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채용기술 고도화 추세
구직자 92% “실제 준비에 도움”
사람인·잡코리아 등 서비스 강화
구직자 92% “실제 준비에 도움”
사람인·잡코리아 등 서비스 강화
국내 구직 시장에 인공지능(AI)의 물결이 거세게 밀려오고 있다. AI는 이제 구직자의 정확한 구직을 돕는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973명의 구직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I 취업 준비 서비스 활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39.6%가 AI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 중 92.2%는 “AI 활용이 실제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해, AI가 구직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구인 기업들 역시 AI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글로벌 인사관리 솔루션 기업 리모트(Remote)가 지난 19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22%가 인재 선발 과정에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커리어 플랫폼들도 AI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잡코리아는 최근 생성형 AI 솔루션 ‘LOOP AI’를 전면 도입했다. 특히 지난 24일 선보인 ‘1분 레터’ 서비스는 룹 AI가 구직자의 이력서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채용 공고를 자동 요약·전달하는 기능을 갖췄다. 단순히 인기 공고를 전체 구직자에게 일괄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각 구직자의 특성과 경력에 적합한 공고를 선택적으로 전달해 매칭 효율을 높인 것이다. 잡코리아 측은 “룹의 기술력을 지속 고도화해 지원율과 합격률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람인은 AI 기반 모의면접 서비스를 통해 구직자들의 실전 감각을 높이고 있다. 이 서비스는 구직자의 이력서와 희망 직무를 기반으로 AI가 맞춤형 질문을 생성해, 실제 면접과 유사한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사람인의 ‘통합 AI 자소서 서비스’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기소개서 초안을 작성해주는 기능을 제공하며, 현재 월 평균 2만5000건 이상의 자소서가 해당 플랫폼에 등록되고 있다.
원티드랩은 AI 트랜스포메이션(AX)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 확대에 나섰다. 기존의 AI 매칭 기반 채용 플랫폼 ‘원티드’는 물론, 자체 AI 에이전트 기술을 HR 솔루션 ‘원티드 스페이스’에도 적용하고 있다. 더불어 일본의 IT 인재 매칭 기업 ‘라프라스’에 투자를 진행하며 일본 시장 내 AI 기반 채용 인프라도 구축 중이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AI 기술 고도화를 통해 채용 전반에 소요되는 시간을 90% 이상 단축하는 AI 에이전트로 HR 시장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채용 시장에서도 AI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HR 플랫폼 리모트는 지난 25일 AI 기반 글로벌 매칭 시스템 ‘리크루트 AI’를 출시했다. 이 시스템은 기업의 채용 공고와 구직자 정보를 분석해 자동으로 적합한 인재를 추천한다. 생성형 AI를 통해 채용 공고 작성도 지원한다. 리모트는 "스마트 소싱 기술을 통해 AI가 전 세계 8억 명의 인재 풀에서 적합한 인재를 필터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커리어 네트워크 플랫폼 리멤버(Remember)도 ‘AI 채용비서’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기업이 직무 기술서를 입력하면 AI가 자동으로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인사담당자의 선별 작업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AI는 노동시장에 위협이 아닌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4’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기존 일자리의 10%를 대체할 잠재력이 있는 동시에, AI로 인해 새롭게 창출될 수 있는 일자리는 전체의 16%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유응준 전 엔비디아 코리아 대표도 이와 같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열린 한 AI 포럼에서 “AI가 사람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사람에게 더 고도화된 역할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AI 시대에 살아남는 직업이 꼭 개발자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직자들이 AI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다양한 직업군에 대해 통찰력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