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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대우조선해양, 저수익 공사 매출 지속… 수익개선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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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대우조선해양, 저수익 공사 매출 지속… 수익개선 불투명

‘자본이 위태롭다’ ‘수익성 확인 필요하다’ 곳곳서 경고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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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전문기자] 애널리스트들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에 대해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며 자본이 위태롭다는 걱정스러운 보고서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 유재훈·정연승 연구원은 “대규모 손실 반영 이후 실적은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저수익 해양플랜트 공사 매출이 지속되고 있어 의미 있는 수익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며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했다.

유재훈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7.5% 감소한 3조7488억원, 영업손실 9733억원(적자지속)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며 “해양자원개발 수요 부진으로 수주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해양플랜트 공정지연과 원가상승 등에 따른 7800억원의 영업손실과 장기외상매출채권 대손충당금 700억원 등을 인식하며 영업적자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자회사 관련 대여금에 대한 대손상각비 520억원 등을 영업외손실로 인식해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지만, 저수익공사 매출 지속 되고 있어 의미 있는 실적개선은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유 연구원은 판단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7조9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상반기 현금흐름 부족분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유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LNG 9척, 컨테이너선 11척 등 43억5000만달러 수주를 확보하는데 그쳤다”며 “올해 수주목표는 100억달러로 책정했으나 수요 부진으로 수주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수주 부진과 낮아진 이익창출 능력을 감안할 때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한다”며 “실적개선이 확인되는 시점에서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매출액이 13조6590억원, 영업이익 1500억원, 당기순이익 11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은 해양플랜트 부문 손실로 인한 적자가 지속돼 추가적인 빅배스(Big Bath)는 상당히 곤란하다고 진단했다.

빅배스란 경영진을 교체할 때 부실자산을 한꺼번에 반영해 새 경영진에게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회계처리 방법이다.

최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도 95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빅배스를 이어가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 5조4890억원, 지배주주순손실 4조8500억원으로 마쳤다”며 “남은 잔고 수익성 좋다지만 확인이 필요하고 자본이 위태롭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지난해 4분기에도 해양 부문을 중심으로 한 예정원가 조정, 공사손실충당금이 이어졌다”면서 “판관비에서 장기매출채권 대손충당금 700억원이 추가돼 1조원에 육박하는 빅배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향후 매출에서 수익성이 확실한 LNG선이 39%를 차지하기에 해양에서 추가 부실만 없다면 말은 된다”며 “그러나 실적개선 확인이 필요하고 게다가 4000억원 밖에 남지 않은 자본총계 하에서 추가적인 빅배스는 상당히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매출액이 12조4270억원, 영업이익 1680억원, 당기순이익 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영업이익이 1500억~1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대우조선해양 영업이익이 올해에도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올해 1분기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올해 영업이익 5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해양사업 부문 손실과 신사업에 대한 투자 손실, 자회사 지원 과정에서 위험관리 실패가 주원인이었다”며 “과거에 투자했던 신사업 부문은 거의 다 정리했기 때문에 더 이상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정 사장의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된 영업 전망 및 이익 목표치는 회사 내부적으로 확정된 전망과 숫자가 아니라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채권단과 목표로 삼고 있는 사항”이라고 뒤늦게 공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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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이 영위하는 사업은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 10월 대우중공업으로부터 회사분할에 의해 신설법인으로 설립됐다.

이 회사는 LNG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LPG선, 자동차운반선 등 각종 선박과 고정식 플랫폼 등 해양제품 그리고 잠수함, 구축함, 잠수함 구난함, 경비함 등 특수선을 건조하는 종합 조선·해양 전문회사다.

해양플랜트사업은 저유가 기조와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유가 기조와 석유수요 감소는 해양플랜트의 수익성을 약화시켜 해양플랜트 부문 신규 수주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사업의 특성상 주문주의 선호도와 요구에 따라 복잡 다양하게 건조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여 수익성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

글로벌 방위산업시장에 대응해 잠수함과 군함 등 특수선 관련 전문연구를 위해 설립된 특수성능연구소를 통해 국내 방산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특수선 분야에서 말레이시아 초계함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로부터 국내 방산업계 최초로 잠수함 수출에 성공했으며 해군의 잠수함 개발·건조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또 전통적 해양 강국인 영국, 노르웨이로부터 군함을 수주하는 등 방산사업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건설사업 부문은 안벽축조, 블록공장 등 야드(Yard)내 다양한 시설물을 시공하여 기존의 건축, 토목, 주택사업의 노하우에 해양·항만공사의 전문성을 높였다.

산업은행은 올해 6월말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31.5%인 6021만7183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금융위원회도 2대주주로서 12.2%인 2325만577주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나머지 주식은 56.1%인 1조758만1596주는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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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포인트


애널리스트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실적에 대해 그다지 밝게 보고 있지는 않은 듯 하다.

동부증권 김홍윤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높은 부채비율로 자본확충 방안이 필요하고 신규 수주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을 작년 말 4301%에서 올해 말 500% 이하로 내리려면 유상증자 및 출자전환 등이 필요하다”며 “신규 수주의 불확실성 및 작년 5조5000억원의 영업손실 등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정우창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손실 9733억원을 기록했다”면서 “시장 기대치인 영업손실 1660억원을 하회하는 실적”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지난해 수주 금액은 45억 달러로 2015년 신규 수주 추정치의 48%에 그쳤다”면서 “유가가 올해 신규 수주 성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작년 말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 비율은 54.1%로 부분 자본 잠식 상태”이라며 “부채비율은 4178%로 1조원의 추가 증자를 가정해도 예상 부채비율은 126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매입채무·파생상품 비중이 높은 조선업 특성을 고려해도 과도하게 높은 비율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시장 상황보다 기업의 회생 여부가 중요하다”며 “올 상반기 시추선 11척(드릴십 9척) 인도 예정인데 이에 대한 협상과 상반기 해양생산설비의 원활한 마무리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대신증권 전재천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4301%로 올해 말까지 이를 500%까지 떨어뜨릴 계획”라며 “이를 위해서는 최소 2조2000억원 이상의 증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HMC투자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현재 시추설비 잔고가 11척으로 올해 5척이 인도될 예정이나 저유가로 인도 지연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상선 매출에서 늘고 있는 미청구공사도 우려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저유가로 수주 부진 불안감도 있다”면서 “향후 산업은행의 증자로 자본총계가 늘더라도 투자매력은 낮다”고 전했다.

김대성 기자(애널리스트겸 펀드매니저)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