)와 재무부의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오른 중국 모기업이 제재를 피하기 위해 해외나 자국 내에 페이퍼컴퍼니나 신규 자회사를 설립하는 '규제 회피 구멍'을 원천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기업이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라면 별도의 개별 지정 절차 없이도 모기업과 동일한 첨단 반도체와 장비 수출통제를 자동 적용받게 된다.

글로벌 리스크 데이터 분석 기업 카론(Kharon)에 따르면, 이 규칙이 본격 적용될 경우 수출 제재를 받는 법인은 전 세계적으로 수만 개로 폭증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중국 최대 서버 및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인스퍼(Inspur)는 중국 본토뿐만 아니라 일본,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등 전 세계에 300개 이상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중국 선도 AI 음성 기술 기업인 아이플라이텍(iFlytek) 역시 한국, 싱가포르, 일본 등에 250개 이상의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이들 자회사가 일제히 거래 제한 목록에 묶일 경우 글로벌 IT 공급망에 미치는 충격파는 가늠하기 어렵다.

국제통상 전문 로펌 아킨 검프(Akin Gump)의 파트너 변호사이자 전 미 상무부 차관보인 케빈 울프(Kevin Wolf)는 "기업 내부의 준법 감시(컴플라이언스) 관점에서 지분 관계를 파악하고 거래 적법성을 검증하는 작업 자체가 극도로 복잡해 전 세계 공급망이 마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주 뒤 트럼프-시진핑 '선전 회동'… 美 선제 양보에 中 희토류 화답할까


이번 조치는 2025년 10월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상호 관세 및 무역 제재 확대를 멈추기로 합의한 1년짜리 '무역 데탕트(긴장 완화)'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미국이 자회사 제재 규칙을 1년간 동결하자, 중국 역시 전 세계 첨단 제조업계를 뒤흔들었던 갈륨·게르마늄·안티몬 등 핵심 희토류 및 전략 광물 수출 통제를 일부 중단하며 보조를 맞췄다.

이어 지난 9월 시 주석의 미국 방문 당시 양국 정상이 11월 10일로 다가온 휴전 시한을 내년 1월 10일까지 2개월간 추가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번 유예 조치가 성사됐다.

글로벌 외교가의 시선은 이제 베이징으로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자회사 블랙리스트' 도입에 대해 결사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으며, 이번 유예 연장에 상응해 11월 만료 예정인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조치를 추가로 연장할지 여부는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이 희토류 통제 카드를 계속 쥐고 갈 경우 1월 휴전 만료를 앞두고 양국 간 신경전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

"기술 통제 방향성은 유지"… 1월 휴전 만료 후 충돌 불가피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일시적인 '시간 벌기'일 뿐, 중국의 첨단 AI 및 군사 기술 굴기를 꺾으려는 워싱턴의 근본적인 정책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 조야에서는 중국 빅테크들이 제3국 해외 법인이나 우회 경로를 통해 고성능 AI 반도체를 확보하고 있다는 안보적 경계심이 여전히 팽배하다.

미 상무부는 이미 지난 6월 외국 기업이라도 첨단 칩을 중국 외 지역으로 재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규정을 대폭 강화한 바 있다.

글로벌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이 11월 중간선거 직후 대중 통상 전선을 정비하고, 2주 뒤 예정된 선전 정상회담에서 유리한 협상 고지를 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며 "그러나 2027년 1월 10일 유예가 만료된 이후 양국이 영구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자회사 연쇄 제재와 중국의 자원 보복이 맞부딪히는 2차 무역 충돌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