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은 29일(현지 시간)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암호화폐 운용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Grayscale Investments LLC) 간 법정 소송에서 네오미 라오(Neomi Rao), 해리 에드워즈(Harry Edwards), 스리 스리니바산(Sri Srinivasan) 등 3명으로 구성된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만장일치로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의 상장 여부를 재심사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가능성이 높아졌고, 비트코인은 7% 가까이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암호화폐의 승리'라며 자축했다.
이에 SEC는 45일 이내에 결정을 준수할지, 워싱턴의 연방 항소법원에 재검토를 요청할지, 아니면 대법원에 바로 항소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 미국 법원의 판결로 인해 또 다른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에 대한 SEC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가장 빨리 도래하는 ETF 신청에 대한 SEC의 답변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건이다. 블랙록의 ETF 신청은 6월 15일 처음 제출됐고, SEC는 7월 13일 공식적으로 블랙록 애플리케이션을 문서에 추가했다. 이외에도 인베스코, 반에크, 위즈덤트리 등도 비슷한 신청을 해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동일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아직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임박했다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 업계 전문가들은 SEC가 10월 중순까지 결정을 미루는 45일 연기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시간문제'라고 전망하고 있다. 2021년 2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현물 ETF인 Purpose Bitcoin ETF(BTCC)가 출시돼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거래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지난 2021년 10월 자코비(Jacobi) 자산운용에서 개발한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건지금융서비스위원회(Guernsey Financial Services Commission: GFSC)로부터 출시 승인을 받고 올해 8월부터 유로넥스트 암스테르담 거래소에 상장, Jacobi FT Wilshere Bitcoin ETF(BCOIN)로 거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선물 기반의 비트코인 ETF인 Proshares Bitcoin Strategy ETF(BITO)가 2021년 10월 19일부터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결국 시점의 문제일 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것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