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유승철 제휴추진실 마케팅제휴팀장의 말이다. 그는 올 상반기 빗썸이 실시한 다양한 제휴 프로모션의 '설계자'다. 아무리 가상자산이 대중화됐고, 비트코인의 현물 ETF 거래가 가능해졌지만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투자해 본 적이 있는 이는 여전히 극소수다. 지난 10년간 가상자산 거래소는 그 소수들을 대상으로 알리고, 이벤트를 펼치면서 성장해왔다.
유 팀장은 지난 3월 빗썸에 입사했다. 빗썸이 '제휴추진실'을 신설하고 모셔온 제휴 마케팅의 스페셜리스트다. 유 팀장이 앞서 근무했던 곳은 SPC로, 그 곳에서 해피포인트 설계만 8년을 담당했다. 국내 1위 베이커리, 도넛, 디저트카페 브랜드의 제휴 프로모션을 확대한 전문가이니만큼 빗썸에서의 맹활약도 수긍이 간다.
이어 6월에는 투썸플레이스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가상자산으로 교환할 수 있는 빗썸 포인트와 투썸플레이스 제품 교환권을 제공하는 컬래버레이션 이벤트 '썸머 더블 리워드'를, 이어 7월 15일에는 뚜레쥬르에서 신제품 'ㅋㅋㅋ 아이스박스' 구매 시 비트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는 쿠폰과 뚜레쥬르 5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뚜쥬가 비트코인 쏜다!' 이벤트를 진행했다.
26일부터는 던킨 매장에서 '빗썸 도넛팩'을 구입하면 비트코인 교환 쿠폰을 받을 수 있는 '금빛 코인 리워드'를 진행 중이다. 매달 쉴 새 없이 새로운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다.
갓(?) 입사한 유 팀장은 왜 이렇게 속도를 낼까. 이에 대해 유 팀장은 "가상자산 거래소는 가입 허들(장애물)이 높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거래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도 필요하기 때문에 주식보다 접근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 만큼, 친숙한 브랜드들과의 다양한 협업이 절실했다.
유 팀장은 "결국 실생활과 밀접한 브랜드들, 가령 카페나 베이커리, 게임 등과 제휴를 맺어야 망설이고 있는 예비 이용자층을 끌어당길 수 있다"고 유명 브랜드들과의 제휴 배경을 설명했다.
빗썸은 여기서 한 술 더 떠 온라인 게임과도 제휴를 맺었다. 빗썸은 위메이드커넥트가 만든 모바일 방치형 게임 '서먼헌터 키우기'와 제휴해 게임 속 캐릭터의 빗썸 코스튬을 얻을 수 있는 쿠폰을 배포했다. 해당 코스튬은 빗썸의 심볼인 엄지를 형상화한 알파벳 'b'와 오렌지 컬러를 조합한 코스튬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만으로 빗썸의 BI(Brand Identity)가 각인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유 팀장은 "고객에게 빗썸의 브랜드 디자인으로 노출하면서 리워드까지 체험하게 하고 싶어서 게임사와 제휴를 맺었다"면서 "특히 게임은 대부분 남성인 가상자산 투자자들과 궤를 같이 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게임과 제휴해 빗썸을 알릴 계획이다. 실제로 현재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대형 게임사와도 협의 중에 있다"고 귀띔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유 팀장은 이용자들이 빗썸 앱에서의 체류시간을 좀 더 늘릴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올해 3월 새롭게 문을 연 '빗썸 혜택존'에 룰렛 이벤트, 가상자산 퀴즈 뿐만 아니라 캐주얼 게임도 개발해 탑재하고 싶다고 밝혔다. 앱 내 다양한 재미 요소를 추가하고, 이를 통해 이용자가 빗썸을 즐기면서 빗썸 포인트까지 획득해 무료로 가상자산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것이다. 나아가 단순 제휴를 넘어 타사와 PB 상품 제작까지 얘기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좀 더 구체화되면 얘기해 줄 수 있다면서 아쉽지만 관련 기업에 대해서는 끝까지 함구했다.
하지만 빗썸이라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이런 일련의 활동으로 인해 한층 다채로워진 인상이다. 게임을 즐기는 젊은 남성, 카페와 디저트카페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 여성까지 폭넓게 이용자로 흡수하고 있다. 고색창연한 가상자산 거래소가 젊어지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자 앞으로의 빗썸의 행보에 기대가 커졌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