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애플이 사과한 아이패드 프로 광고, LG 광고 표절 논란

글로벌이코노믹

ICT

공유
0

애플이 사과한 아이패드 프로 광고, LG 광고 표절 논란

애플 광고, 수많은 제품 '파괴' 눈살'
아이패드 프로 '고성능'·'초박형' 강조 의도
하지만 애플 팬층의 항의 거세자 사과
해당 광고, LG전자 광고 표절 논란도 확산

애플이 LG전자 광고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위는 지난주 공개된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광고, 아래는 16년 전 공개된 LG전자 휴대전화 'KC910 르누아르(KC910 Renoir)' 광고 영상. 둘 다 기기를 유압 프레스로 짓누른다.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LG전자 광고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위는 지난주 공개된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광고, 아래는 16년 전 공개된 LG전자 휴대전화 'KC910 르누아르(KC910 Renoir)' 광고 영상. 둘 다 기기를 유압 프레스로 짓누른다. 사진=각 사

애플이 신형 아이패드 프로 광고영상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공개한 신형 아이패드프로 광고 영상이 폭력적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TV송출이 중단됐다. 또 이 영상은 LG전자가 지난 2008년 선보인 휴대전화 광고를 표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Crush! iPad Pro'란 제목의 해당 광고 영상은 바닥에 산처럼 쌓인 피아노, 턴테이블, 페인트 통, 메트로놈, 점토 조각상, 조명, 브라운관 TV, 카메라 렌즈, 통기타, 책, 이모지 캐릭터 인형 등을 거대 유압 프레스로 짓눌러 서서히 파괴하는 모습을 담았다. 그렇게 짓눌린 유압 프레스가 위로 올라가자 가운데에는 아이패드 프로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영상을 보면 다소 무섭고, 무겁게 느껴진다. 눌리면서 비틀어지는 트럼펫, 바스라지는 오락실 게임기, 페인트 통은 터지면서 주변에 형형색색의 잉크가 튀게 만든다. 기타도, 피아노도, 카메라 렌즈도 폭발하듯 터져버린다. 이모지 캐릭터 인형에 가서는 서서히 눌리다가 눈알이 밖으로 튀어나오기까지 한다.

영상이 의도하는 것은 알겠다. 그 많은 아날로그 기기들의 기능이 꾹꾹 세게 눌려서 아이패드 프로 하나에 다 담겼다는 것이다. 여기서 묵직한 유압 프레스의 역할은 '역대 최고로 얇고 강력한' 아이패드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실제로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는 M4 칩셋을 탑재해 가장 강력해졌을 뿐만 아니라 두께도 11인치 모델이 5.3mm, 13인치 모델이 5.1mm에 불과하다.

애플과 LG전자 광고 모두 다앙한 기기를 짓누른 후 하나의 기기에 담아냈다는 의미를 전달하지만 애플은 과도한 '파괴성'으로 애플 충성 고객인 아티스트들과 크리에이터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LG전자의 광고 역시 동일하지만 애플만큼의 팬덤이 없는 탓인지 LG전자의 광고는 애플 광고만큼 큰 논란을 야기하지 않았다.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애플과 LG전자 광고 모두 다앙한 기기를 짓누른 후 하나의 기기에 담아냈다는 의미를 전달하지만 애플은 과도한 '파괴성'으로 애플 충성 고객인 아티스트들과 크리에이터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LG전자의 광고 역시 동일하지만 애플만큼의 팬덤이 없는 탓인지 LG전자의 광고는 애플 광고만큼 큰 논란을 야기하지 않았다. 사진=각 사


문제는 이것을 보여주는 방식에 있다. '파괴'를 통한 새로운 '창조'를 보여주는 형식은 지금까지 무수히 많았지만 애플은 애플 사용자들의 마음을 보듬지 못했다. 애플은 아티스트, 크리에이터들이 특히 선호하는 브랜드다. 그런 이들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도구들을 파괴하는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실제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패드 프로 제품 공개 후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광고 영상을 게시하며 "이 제품을 사용해서 만들어질 모든 것을 상상해 보세요"라고 홍보하자 "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것이 실제로 당신이 추구한 것인가?"라는 비판이 일었다.

더 큰 논란은 그 이후 발생했다. 애플의 이 광고가 LG전자의 영국 법인이 2008년 선보인 휴대전화 광고와 너무도 똑같다는 점이다. LG전자의 광고도 아날로그 악기, 오디오, 디스플레이 등을 유압 프레스로 눌러 파괴한다. 두 광고의 차이가 있다면 애플은 위에서 아래로, LG전자는 좌우 양 옆에서 가운데로 제품을 짓누른다는 것뿐이다. 2008년 LG전자의 'KC910 르누아르(KC910 Renoir)' 광고에서는 SLR 카메라, 캠코더, 스피커, TV, 바이올린, 오디오 앰프, 색상 스프레이 등이 똑같이 짓눌리며 파괴된다. 그렇게 압축되며 마지막에 보여주는 것이 와이파이를 지원하고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간직한 KC910 전화기다.

결국 논란이 거세지자 애플은 해당 광고의 TV 송출을 중단하고 유튜브 광고는 댓글을 차단했다. 하지만 LG전자 광고 표절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