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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 광고영화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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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 광고영화 '동상이몽'

박찬욱, 아이폰13프로 단편영화 '일장춘몽' 공개…시네마틱 모드 극찬
갤S20 단편영화 '언택트'·'하트어택' 화제…스마트폰·TV 시너지 내기도

영화 '일장춘몽'.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영화 '일장춘몽'. 사진=애플
애플이 최근 자체 단편영화를 공개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광고영화 경쟁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제품의 우수성이나 기업 이미지 등을 알리기 위한 광고영화를 꾸준히 제작해왔다.

애플은 지난 18일 아이폰13 프로로 촬영한 단편영화 ‘일장춘몽’을 자체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일장춘몽’은 ‘아가씨’,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을 만든 거장 박찬욱 감독이 연출했고 김옥빈, 박정민, 유해진이 출연한 20분 분량의 무협 판타지 단편영화다.
박찬욱 감독은 2011년 단편영화 ‘파란만장’을 아이폰4로 촬영한 데 이어 이번이 아이폰으로 촬영한 두 번째 영화인 셈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아이폰13프로의 시네마틱 모드와 카메라 성능, 기동성 등을 직접 확인하고 소개했다. 박찬욱 감독은 “아이폰은 이제 카메라 대용품이 아닌 전문가용, 영화용 카메라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됐다”며 “영화용 카메라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컬러 연출과, 큰 조명 없이 어두운 환경에서도 쉽게 촬영할 수 있는 기동성이 합쳐져 큰 장점으로 다가오게 됐다”고 강조했다.

함께 작업에 참여한 김우형 촬영감독은 “시네마틱 모드에서 피사체의 포커스가 계속 움직이는게 매우 흥미로웠다”며 “초점이 전환되는 속도를 직접 조절할 순 없었지만, 촬영 후 초점을 다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재미있는 기능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우형 촬영감독은 ‘1987’, ‘더 킹’, ‘암살’ 등 굵직한 한국영화의 촬영을 맡은 인물이다.

애플은 한국뿐 아니라 할리우드의 유명감독도 기용해 적극적으로 단편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존 윅’, ‘데드풀2’를 연출한 데이빗 레이치나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그래비티’, ‘버드맨’,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오스카 촬영상을 3년 연속 수상한 엠마누엘 루베즈키 등이 아이폰을 활용한 단편영화를 찍었다.

영화 '하트어택'.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영화 '하트어택'.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광고영화에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갤럭시S20 울트라로 촬영한 영화 ‘하트어택’을 온라인으로 공개한 바 있다. ‘하트어택’은 넷플릭스 영화 ‘콜’을 연출한 이충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이성경이 출연한 작품이다.

‘하트어택’과 함께 ‘프린세스 앤 페퍼노스’, ‘키즈 오브 파라다이스’ 등 3편을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하기도 했다. ‘프린세스 앤 페퍼노스’는 ‘한나’,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등을 만든 조 라이트 감독이 연출했다. 또 ‘키즈 오브 파라다이스’를 연출한 샤모 감독은 최근 ‘청춘적니’로 한국 팬들에게 많이 알려진 감독이다.

또 삼성전자는 ‘밀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달콤한 인생’, ‘닥터 브레인’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과 함께 50분 분량의 8K 영화 ‘언택트’를 만들기도 했다. 배우 김고은과 김주헌이 주연한 영화 ‘언택트’는 갤럭시S20 울트라의 8K 촬영뿐 아니라 삼성 QLED 8K TV까지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제 역할을 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이옥섭 감독이 연출하고 김향기가 주연한 영화 ‘너를 위해 문을 열어놓을게’를 통해 비스포크 냉장고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기업 이미지 홍보를 위한 단편영화로 ‘메모리즈’나 ‘별리섬’, ‘두 개의 빛: 릴루미노’, ‘선물’ 등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들 영화는 허진호, 김종관, 배종 감독 등 한국영화의 중견 감독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한지민, 김무열, 변요한, 신하균, 김준면 등이 출연한 작품이다.

광고영화는 기업의 홍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BMW가 2001년 광고영화를 활용해 제품과 함께 기업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제고했다. 특히 BMW의 광고영화에는 데이빗 핀처, 왕가위, 이안,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등 거장 감독들이 대거 참여해 광고영상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콘텐츠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 밖에 할리우드 거장 감독 리들리 스콧은 코카콜라 광고영화를 촬영한 적이 있고 ‘베테랑’, ‘모가디슈’ 등을 만든 류승완 감독도 모토로라 광고영화 ‘타임리스’를 만들었다.

광고영화는 브랜드의 메시지나 제품의 성능을 영화적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업들이 제품 홍보를 위해 주로 활용하는 PPL에 비하면 소비자의 거부감이 적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우 광고영화를 활용하는 방식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나 TV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기업 이미지를 이야기에 녹여내 소비자들에게 알린다. 반면 애플은 철저하게 아이폰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 이야기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편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광고영화는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PPL보다 거부감이 없이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소비자는 기존 광고보다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제공받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